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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외무장관, 6자회담과 탈북자문제 논의


베이징에서는 오늘 송민순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이 탕자쉬안 외교 담당 국무위원과 리자오싱 외교부장을 각각 만나 6자회담 재개 문제, 그리고 최근 한-중 간에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탈북자 처리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베이징의 온기홍 기자를 통해 알아봅니다.

문: 오늘 열린 한-중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핵심 현안인 6자회담 개최 문제 외에 최근 중국 내에서 발생한 탈북자 강제북송 사건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데요. 소식 전해주시죠?

답: 송민순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은 오늘 오후 베이징에 도착해,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탕자쉬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면담을 가진 데 이어, 저녁 조어대 (댜오위타이)에서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에 이은 만찬을 가졌습니다.

오늘 회담에서는 지난해 10월 탈북한 국군포로 가족 9명이 주 선양 한국총영사관이 알선한 민가에 머물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송된 것과 관련해, 납북자 및 국군포로 처리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이 자리에서 송민순 장관은 중국 내 국군포로와 납북자 및 그 가족의 신변보호와 조기 귀국을 위한 중국측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탈북자 처리 문제와 관련해, 중국측이 어떤 입장을 보였는지 궁금한데요..

답: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11일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납북어부 최욱일씨의 조속한 한국 송환을 위해 중국 법 절차를 최대한 단축시킬 것을 약속하는 등 이 문제에 관심을 보인 바 있는데요, 이를 놓고 볼 때, 납북자와 국군포로 처리와 관련한 모종의 합의 도출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문: 송민순 장관은 이번 방중 기간에 중국 지역 한국 공관장 회의를 열고 탈북자 처리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하죠?

답: 그렇습니다. 송민순 장관은 내일부터 이틀 동안 중국지역 한국 총영사회의를 갖고, 국군포로나 납북자 및 탈북자 처리 문제에 대한 미비점을 점검할 예정입니다. 또 공관장 회의에서는 영사 서비스 개선과 재외국민 보호 체제 강화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이에 앞서 송민순 장관은 어제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측과 보다 신속하고 안전한 송환을 담보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며 “영사서비스 및 대민친절봉사,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에 대해 자체적으로 미비점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한국은 중국에서 베이징, 선양, 칭다오, 상하이, 청두, 광저우, 홍콩 등에 총영사관을 두고 있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선양에서 발생한 국군포로 가족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 한국 야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이 오늘 중국 현지에 도착해서 조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있군요?

답: 네. 한나라당의 ‘국군포로가족 북송조사단’이 오늘 낮 12시쯤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 도착해, 현장조사활동에 들어갔습니다.

사흘 간의 일정으로 선양을 방문한 진상조사단은 오늘 오후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을 방문해 이번 사건 발생 경위에 대해 브리핑을 듣고 나서, 국군포로 가족들이 공안에 체포된 숙박업소를 둘러봤는데요,

내일(26일)에는 탈북자 수용소가 있는 북한 접경도시인 단둥 현지를 방문해 실태 조사를 벌일 예정입니다. 한나라당 전재희 정책위 의장이 단장을 맡고 있는 진상조사단에는 정문헌 제2정조위원장, 송영선 당 탈북자특위 대책위원장,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박진 의원 등이 참여했습니다.

문: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서, 중국과 북한은 1990년대 말에 탈북자 명단을 즉시 통보키로 하는 국경업무 상호협정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답: 네. 1998년 7월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와 중국 공안부는 7월 탈북자가 체포됐을 경우 즉시 명단을 통보해주도록 한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국경지역에서 국가의 안전과 사회질서 유지사업 상호 협조 합의서’라는 제목의 협정을 체결한 것으로 최근 밝혀졌습니다.

총 10조35개항으로 된 이번 국경지역 상호협정은 향후 20년 간 효력을 갖는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문: 이 협정이, 그 이전의 업무협정과 비교해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답: 네. 이번에 확인된 1998년의 북-중 국경지역 업무협정은 탈북자의 대량 발생에 대처하기 위해 처리 절차를 신속화하고 불법 월경자의 개념을 확장시킨 점이, 지난 1986년 체결한 협정과는 달라진 특징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협정은 당시 탈북자가 급증하던 시기에 체결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데요, 협정에 따르면, 북-중 두 나라는 상대 측에서 도주해온 범죄자를 체포하는 경우에 즉시 상대 측에 신병을 넘겨주도록 했고, 탈북자와 범죄자는 양측이 그때그때 합의해 임의의 지점에서 넘겨줄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했습니다.

