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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개막


경의선과 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에 필요한 군사적 보장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제5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첫 날 회담이 8일 판문점 북한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렸습니다. 북한측은 이날 회담에서 열차 시험운행을 위한 군사적 보장 조치보다는 서해에서의 충돌방지 방안과 공동어로 실현 문제 등을 강조하는 바람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연결,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 기자,열차 시험운행에 필요한 군사적 보장 조치를 위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8일부터 사흘 간 열리죠?

답: 네,그렇습니다. 이날 회담 시작 초반 한국측 수석대표인 정승조 국방부 정책기획관과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영철 인민군 중장은 각각 이번 회담이 성공하기를 기대한다는 의례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두 수석대표의 말입니다.

<정승조 액트> ///

<김영철 액트>///

하지만 양측은 곧바로 의제와 관련한 뚜렷한 입장차를 드러냈습니다. 한국측은 5월17일 열차 시험운행을 비롯한 철도와 도로 통행에 따른 군사보장 문제를 우선 협의하자는 입장을 북한측에 강조했습니다. 반면 북한측은 서해 해상 충돌방지와 공동어로 실현 문제,철도와 도로 통행 및 열차시험 운행을 포함해 남북간 경제협력의 군사보장 문제도 함께 협의하자고 주장해 시각차를 노출했습니다.

회담에 앞서 한국측 수석대표인 정승조 국방부 정책기획관이 “우리는 철도와 도로 통행에 따른 군사보장 조치 논의에 적합한 대표들을 선정해서 왔다.”고 말하자,북측 단장인 김영철 인민군 중장은 “이번에 열차 시험운행에 관한 문제 뿐 아니라 서해상에서 해상 충돌을 방지하고 공동어로를 실현하는 문제로 해서 오늘 회담까지 나왔다.”고 밝혀,회담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었습니다.

문: 북한측의 주장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답: 김영철 인민군 중장은 “이번에 열차 시험운행에 관련된 문제만 토론한다고 그렇게 강조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명백히 말씀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김영철 인민군 중장은 이어 북한측 대표단 가운데 김응철을 가리키면서 “실무적인 모든 문제를 처리하는 실무단장으로 해군대좌(대령)”라며 “서해 해상 충돌방지,공동어로 수역 설정을 위한 근본문제 협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북한측은 3차·4차 장성급 회담에서 이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매듭짓겠다는 태도를 보여줬습니다. 즉,열차 시험운행과 철도와 도로 통행에 필요한 군사적 보장합의서 체결을 빌미로 NLL(북방한계선)을 무력화하고 새로운 해상경계선을 설정하는데 총력을 펼치고 있다는 얘깁니다.

사실 DMZ(비무장지대)를 지나 MDL(군사분계선)을 관통하는 철도와 도로를 이용해 차량과 인원이 오가는데 필요한 군사적 절차를 담은 문서를 마련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차량과 인원이 왕래하는 시간을 언제로 정하고 상호 어떤 방식으로 통보하며,MDL 인근에 경계병력을 얼마나 배치하고 총기 휴대 여부 등을 규정하는 합의서는 ‘문서교환’ 형식으로도 얼마든지 체결이 가능하다는 게 한국 정부 당국자의 설명입니다.

문: 북한측이 주장한 공동어로 수역 설정 방안의 주요 내용은 무엇입니까?

답: 북한측이 거론한 공동어로 수역 설정 방안은 한국측에서도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NLL의 북쪽 또는 남쪽에 설치하는 기술적인 문제가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북한측 입장에서는 NLL 북쪽에 설치하면 ‘NLL이 실질적인 해상경계선’이라는 한국측 입장을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것인 만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측은 지난해 5월 열린 4차 회담에서 1999년 ‘해상군사통제수역’과 2000년 ‘서해 5도 통항질서’ 주장보다 완화된 새로운 경계선 대안을 내놓으며 회담기간 내내 한국측을 압박해 사실상 다른 의제 논의를 원천봉쇄한 적이 있습니다.

북한측은 당시 전체 NLL 구간 가운데 소청도에서 연평도 인근 해상 구간에서 5∼10km 남쪽으로 내려온 경계선 대안을 내놓았습니다.이에 대해 한국측은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 명시된 ‘해상 불가침 경계선 계속 협의’ 등 8개 군사분야 합의사항을 국방장관 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문: 그러면 이번 회담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답: 물론 첫날 분위기로 회담 전망을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분명한 사실은 북한측의 발언 수위로 볼 때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애깁니다.

특히 남북이 핵심의제로 내세운 군사보장 합의서 체결과 서해 해상 경계선 설정 문제가 이번 회담에서 분리해 다뤄지지 않을 경우 열차시험 운행을 위한 군사적 보장조치가 마련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측은 지난해 5월 4차 회담에서도 ‘분리 또는 실무접촉을 병행하자’는 한국측 주장에 대해 해상 군사분계선을 우선 협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회담이 결렬된 전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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