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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서 북한 화가 전시회 열려


북한 미술계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전시회가 미국 수도 워싱턴 인근에서 열렸습니다. 선우영, 김기남 등 북한 대가들의 작품 40여점을 선보인 이번 전시회는 워싱턴 지역 한인을 비롯한 미술 애호가들에게 그림을 통해 북한 사회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취재에 ‘미국의 소리방송’ 김근삼 기자입니다.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 주의 한 갤러리에서는 지난 21일부터 북한 대가들의 그림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화랑 벽에는 수묵화를 비롯해서 유화, 진채세화 등 다양한 장르의 현대 북한 작품들이 미국 관객들을 맞고 있습니다.

이번 미술전을 개최한 조선미술협회 신동훈 회장은 서울 출신의 재미한인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북한 그림을 수집하고 전시해왔습니다. 그 동안 뉴욕,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미국 도시를 돌며 100회 이상의 크고 작은 북한 미술전을 개최했습니다. 신 회장은 북한 화가들이 어려운 환경속에서 우수한 작품을 탄생시키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신동훈: “북한이 어려운 환경에 있는 것은 사실이고, 화가들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예술혼이 치열하다보니까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또 어려운 환경에서 치열하게 만들어내기 때문에 더욱 값집니다. 그래서 그런 작품을 개인적인 욕심 떠나서 많은 동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신 회장은 북한 그림의 장점으로 순수성을 꼽았습니다.

신동훈: “북한 그림은 순수합니다. 전통적인 우리 그림을 바탕으로 새로운 모습의 북한 그림을 창조했습니다. 조선화는 우리 그림의 전통성을 지키면서도 그 위에 화려한 채색을 입힘으로써, 새롭게 발전된 우리 고유의 미술을 창조했습니다. 우리것을 얘기할 때는 (남한에 비해서) 북한 그림이 오히려 앞서고 자랑스럽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이번 전시회에는 선우영, 김기만, 탁효연, 정창모, 송찬영, 유흥섭, 최제남 등 북한 화가들의 작품 40여점이 선보였습니다. 20여년간 북한 밖에서 북한 화가들의 그림을 소개해온 신 회장은 해외에서 가장 인기있는 화가로 선우영 씨를 꼽았습니다.

신동훈: “선우영 화가가 가장 인기 있습니다. 이것은 뭐 제가 좋아서 내리는 평가는 아니고, 누구나 보면 압니다. 선우영 화가의 진채세화는 컬러풀하면서도 우리 전통을 살린 그림이라서, 우리 정서에 맞으면서도 화려하고 크게 다가옵니다”

한편 관람객 양국주 씨는 순수한 면은 높이 사지만, 그림에서도 북한의 어렵고 폐쇄적인 현실이 나타나서 가슴아프다고 말했습니다.

양국주: “북한은 폐쇄적이다 보니 국제적인 감각이 빈약하고, 또 어려운 사정 때문에 화구나 재료의 재질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좋은 작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창작기법 등이 아직도 국제적 수준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것이 북한이 가지고 있는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래도 우리것을 찾으려고 애쓰는 북한의 시각 자체는 높이 사고 싶습니다.”

신동훈 회장에 따르면 북한 정부는 처음에는 그림을 소개하는 데 인색했지만, 이후 자국의 그림이 미국에서도 알려지는 것을 본 후 이제는 호의적으로 전시회 개최를 돕고 있습니다. 북한 현지 화가들도 자신들을 대신해서 해외에 그림을 소개하는 신 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있다고 합니다. 신 회장은 워싱턴에 이어 뉴욕에서도 ‘북녘 대가전’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신동훈: “미국 동포들은 조국을 바라보면서 항상 북쪽과 남쪽이 갈려있어서 겪는 고통과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민족의 고뇌를 그림을 통해서 삭이고, 그래서 북쪽을 또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고 또 사랑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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