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 대북인권 특사, 북한 노동자 인권실태 지적


미국의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 특사가 개성공단과 해외파견 북한 노동자들의 열악한 인권실태를 거듭 지적하며 노동자 임금의 투명성과 근로환경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10일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북한 노동자를 고용하는 나라들은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을 통해 북한의 불량 정권을 도와주는 셈이라며 이는 북한 정권의 핵 개발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통일부는 같은 날,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처음으로 개성공단 내 아파트형 공장의 입주자 모집공고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혀 미국의 시각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일부 국가들이 유엔이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안의 정신을 위반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의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 특사는 ‘월스트리트저널’기고문에서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일부 국가들과 개성공단의 임금 지급 체계를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지난 2004년 미국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2005년 10월 부시 대통령에 의해 북한인권 특사에 임명됐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기고문에서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공감대가 점증하고 있으나 일부 국가들은 북한 노동자들의 고용협약을 통해 현금을 북한 정권에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이런 행태는 최근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북한 인권결의안의 정신을 위반하는 것이며, 북한인권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발표한 국제인신매매 연례보고서에서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유린 실태를 처음으로 지적하고, 이들이 노동착취를 당한 채 현대판 노예처럼 살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해외파견 북한 노동자들의 수가 1만~1만 5천명에 달하며 주로 러시아와 체코, 몽골, 폴랜드, 사우디아라비아, 리비아, 앙골라 등지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이들 나라가 북한 노동자들에게 지급하는 임금의 상당부분이 북한 정부의 금고로 흘러 들어가는 만큼 이는 결국 핵 계획을 추진하고 잔혹한 인권 유린을 저지르는 불량정권에 물질적 지원을 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한 제재 결의안에 두 차례나 찬성했던 러시아가 북한 노동자들을 가장 많이 고용하는 나라라고 지적하고 시베리아 하바로프스크에는 많은 북한 노동자들이 벌목공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과거 북한 정부에 충성을 거부하던 많은 수감자들이 벌목공으로 일했으나 현재는 북한주민들이 이 일을 자원하고 있다며, 이는 사회주의 낙원이라는 북한의 실상이 얼마나 열악한가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해외파견 북한 노동자들이 북한정권에 임금을 대부분 착취당하며 보위부 요원들의 감시 속에 아무런 자유 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일부 노동자들의 경우 의료혜택도 받지 못한 채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 하루 17시간 노동을 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두 번씩 김정일의 초상화 앞에서 사상교습을 받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북한 내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임금 직불제가 실시되는 예가 없다고 지적하고 그런 의미에서 자신은 최소 57 달러의 월급을 받는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실태에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북한 정권이 근로자들의 임금에서 45%를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남북한 정부와 입주기업 모두 북한 근로자들이 정확히 얼마의 임금을 실제로 받고 있는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지난달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 주최로 유엔 회의실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 참석해 한국의 진정한 햇볕정책은 햇볕이 제대로 비추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투명성 확보에 있다고 강조하고 북한 정부가 개성공단사업을 통해 혜택을 받길 원한다면 국제사회의 감독을 받는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레프코위츠 특사는 그런 조치의 일환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해 단지 현장을 보는데 그치는것이 아니라 공단내 노동자와 노동자들의 가족, 그리고 이들이 살고 있는 마을의 존경받는 지역 유지들과 개별 면담을 갖는 것이 중요하며 국제노동기구(ILO)와 같는 국제 기구에 가입해 노동권이 제대로 보장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었습니다.

한편 레프코위츠 특사는 기고문 말미에 일부 사람들은 러시아와 개성공단의 근로자 고용이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현실적이 아니라 이론적으로 보인다며, 북한으로 보내는 자금은 북한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보다 북한 정권의 핵 야망을 돕는 데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가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처음으로 개성공단 내 아파트형 공장 입주자 모집공고를 곧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한국의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11일 “2005년 8월 개성공단에서 분양된 산업단지공단 아파트형 공장의 입주자 모집공고가 이르면 다음달 초 이뤄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개성공단에서 분양이나 입주자 모집이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북한의 핵실험 이후 중단된 남북 경제협력에 새로운 국면이 조성될 것으로 한국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