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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이민법 개혁 논란…부시 대통령, 공화당 보수 의원 비난


미국의 다양한 관심사와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의회와 함께 이민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미국 내에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특히 29일 부시 대통령은 이 문제를 놓고 같은 공화당 소속의 보수파 의원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했습니다. 오늘은 ‘미국의 소리 방송’ 김근삼 기자와 함께 미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이민법 개정에 관한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문: 공화당 소속의 부시 대통령이 같은 공화당 소속 국회의원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좀 이례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떤 배경에서 이런 비난이 나왔습니까?

답: 우선 미국에서는 이민법 개정 논란이 오래전부터 있어왔습니다. 미국의 이민법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 이민오려는 외국인들은 많고, 또 실제 미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미국인만으로는 필요한 인력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기존의 이민법은 이런 수요를 소화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시 행정부에서도 이민 절차를 현실적으로 개정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구요.

이번에 논란이 되는 것은 불법체류자에 대한 처리 부분입니다. 미국에는 1천1백만명에서 1천2백만명의 불법체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법대로라면 불법체류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추방을 해야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을 추방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죠.

그래서 새 개정안은 불법체류자가 벌금을 물고 유예기간을 가지면, 나중에 합법적인 체류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이것이 보수 진영의 반대를 사고 있는 이유입니다. 공화당의 보수성향의 의원들은 새 개정안이 법을 어긴 사람들에게 벌을 주지는 않고 오히려 사면해주는 내용이라면서 저지할 것이라는 의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같은 공화당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자 법안 통과를 추진하는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죠. 그래서 부시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이들 보수적 의원들을 비난하게 된 것입니다.

문: 부시 대통령의 비난 수위가 매우 높았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민법 개정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은 법안을 읽지도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들의 반대는 보수적인 유권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공허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이번 이민법 개정은 공화당과 민주당 수뇌부가 이미 공동 추진키로 합의한 만큼, 이민과 관련해서 미국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최선의 기회라고 강조했는데요, 보수적인 의원들은 법안의 일부분만을 끄집어내서 국민들에게 불안을 안기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문: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답: 진보적인 의원들 사이에서도 반대 목소리는 있습니다. 불법체류자들을 구제하는 것은 좋은데, 오히려 이들에게 부과하는 벌금이 과하고 대기 시간도 너무 길다는 것이죠. 하지만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현재의 이민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 보다는 어떻게든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낫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입니다. 그래서 앞서 상원 민주당 수뇌부가 공화당 행정부와 함께 이민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구요.

오히려 새 개정안 자체를 반대하는 분위기는 공화당 내 드러나고 있고, 그래서 부시 대통령도 비난과 함께 보수적인 의원들이 입장을 바꿀 것을 공개적이고 또 강도높게 요구한 것입니다.

미국의 정치인들은 철저하게 유권자들의 표에 의해서 결정되고, 그렇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의견에 따라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같은 공화당이더라도 보수적인 주민들의 많은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들은 계속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죠.

문: 이민 개혁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보수적인 유권자와 진보적인 유권자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접점을 찾는 것은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사실 이번에 의회 공화당, 민주당 수뇌부와 부시 대통령 간에 합의가 이뤄진 것도 부시 대통령이 이민법 개정에 대해 많은 열의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시 행정부는 이민법 개정을 국내 정치의 최대 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화당 내 보수 진영에서 불만이 있다고 하더라도 민주당과의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고, 상원에서 어느 정도 합의도 이뤄낸 상황입니다. 이제 내년까지인 임기 전에 처리한다는 목표로 이민법 개정에 대해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문: 이민법 개정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민법 개정을 꼭 필요한 정치 현안입니다. 1천만명이 넘는 불법체류자들을 양지로 끌어올리고, 미국 사회에 떳떳하게 편입시키는 것은, 단순히 경제 외에도 교육, 보건, 범죄 등 여러 사회적인 문제에들을 고려할 때도 매우 시급한 문제입니다. 정치권에서도 이를 인식하고 있구요.

단, 이제 부시 대통령도 민주당과 합의를 이룬만큼 법안 내용을 수정하기는 힘든 상황이구요, 앞으로 여전히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는 공화당 보수적인 의원들을 개정안 지지 쪽으로 얼마나 전향시키느냐가 관건입니다. 하지만 의회는 물론이고 일반적인 반대 여론도 높은만큼 법안 추이는 계속 지켜봐야 겠죠.

오늘은 미국에서 추진되고 있는 이민법 개정과 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김근삼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미국내 관심사와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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