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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2.13 이행 지연 계속…'대북압박' 대두


북한의 2.13 합의 이행 지연 한 달째를 맞은 14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이행 지연에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또 알렉산더 버시바우 한국주재 미국대사는 미국의 인내심은 무제한이 아니란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특히 미국 하원의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인 에드 로이스 의원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압박정책을 주장하는 등, 북한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의 자금 송금 문제를 이유로 2.13합의 이행시한을 넘긴 지 한달이 지나면서, 북한에 대한 다각적인 압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4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 상황 등 현안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의 토니 스노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스노 대변인은 두 지도자는 북한이 2.13 합의에 따른 약속을 아직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은 유감스런 일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이같은 유감 표명은 2.13 합의 초기단계 조치 이행 시한이 만료된 지 꼭 한 달이 지난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미 국무부의 톰 케이시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BDA 문제가 신속히 해결돼 2.13 합의가 이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모든 북 핵 6자회담 당사국들은 BDA 문제가 해결돼 북 핵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 등 핵심 현안들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15일, 이제는 북한이 약속을 지킬 때라고 강조하면서, 북한은 2.13 합의 이행으로 얻을 것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특히 미국의 인내심은 무제한이 아니라면서, 북한이 비핵화를 이루지 않고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지금까지 이뤄진 6자회담의 진전은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미국은 부시 대통령 임기 내에 북한이 핵 시설 해체를 포함한 3단계 조치를 끝내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는 북한의 정치적 의지만 있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일본의 아소 다로 외상도 북한의 즉각적인 2.13 합의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아소 외상은 북한이 핵 포기를 향한 초기단계 조치를 이행할 기미가 없는 것 같다며, 마냥 기다릴 수 만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소 외상은 북한이 계속 요구사항을 바꾸면서 BDA 문제가 더욱 증폭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국 하원의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인 공화당 소속 에드 로이스 의원은 BDA에 묶여 있는 북한자금을 미국 은행을 통해 중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나쁜 아이디어가 얼빠진 짓으로 현실화되는 것을 보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로이스 의원은 북한의 달러화 위조를 '경제전쟁 행위'로 규정하면서 북한 고위 지도부에 대한 형사소추를 언급하는 등 매우 강경한 대북 압박정책을 주장했습니다.

미국의 잭 프리처드 전 대북특사도 BDA 문제를 풀기 위해 미국 금융기관을 거치도록 한 것은 옳은 해법이 아니라고 비판했습니다.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와 한국의 세종연구소가 공동주최하는 서울-워싱턴 포럼 참석차 서울을 방문 중인 프리처드 전 특사는 15일, 지금의 상황은 미국 재무부가 내린 최종 결정을 정치적인 이유로 되돌리거나 예외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는 매우 정치적이고 인위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프리처드 전 특사는 특히 미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북한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북한을 따라가는 것으로 미국인들에게 보이게 하는 것은 나쁜 일이라면서, 가끔은 북한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오는 18일부터 25일까지 영국과 태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4개국을 잇따라 방문한다고 미 국무부가 14일 발표했습니다.

국무부의 톰 케이시 부대변인은 현재로서는 힐 차관보가 이번 해외출장 중에 북한 당국자들을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힐 차관보는 지난 1월에도 다른 행사 참석을 위해 독일을 방문했다 베를린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비밀리에 회동해 BDA 문제 해결은 물론 2.13 합의 도출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번에 힐 차관보와 김 부상간의 회동이 다시 성사될 경우 BDA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 국면이 극적으로 반전될 수 있다는 희망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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