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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남북 공동입장에 '독도 그려진 한반도기' 사용 무산


카타르의 도하에서 열린 제 15회 하계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남북한 선수단이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려던 계획이 무산됐습니다. 또 2008년 중국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할 남북한 단일팀 구성을 위해 역시 도하에서 열린 남북한 체육회담은 선수 구성비율을 둘러싼 이견으로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결렬됐습니다. 좀더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제 15회 도하 아시안게임 개회식에서 남북한 선수단이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려던 계획이 무산됐습니다.

아시안게임 개회식이 열린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스타디움에는 북한의 핵실험 강행으로 경색된 남북관계에도 불구하고 남북한 선수단이 공동으로 입장해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국제규모 종합대회에서 8번째 공동입장이라는 전통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남북한의 공동기수 이규섭과 리금숙 선수가 들고 나온 한반도기에는 기대했던 독도가 그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남북한 양측은 개회식에 앞서 열린 체육회담에서 공동입장 때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사용하기로 합의하고 대대적인 홍보를 벌였던 터라 이를 기대하던 사람들의 실망감은 컸습니다.

이에 대해 대한올림픽위원회(KOC)는 “대회조직위와의 의사소통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대한올림픽위원회는 북한측과 개막식 전날 급하게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 사용에 합의하고, 한반도기 샘플을 대회조직위원회에 전달했지만 조직위측의 실수로 기존에 만들어진 독도가 그려지지 않은 한반도기가 개회식 직전에 배포됐다는 것입니다. KOC는 뒤늦게 실수를 발견하고 한반도기를 교체하려 했지만 그 때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KOC 관계자는 “대회조직위로부터 유감의 뜻을 전달 받았고, 폐회식까지는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가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동안 북한은 대외행사에서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를 사용해 왔지만 한국측은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 소지를 우려해 한반도기에 독도를 그려넣는 문제에 대해 소극적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한편 남북한은 이번 도하 아시안게임 기간 중 6개월만에 체육회담을 재개하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할 남북 단일팀 구성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남북한의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참가한 이번 체육회담은 지난달 30일 첫 회담을 시작으로 3일 카타르 도하에서까지 총 다섯 차례 이뤄졌지만 결국 단일팀의 선수 구성비율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문제가 된 선수 구성비율에 대해 김정길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경기력 위주로 최상의 팀을 구성하자고 제의한 반면 문재덕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북측 선수들이 최대한 많이 참가할 수 있도록 5대 5 동수 비율을 고집해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정길 위원장은 “단일팀을 구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며 “서로가 조금씩 양보를 해야겠지만 경기력이 저하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양측은 올해 안에 다시 회담을 갖고 단일팀 구성을 위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남북한 단일팀이 구성될 경우 ‘쿼터확대’등과 관련해 협조할 뜻을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의 <조선중앙텔레비전>은 3일 도하 아시안게임의 주요 경기를 방영했습니다. 중앙 TV는 이날 오후 8시 5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북한의 리철진 선수와 조정철 선수가 출정한 체조경기와 그 밖에 축구와 수영, 하키 경기 등을 해설을 곁들여 녹화중계했습니다.

중앙 TV는 앞서 2일 오후 8시 정규보도 시간에도 아시안게임 개막소식을 전하면서 남북한 선수단의 공동입장 장면을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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