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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폐기 이행하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빼겠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핵 폐기 약속을 먼저 이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국무부는 또 크리스토퍼 힐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가 19일부터 열리는 6자회담 본회의와 이에 앞서 열리는 실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4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재무부는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BDA)에 대한 조사결과 북한과 관련한 불법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 국무부는 12일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하는 문제는 세심한 검토를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절차라고 말했습니다.

미 국무부의 톰 케이시 부대변인은 최근 북한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이미 미국이 테러지원국 해제를 약속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9.19 공동성명이 완전히 이행되고 북한의 비핵화가 전면적으로 이뤄진다면 북한과 미국 간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조치들이 취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또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14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19일부터 열리는 6자회담 본회의에 앞서 북한의 김계관 부상과 만나고, 중국 주최로 열리는 한반도 비핵화 실무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2.13 합의에 따른 실무그룹 회의가 잇따라 열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13일 경제, 에너지 협력 실무그룹 1차 회의를 15일 베이징주재 한국대사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이 의장국을 맡은 이 실무회의에는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한국측 수석대표로 참석하며, 북한 측에서는 김명길 유엔대표부 정무공사가 수석대표로 나올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이 초기조치를 이행하는 대가로 제공하게 될 중유 5만t 상당의 지원과 관련해 그 이행시기와 절차를 협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또 힐 차관보가 북한의 초청을 받아 현재 평양을 방문 중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총장과 만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엘바라데이 총장이 평양을 방문한 후 베이징에 들릴 것으로 알고 있다며, 힐 차관보와 만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이 13일 평양에 도착한 가운데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의 가동을 중단하기 시작했다는 징후가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통신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미국 정부 관리의 말을 빌어,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폐쇄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관리는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이 시설보수를 위한 것인지 폐쇄를 위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며, 엘바라데이 IAEA 총장이 북한 방문을 마치고 나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BDA)에 대한 조사결과 북한과 관련한 불법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몰리 밀러와이즈 재무부 대변인은 12일 BDA 가 북한에 관련된 고객들을 대신해 불법거래를 용이하게 하려 하는 등 불법행위를 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밀러와이즈 대변인은 조만간 BDA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미국이 BDA를 돈세탁 은행으로 지정할 경우 마카오 당국이 BDA의 동결된 북한계좌를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연합뉴스는 미국 재무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얼마나 많은 돈이 풀려날지는 이제 마카오 당국에 달렸다고 전했습니다.

BDA의 동결된 북한계좌 액수는 2천4백만 달러에 달하며, 이 가운데 8백만 달러 내지 1천2백만 달러가 해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측이 바라는 대로 전면해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습니다.

BDA와 관련한 미 재무부 발표가 이번 주 중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BDA 측은 자체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형사상 위법행위와 관련한 어떠한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13일 인터넷판에서 BDA의 변호를 맡고 있는 조셉 맥러플린 변호사의 말을 인용해, BDA 자체 조사결과 북한과 관련한 불법행위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이같은 내용의 서한을 지난해 10월 미 재무부에 보냈다고 전했습니다. 맥러플린 변호사는 BDA의 허술한 장부관리로 인해 돈세탁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지만, BDA가 불법행위에 관련됐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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