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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 동부지역 이상고온현상 - 지구온난화 우려 가중


미국 내 주요 관심사와 화제를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올 겨울 미국 동부 지역에서는 겨울같지 않은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 때문에 업계에서는 희비가 교차하고,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는 사람도 늘었다고 합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지난 주말에 ‘미국의 소리 방송’이 있는 이곳 워싱턴 날씨도 아주 따뜻했었는데요, 예년보다 기온이 매우 높았지요?

답: 그렇습니다. 토요일이었던 지난 6일 워싱턴 거리 풍경은 마치 봄이나 초여름 같았습니다. 곳곳에 반팔옷을 입고 나온 나들이객들로 붐볐구요, 공원에는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워싱턴 동물원에는 평소 3월에야 볼 수 있는 벚꽃이 일찌감치 꽃망울을 터뜨려서 때 이른 꽃 구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날 워싱턴 최고 기온은 22도 였는데요, 기상 관측이래 1월6일 날씨로는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워싱턴의 6일 평균 최고 기온은 6도입니다.

워싱턴이 북한의 개성이나 해주와 비슷한 위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날씨가 ‘특이한 현상’이라는 점을 좀 더 쉽게 실감하실 수 있을겁니다.

문: 이상 고온은 비단 워싱턴만의 현상은 아니라고 하던데요?

답: 네, 지난 주말 미국 대부분 지역에서 기온이 예년보다 10도 이상 높았습니다. 올 겨울 전체로 보면 특히 미국 동부 등 대서양과 인접한 북미주 지역에서 ‘이상 고온’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워싱턴 보다 더 북쪽에 있는 뉴욕의 경우 올해들어 아직 한 번도 눈이 내리지 않았습니다.

이 역시 기상관측이 시작된지 130년만에 처음있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평소같으면 1월이면 스키 시즌이 한창일텐데, 올해는 눈이 안 와서 문을 열지 못한 스키장들도 있습니다.

문: 겨울인데도 따뜻하고, 눈도 오지 않으니까 난방비도 적게들고, 나들이 하기에도 좋을 것 같군요.

답: 물론 따뜻한 날씨를 반기는 경우도 있지만 울상을 짓고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스키장은 눈이 없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구요, 월동제품을 파는 매장은 겨울철이 대목 상품인 난방기를 사가는 사람이 없어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모피나 가죽 등 두꺼운 겨울옷을 파는 곳도 손님이 적어서 울상을 짓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에서 모피 전문점을 하는 한인 장 모씨는 올 해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했습니다. 목도리나, 쇼올같은 소품들은 잘 팔리지만 긴 밍크 코트 자켓같은 상품은 판매가 2/3 이상 줄었다고 합니다.

대형 백화점들도 계절 상품 판매가 감소하며 예상 보다 낮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 등 겨울 날씨를 피할 수 있는 여행지로 각광받는 지역들도 올해 더운 날씨 때문에 관광객 감소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문: 따뜻한 날씨 때문에 즐거운 경우도 있겠지요?

답: 스키장과 달리 골프장은 때 아닌 대목을 누리고 있습니다. 날씨가 따뜻하고 눈도 오지 않아서 겨울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즐기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날씨가 따뜻해서 잔디 관리에는 더 많은 공이 든다고 합니다.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에서 피비다이 골프장을 운영하는 한인 유원 사장은 올 해는 매출이 작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고, 특히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던 지난주말에는 빈 자리가 하나도 없이 골프장이 만원을 이뤘다고 합니다.

옷가게와 달리 식당도 따뜻한 날씨의 덕을 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따뜻하다 보니 나들이객이 많고 자연스레 외식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으니까요.

일반 가정에서도 날씨가 따뜻해서 난방비 지출이 줄었구요, 이는 유가 하락으로도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문: 겨울인데도 이렇게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제 주변에는 따뜻한 날씨 때문에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습니다.

답: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요. 물론 지구 온난화도 그 중 한 가지가 될 수 있겠지만, 단순히 그 때문만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 기상학자들의 말입니다. 기후라는 것이 사계절 같은 패턴은 있지만, 매년 한결같은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어 전세계적으로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기상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기상관측이 본격화된 1850년 이후 가장 더웠던 10년은 모두 1990년대 이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아직 지난해 세계 기상 자료가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전망입니다.

문: 지구가 더워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답: 우선 극지방의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올라간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바닷가의 저지대는 물에 잠길 수 있는 것이죠. 또 온도 상승은 생태계 파괴와 함께 질병 증가, 태풍 등 이상 기후 현상으로 인한 인명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뜻한 겨울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이 기회에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각심과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이 늘어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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