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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명문대 입시경쟁율 ‘사상 최고’


미국의 다양한 관심사와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에서도 대학 진학은 청소년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가장 큰 관문 중 하나입니다. 특히 소위 ‘아이비 리그’라고 불리는 미국의 최상위 명문대학교들은 매년 미국 국내는 물론이고 전세계의 수재들이 몰려드는데요. 올 해 특히 아이비리그에 지원한 학생 수도 많고, 그래서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시는 학생도 많습니다.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에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올해 미국 명문대학교에 어느때보다 많은 입시생이 몰리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의 손꼽히는 명문대학교들은 올 해 특히 높은 지원자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명문대학교인 하버드대학교는 올 해 2천명의 신입생을 새로 뽑았는데요, 지원자수는 2만3천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9%만이 합격한 셈이죠. 서부의 명문 스탠포드대학교도 2천5백명을 뽑는데 2만4천명이 몰려서 역시 역대 최고 지원자수를 기록했습니다. 하버드와 함께 ‘아이비 리그’에 속한 컬럼비아 대학교도 올 해 1천6백명을 뽑는데, 1만8천명이 몰려서 사상 최고 경쟁율을 기록했습니다.

문: 세 학교 모두 경쟁율이 10대 1을 넘는데요,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고배를 마셨겠군요.

답: 미국에는 SAT라는 대학 진학 적성시험이 있습니다. 만점을 받기가 쉽지 않은데요, 올 해 미국에서는 명문대 경쟁율이 어느때보다 높다보니SAT 만점을 받고도 불합격 통보를 받는 학생들이 나왔습니다. 하버드 대학교의 경우 만점자가 떨어진 경우도 여럿있었구요, 특히 SAT의 세 가지 과목 중 하나인 ‘수학’에서 만점을 받고 떨어진 학생은 1천100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문: 학교로서는 우수한 지원자가 많이 몰리면 그만큼 좋은 학생을 뽑을 수 있어서 좋겠지만,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예년같으면 합격이 가능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도 고배를 마셔야 하니 안타까움이 크겠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특히 앞서 소개해 드린 학교의 경우 열명 중 아홉명은 고배를 마신다는 것인데요, 이런 최고 명문대에 지원서를 냈던 학생들은 자부심도 강해서 그만큼 불합격 통보를 받은 뒤 겪는 좌절감도 크겠지요.

문: 그런데 왜 이렇게 명문대 지원자가 늘어난 겁니까?

답: 미국의 대학진학 관계자들은 크게 세 가지 이유를 꼽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출산율이 급증했을 때 태어난 ‘베이비 부머’ 세대의 자녀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나이가 됐구요, 그래서 졸업생 수가 어느때보다 많습니다. 1993년 미국의 고등학교 졸업생은 240만명이었는데, 올해는 320만명이 됐습니다. 그만큼 대학 지원자도 늘어난 것이죠.

두 번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곧바로 진학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도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1970년대에는 고등학교 졸업자 중 대학에 곧바로 진학하는 비율이 절반도 안됐는데 최근에는 60%를 상회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학 경쟁율이 높아지면서, 학생들이 대학입학의 안전성을 고려해 여러대학들에게 지원서를 내는 것도 이유로 꼽힙니다. 예전에는 한 두 곳에만 지원서를 냈다면, 요즘에는 높은 경쟁율을 의식해서 많은 학생들이 대 여섯 곳 이상의 학교에 원서를 내고 있다는 겁니다. 학생들의 복수지원이 늘어난 것은 인터넷 등을 통해 지원절차가 간편해진 것도 이유로 꼽힙니다.

문: 한국에서도 입시 지옥이라는 말이 예전부터 있어왔는데, 미국의 명문대학교들의 경쟁은 오히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화제를 바꿔보지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자동차들이 인기라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인데,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 내 지난달 자동차 판매 통계를 보면요,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회사는 전년도에 비해 판매가 늘어난 반면, 포드와 제네럴 모터스, 크라이슬러 등 미국 회사들은 모두 줄었습니다.

특히 토요타의 성장이 눈에 띄는데요,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에 비해서 3% 정도 감소했지만, 토요타는 7.7%나 판매가 늘었습니다. 미국 내 시장 점유율도 15.8%로 크라이슬러를 제치고 3위에 올랐습니다. 미국 회사들이 볼보나 벤츠같은 계열 유럽 브랜드의 판매량을 합친 양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토요타가 단일 브랜드로 가지는 시장 점유율은 더욱 올라갑니다.

문: 요즘 한국에서도 FTA 협정과 관련해서 미국 수입차에 대해 의견들이 많은데, 정작 미국 시장에서는 미국차의 인기가 일본차에 밀리고 있군요. 일본차의 인기 비결은 무엇인가요?

답: 품질, 가격, 마케팅 등 여러가지 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지요.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토요타의 프리우스라는 차의 판매 증가인데요, 지난해 3월에 비해서 13배 이상 판매가 늘었습니다. 프리우스는 전통적인 휘발유 엔진차가 아니라, 휘발유와 전기를 모두 동력으로 사용하는 에너지 절약형 ‘하이브리드’ 자동차입니다. 몇 년 전 처음 토요타가 이 차를 출시할 때만해도, 사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최근 에너지와 환경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미국 정부에서도 석유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해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주면서 판매가 급증했습니다. 미국 회사들도 뒤늦게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토요타나 혼다에 비하면 한 박자 늦은 감이 있습니다. 그만큼 일본 자동차들의 발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술이나 품질면에서도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는 증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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