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위안부 관련 결의안, 이달 말 미 하원 통과할 수도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종군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인하면서 촉발된 종군위안부 문제가 국제사회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로스엔젤레스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연일 종군위안부 관련 보도를 통해 일본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고, 반면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대립각을 세우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현재 미 의회 하원 소위원회에 상정돼 있는 종군위안부 관련 결의안이 이달 말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한 종군위안부 강제동원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논쟁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은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인정과 사과를 촉구한 6일자 사설에 이어, 8일 또다시 장문의 기사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 일본의 과거사 부정이 종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아픈 기억에 또다시 생채기를 냈다’는 제목으로 종군위안부 출신 여성 3명의 참혹했던 실상에 대한 증언과 위안소의 실체를 소개했습니다.

이 신문은 1940년 당시 23살의 나이로 다른 여성들과 함께 일본 관리들에 의해 중국 광둥성에 있는 위안소로 강제로 끌려간 올해 90살의 타이완 여성 우스메이 씨와, 15살 때 공장에 취직시켜 주겠다는 한국인 남성에게 속아 중국 동북부 지역에서 1년 간 강제로 위안부 생활을 했다고 증언한 한국인 길원옥 씨, 그리고 네덜란드 국적의 얀 루프 오헤른 씨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군의 역할에서 가장 직접적인 증언은 위안부 자신들에게서 나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 3명 여성은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종군위안부 관련 세미나 참석 중 현지의 일본영사관 앞에서 아베 신조 총리 등 일본 정치인들의 역사왜곡과 사과 거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내 대표적 보수신문인 `산케이 신문'은 종군위안부 강제동원은 사실이 아니며, 뉴욕타임스 신문의 보도 태도는 북한에 힘만 실어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산케이 신문은 9일 ,뉴욕타임스는 충분히 조사하지도 않고 강제연행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비판의 근거로 삼고 있다면서, 위안부 문제의 재조사를 통해 잘못된 역사 인식의 만연을 강력히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산케이 신문은 또 몇 년 전 뉴욕타임스 신문의 한 기자가 날조, 도용 기사를 쓴 사례를 들며 이 신문은 오보와 날조 기사를 싣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깎아내렸습니다. 산케이 신문은 아울러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한과 일본 간 국교정상화 실무회의가 아무런 성과없이 끝난 것은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 등을 계속 요구하고 있는 북한의 태도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뉴스전문 방송인 CNN이 실시하고 있는 종군위안부 관련 결의안 여론조사에 대한 인터넷 사용자들의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CNN 방송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종군위안부 발언 파문과 관련해, 지난 4일부터 일본이 또다시 이 문제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하느냐는 물음으로 즉석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9일 현재까지 3백25만 7천 5백92명이 참여한 가운데 반대가 75%인 2백45만 6천 7백10명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로스엔젤레스타임스 등 미국의 유력 언론들이 아베 총리의 발언을 비판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나타난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한국 내에서는 투표 참가자들이 역사를 잘 알지 못하는 미국 젊은이들이라는 한계성과, `또다시' 라는 단어를 사용한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일본 정부의 반대 로비에도 불구하고 미 하원의 종군위안부 관련 결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9일 에니 팔리모베가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환경 소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종군위안부 결의안이 이달 안에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이며, 위원회 소속 의원 50명 중 36명이 이미 찬성할 뜻을 나타내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또 소위원회에서 유일하게 결의안에 반대했던 공화당의 다나 로라바커 의원도 최근 아베 총리의 발언이 나오면서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미국의 한 언론은 아베 총리의 발언이 부메랑이 돼 종군위안부 결의안에 힘을 실어주었으며, 미 의회가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 전에 서둘러 표결에 부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