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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북 핵실험 이전부터 핵무기 개발 검토


일본 정부가 최근 핵무기를 개발할 것인 지의 여부에 대한 검토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산케이 신문은 소형 핵탄두를 실험 제작하기로 결정이 내려지기만 하면 적어도 3년 내지 5년 정도 걸릴 것이라는 일본 정부의 비밀 문건을 인용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고위 대변인은 그같은 문건이 있는 지 조차 모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관해 좀더 자세히 전해 드립니다.

일본의 핵무장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최근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비밀리에 조사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산케이 신문은 25일 일본 정부가 지난 9월 20일 '핵무기의 국내 생산 가능성에 대해' 라는 제목의 비밀 내부 문건을 작성했으며 이 문건은 지난 10월 9일 북한의 핵실험에 앞서 일본 정보기관의 전문가가 비밀리에 조사해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문건에 따르면 일본이 소형 핵탄두 개발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3년 내지 5년 정도가 걸리고 2천억 내지 3천억엔의 예산과 수백명의 기술자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이 핵무장을 선언하더라도 곧바로 핵무기를 개발 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 문건에서 전문가들은 일본이 핵무기를 개발해야할 것인 지의 여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일본이 핵무기 전용 가능한 플루토늄을 43톤 가량 보유하고 있고 이를 이용한다면 앞으로 수개월 안에 핵무기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해왔습니다.

이 문건은 특히 우라늄 농축 공장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기술이나 설비가 있긴 하지만 모두 경수로 용이어서 핵무기 연료를 만들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에는 현재 로카시소라 시설과 일본 원자력 연구 개발기구 동해 사무소에 우라늄 농축이나 원자력발전소의 사용이 끝난 핵 연료를 재처리하는 공장이 있긴 하지만 이들 공장에서는 순도 3% 정도의 저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는데다 원심분리기의 잇단 고장으로 단기간에 대규모의 생산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 보고서의 지적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우라늄 농축 공장을 확장하는 것은 비현실적인데다 경수로 사용이 끝난 연료를 재처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일본이 핵무장을 하기 위해서는 핵분열을 일으키는 플루토늄 239를 효율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흑연 감속로를 건설하고 감속로에서 생기는 사용 후의 핵연료를 재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고 이 문건은 결론짓고 있습니다.

산케이 신문은 일본이 핵무장을 선언한다 할지라도 즉각 독자적인 힘으로 북한의 핵 위협을 억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일본 정부의 시오자키 야수히사 고위 대변인은 그같은 문건에 대해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은 핵무기 보유 문제와 관련해 세계 유일의 피폭국이라는 입장 등을 감안해 지금까지 수 십년 동안 핵무기 보유나 제조, 수입을 금지하는 이른바 '비핵 3원칙'을 고수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같은 비핵 원칙 입장은 지난 10월 9일 북한이 처음으로 지하 핵실험을 실시한 이후 심각한 안보 우려가 제기되고 역내 무기 경쟁을 촉발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면밀히 검토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 7월 일본을 강타할 수 있는 탄도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10월에는 지하 핵실험을 감행한 뒤를 이어 일본의 여러 정치인들은 정부에게 핵무기 개발을 고려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 신임 총리가 이끄는 일본 정부는 현행 국내 헌법상 자위를 위해 핵무기는 보유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공식 밝히긴 했지만 기존의 비핵화 원칙을 이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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