새 협정은 또 여권, 통행증 등 정상적인 증명서를 소지했더라도, 규정된 출입국 검사기관을 통해 입국하지 않았을 경우에도 불법 월경자로 처리키로 합의했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에 거주하는 화교들이 북한과 중국 당국의 공조로 목숨을 건진 일이 있었다면서요?

답: 네. (북한 신의주에 거주하는 화교 2명이 사경을 헤매던 끝에 북, 중 양국 출입국검사기관의 협조로 단둥으로 긴급 후송돼 목숨을 건졌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어제 보도했습니다. )

북-중 양측의 검사소가 문을 닫는 지난 토요일 낮, 중국 단둥변방검사소 상황실은 북한 신의주에 있는 한 화교로부터 "부모님이 간밤에 가스에 중독돼 혼수상태에 빠졌으니 빨리 귀국시켜 치료를 받게 하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긴급 전화를 받았습니다.

중국 당직실 책임자는 상부에 이 사실을 보고했고, 상부에서는 즉각 "특별한 일은 특별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북한 신의주에서 단둥으로 들어오는 도로를 개방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휴일에도 극히 필요한 경우 국경통행을 보장토록 한다는 1998년의 북중 국경지역 업무협정을 근거로) 중국측 책임자는 북한 측 통행검사기관에도 연락을 취해 동의를 얻어냈습니다.

북한 신의주를 출발한 승합차가 환자를 싣고 단둥 변방검사소에 도착한 뒤, 검사소 직원들은 환자 및 가족에 대한 출입국 절차를 30초 만에 끝냈습니다.

이런 파격적 조치 끝에 환자 2명은 단둥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생명의 위험에서 벗어났습니다.

문: 한편, 중국 선양 주재 북한 회계담당 영사가 최근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답: 중국 선양 주재 북한총영사관에서 회계담당 영사로 근무해온 서모 영사가 지난해 12월 북한 접경도시인 단둥에서 업무를 마친 뒤 승용차를 타고 선양으로 돌아가다 차량이 고속도로 난간을 들이 받는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정부는 서 영사의 유가족과 북한총영사관의 동의를 받아 시신을 화장한 뒤 북한으로 돌려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 영사가 사고를 당한 선양-단둥 간 고속도로는 평소에도 안개가 자주 끼고 비가 내릴 때마다 교통사고가 빈번히 발생해 일명 '죽음의 도로'로 악명이 높은 곳입니다.

문: 화제를 바꿔보겠습니다. 최근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이 자체 웹사이트를 개설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자세한 내용 전해 주시죠.

답: 새해 들어 북한 평양에 있는 중국대사관이 처음으로 자체 웹사이트를 개설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의 거의 모든 해외 주재 대사관은 그 동안 자체 웹사이트를 운영해 왔지만, 유독 북한주재 대사관 만은 웹사이트를 만들지 않고 있었습니다.

새로 개설한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 웹사이트(kp.china-embassy.or)는 (중국 외교부 신문사가 지원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일단 중국어로만 서비스 하고 있으나 앞으로 한글과 영어로도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이 사이트는 초기 화면에 (중국의 천단공원, 만리장성 및 북한 평양에 있는 개선문과 천리마동상 사진을 싣고,) '북-중 관계' '대사활동' '대사관정보' '서비스정보' '영사업무' 등 주요 항목과 함께, '한반도 핵문제' '동북아 안전 및 협력', 북-중 매체의 양국 관련 보도내용 등 중요 이슈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 ?SPAN lang=EN-US>.

문: 이 북한주재 중국대사관 웹사이트에서는 지난해 (2006년) 북-중관계 주요 사건과 동북아지역 정세 사건을 선정돼 올라 있다면서요?

답: 네. 북한주재 중국대사관 웹사이트에는 '2006년 북-중관계 5대 사건'과 '2006년 동북아지역 정세 5대사건'도 올라 있는데요, 그 선정 기관 및 선정 경위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북-중관계 5대사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비공식 중국방문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 후진타오 국가주석 특사로 북한 방문 ▲차오강촨 국방부장 방북 ▲'북-중 우호협력 상호원조조약' 45주년 공동 기념 ▲북한 대규모 수재 발생 등입니다.

또 동북아정세 5대사건으로는 ▲북한 미사일 발사 ▲유엔 안보리 1695호 결의 통과 ▲북한 핵실험 ▲유엔 안보리 1718호 결의 통과 ▲제5차 6자회담 제2단계 회의 재개 등이 올라 있습니다.

한편, 미국통 외교관으로 알려진 류샤오밍 북한주재 중국대사는 웹사이트 개설에 즈음한 치사에서 "이 사이트가 북-중관계와 중국의 대북 및 대한반도 정책을 이해하는 창구 역할을 하게 되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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