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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인권특사 '미국 탈북자 수용에 관료주의 문제 없다'


미국은 탈북 난민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더이상 관료주의에 따른 걸림돌이 없다고 미국 국무부의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가 말했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19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탈북난민의 미국 입국이 어려운 것은 제 3 국의 복잡한 국내외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또 미국과 북한 간 교환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내 관료주의 걸림돌은 모두 제거됐다! 문제는 제 3국의 복잡한 환경에 있다!”

미국 국무부의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특사가 19일 탈북 난민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로 지적돼온 부시 행정부 내 관료주의가 정리됐음을 처음으로 언급했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19일 보수성향의 민간연구기관인 워싱턴의 헤리티지재단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이제 탈북난민이 미국에 넘치는 것을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미국은 인도주의 차원에서 탈북난민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2004년 10월 북한인권법 제정 이후 현재까지 30여명의 탈북난민들을 중국과 태국 등 제 3국으로부터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인권단체들과 난민 전문가들은 미국이 수용한 탈북난민 규모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미 행정부 내 부처 간 입장차이와 행정 처리 지연 등 관료주의의 벽을 지적해왔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의 이날 발언은 외부조건만 충족된다면 한국 정부가 지난 2004년 베트남에서 4백 50여명의 탈북자를 기획 입국시켰던 것처럼 많은 탈북자를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미국 내 관료적 걸림돌은 제거됐지만 중국 등 제3국 내 탈북자들에 대한 접근이 당사국들의 반대로 쉽지 않은 데다 대상국가들의 관료주의, 국제법 위반과 탈북자 개개인에 대한 각국 정부의 처리 문제 등 때문에 탈북난민들의 미국 입국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미국은 이런 문제들 때문에 아시아 지역 내 탈북난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신속하게 이동시킬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며, 이는 비극적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또 북한인권법이 규정한 탈북난민 지원 예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은 미 의회 내에 북한인권 문제에 진정한 관심을 갖고 있는 의원들이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며, 의원들의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정부 지도자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레프코위츠 특사는 이날 라디오 방송 등 대북 정보전달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미국과 북한 간 교환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교환프로그램은 정부대 정부 간 대화 없이 미-북 관계를 확대 발전시킬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라면서, 과거 미국이 중국, 러시아와 실시했던 체육, 예술 문화 교류는 물론 관료들 간의 교류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그동안 줄곧 북한 정권에 충성하는 엘리트들이 바깥세계를 보고 경험하면 그들의 세계관도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을 펴왔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북한이 교환프로그램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다면 이를 실현시킬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는 두 나라 모두에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또 개성공단의 노동권 등 여러 문제점들을 1980년대 초반의 중국 경제특구와 비교하며 투명성이 확보될 때 까지 외국은 개성공단 제품을 수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중국 경제특구의 경우 외국 뿐아니라 국내회사도 입주해 자유로운 시장환경을 누릴 수 있었고, 노동자를 특구 밖에서도 모집할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 노동자들이 공장 주인으로부터 임금을 직접 지급받았다며, 개성공단은 이런 기초환경들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경제특구에 대한 레프코위츠 특사의 이같은 지적은 한국 내 전문가들의 분석과는 다른 것입니다. 이들 전문가들은 중국은 경제특구를 추진하면서 초기 10년 간은 주로 ‘외국기업복무총공사’라는 인력공급 기관을 통해 근로자를 채용하고 임금을 중간에서 전달하는 역할을 했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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