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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미국 대통령, 전 부통령 비서실장 징역형 면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2일 미국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신분노출 사건과 관련해 거짓증언을 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루이스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 징역형을 면제했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은 그러나 이번 조치가 법과 정의를 무시한 결정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우선 부시 대통령의 성명 내용부터 요약해 주시죠?

답: 부시 대통령은 2일 발표한 성명에서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의 신분 노출사건, 이른바 리크게이트 사건과 관련해 거짓 증언을 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루이스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 징역형을 면제하는 감형(Commutation)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딕 체니 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리비 전 비서실장은 지난달 연방 지방법원으로부터 리크게이트와 관련해 거짓 진술을 한 혐의로 30개월의 징역과 벌금 25만 달러, 그리고 2년의 보호관찰을 선고받았습니다.

리비 전 비서실장은 이번 부시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교도소 수감이란 치욕은 면했지만 여전히 벌금과 보호관찰형은 받게 됐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죄을 완전히 없애는 의미의 사면권(pardon)행사 대신 징역형만을 면제했기 때문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성명에서 판사의 판결을 존중하지만 리비에 대한 징역형은 과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성명은 연방 항소법원이 리비 전 비서실장이 제출한 교도소 수감 연기 요청을 이유없다며 기각한 지 불과 몇 시간 뒤에 나온 것입니다.

문: 부시 대통령이 취임 이후 정치적 사건과 관련해 사면권을 발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 대통령은 헌법의 보장 하에 범죄자에 대해 사면권을 발동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대통령의 특권을 그동안 제한적으로 사용해 왔으며 리비 사건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않는 등 조심스런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임기 1년 6개월여를 남겨둔 시점에서 측근들과 보수층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성명에서 리비 전 비서실장에 대한 논란과 배경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뒤에 스스로 이런 평가를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문: 야당인 민주당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법과 정의를 무시한 결정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네바다주 출신의 해리 리드(Harry Reid) 상원 민주당 대표는 이번 결정을 수치스런 일이자 이라크 전쟁의 정보조작 등에 관한 책임을 은근슬쩍 넘기려는 백악관의 노력 가운데 하나라고 비난했습니다. 리비 전 비서실장은 네오콘(신보수주의)의 핵심 인물로 이라크 전쟁 결정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역시 부시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미국인들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상원 법사위원회의 패트릭 리히 위원장은 이번 결정이 대통령의 권한 행사임을 인정하면서,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책임있는 행동이 뒤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법 위에 군림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정치 분석가들은 부시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최근 가열되고 있는 공화당과 민주당 대선 후보들의 토론회에 주요 쟁점이자 공격대상으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문: 미국 내 여론은 어떻습니까?

답: 전반적으로 부정적 견해가 우세하다고 주요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리비 전 비서실장은 이미 지난 3월 배심원단으로부터 거짓 증언에 관해 유죄평결을 받았을 당시 실시된 CNN 등 3대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10명 가운데 7명이 완전사면에 반대한다고 응답했었습니다. 3일 오전 현재 CNN 웹사이트의 온라인 투표 결과 부시 대통령의 감형 결정이 올바르지 않다는 응답이 80 % 에 달하고 있습니다.

문: 리크 게이트 사건에 대해 다시한번 간단히 정리해 주시겠습니까?

답: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전직 국무부 관리인 조셉 윌슨 씨가 뉴욕타임스 등 기고문에서 부시 행정부를 강하게 비판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정부 인사가 그의 부인이자 CIA 비밀 정보요원인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을 노출시켜 논란이 크게 확산됐습니다. 비밀을 누설했다는 의미에서 영어표현인 리크 게이트를 쓰고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비밀누설 혐의로 리비 전 부통령 비서실장 등 여러 명이 당국의 조사를 받았지만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리비 전 비서실장은 지난 1980년대 무기를 이란에 비밀리에 판매하고 그 수익 중 일부를 니카라과 반군에 지원한 이른바 ‘이란 콘트라 사건’ 이후 백악관 고위 관리 가운데 유죄판결을 받은 첫 관리입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리크 게이트 사건에 관한 부시 대통령의 성명내용과 미국 정치권의 반응 등을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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