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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보수파, 부시 대북정책에 불만


부시 행정부가 북 핵 6자회담의 주요 걸림돌이었던 방코델타아시아, BDA의 동결된 북한계좌를 북한측 요구대로 전면 해제한 데 대해 미국 내 보수파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너무 유화적으로 가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측은 미국 정부의 공식발표에도 불구하고 아직 동결자금이 자신들의 구좌로 이체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강한 대미 불신을 거듭 드러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지난달 사임한 로버트 조셉 전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21일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과의 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의 현 대북한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조셉 전 차관은 “외교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압력이 기본이 돼야 한다”면서 최근 들어 부쩍 대화를 강조하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습니다.

조셉 전 차관은 사임 전까지 부시 행정부 내 마지막 신보수주의자로 알려졌었습니다. 조셉 전 차관은 사임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주변의 동료들에게 부시 행정부가 지난달 북한과 체결한 2.13 합의를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 신문은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 핵 2.13 합의는 김정일 체제의 생존을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습니다. 조셉 전 차관은 자신은 “김정일 정권에 계속 압박을 가하는 접근법을 지지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셉 전 차관의 전임자로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인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대사도 미국이 북한 BDA 자금을 해제하기로 한 결정은 ‘실수’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볼튼 전 대사는 20일 기자들에게 북한 자금 해제는 “이란이나 핵을 가지려는 다른 나라에 끔찍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며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볼튼 전 대사는 이어 북한이 2천5백만 달러가 입금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6자회담을 파행으로 몰고가는 것도 전형적인 협상전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신문인 ‘월스트리트저널’도 미국이 BDA의 북한자금 2천5백만 달러를 반환하기로 한 데 대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미소를 짓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20일자 사설을 통해 미 재무부는 BDA를 통한 북한의 돈 세탁과 위조지폐 제조 등 불법행위와 관련해 지난 주 미국 은행들의 BDA와의 거래를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으면서도 2천5백만 달러를 풀어주기로 했다며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신문은 30만 쪽에 달하는 미 재무부의 보고서는 전세계에 걸친 북한의 불법행위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문은 또 북한당국은 2천5백만 달러를 인도주의적, 교육적 용도로 사용할 것을 약속했지만 미 국무부 대변인 조차도 자금이 올바르게 사용되는지 확인하는데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은 지난 1월 북한이 유엔개발기구의 대북 지원자금을 전용한 사실이 드러난 점을 지적하면서, 북한의 의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신문은 또 이번 북한자금 동결해제 결정은 핵 협상을 위한 미국의 추가적인 양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21일 BDA 문제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며 이와 관련한 미국의 움직임에 불신감을 나타냈습니다. 조선신보는 `금융제재 해제에 관한 미국의 대응은 언행불일치의 전형적인 사례'라며 미국은 북한측에 항상 불신의 대상이 돼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신보는 BDA 자금이 아직 북한측 구좌에 입금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미국은 약속위반과 언행불일치를 되풀이해왔다'고 비판했습니다.

조선신보는 앞서 20일에는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의 대가로 기대하는 유인책은 경제적 지원이 아니라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전환이라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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