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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방연구원 이창형 박사 - 중국의 이중적 태도, 북핵실험의 원인제공


북한이 지난달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실시한 데는 북한 핵에 대한 중국의 ‘이중적’ 태도도 한 원인이라는 견해가 제기됐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의 이창형 박사는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강경한 원칙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이에 걸맞는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중국은 이제부터라도 국제사회의 책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담에 박세경 기자입니다.

문) 북한 핵실험 이후 중국은 유엔안보리의 대북한 결의에 동참을 했는데요 북한 핵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답) 중국은 지난 10월 9일 북한의 핵실험 발표 직후 2시간 이내에 즉각 전에 없었던 강경한 어조로 북한을 비난했습니다. 중국은 ‘제멋대로’ 행한 핵실험을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성명도 발표했습니다.

중국은 중국 국내적으로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중국의 정책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되고 국제적으로는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중국의 협상력과 중재력을 매우 기대해 왔던 것과는 달리 중국의 한계를 명백하게 노정시키는, 말 그대로 중국의 체면을 여지없이 구긴 결과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국은 유엔안보리와 공동 보조를 취하게 된 것이고 북한 핵실험은 이런 측면에서 중국의 국가전략적 차원에서 시련과 기회라는 두 가지의 의미를 부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련인 까닭은 미국과 일본이 대북제재를 유엔안보리 결의안을 통해 전에 없이 강경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동참하도록 압력을 아주 강하게 넣고 있는 것이죠 또한 기회인 까닭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완충지대로써 북한의 영향이 강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방패로서의 북한이 미국의 대중국 압력을 중화시킬 수 있다는 기대에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문) 중국은 북한 핵실험을 단호히 반대를 하고 있지만 전면적인 대북한 제재에 대해서는 꺼리는 입장이지 않습니까? 이 문제 어떻게 봐야 되겠습니까?

답) 이것이 바로 중국의 전략적인 딜레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 사회주의체제 유지와 김정일 정권 유지를 동일시 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배타적 후견 역할에 어느정도 만족해 왔습니다.

그리고 양국간에는 우호조약 제2조 이른바 자동개입 조항이 현재도 엄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존의 온건론이 지탱할 수 있는 논고(論考)가 되어 왔습니다. 이런 상관성이 중국으로 하여금 지금까지 익숙해져 있는 이중행위에 입각한 정치행위에 의존하게 만들 것이라고 보입니다.

중국 내에서는 북한 핵문제의 해법을 놓고 강경한 목소리와 온건한 목소리 두가지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강경한 목소리는 주로 민간전문가 및 학자들의 견해들입니다. 중국인민대학 교수 ‘쓰인홍’은 북한의 붕괴는 중국의 이익에 오히려 악이 된다.

또 북핵 위기가 시급히 해결되지 않으면 북한에게 시간을 주어 충분한 핵능력을 주게 되며 북한 핵문제로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하더라도 중국은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온건한 목소리는 주로 중국 정부 관료들의 입장으로서 전통적인 대북 우의(友誼)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2003년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북한 김정일에게 경제자립 확보를 위한 노력, 즉 중국식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고 대량살상무기 개발계획 등을 중단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이후에도 중국은 북한의 계속되는 핵카드 놀이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북한에게 식량 원유 등의 경제협력을 제공해 왔습니다. 핵실험 이후 중국내에서 강경론이 힘을 얻는 듯 하지만 아직까지는 온건론의 목소리를 이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문) 중국은 현재 남북한 양국 모두와 수교를 하고 있는 국가이기도 한데요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중요한 국가전략은 무엇이겠습니까?

답) 중국의 한반도전략은 한마디로 현상유지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또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 등을 시종일관 지지해 왔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중국의 국가전략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21세기 중엽에 중등 선진국이 되겠다는 대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경에는 국가 현대화를 완성해 미국과 대등한 수준의 강대국을 건설하고자 하고 있고 이런 측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중국의 경제발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두는 핵심 사안이기도 합니다.

중국은 한반도의 정제 불안정은 바로 중국의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올 뿐 아니라 한반도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과의 긴장고조로 인해서 안보상의 위기에 당면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문)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바람직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답) 중국이 최종적으로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북한의 형태는 핵이 없는 친중 정권입니다. 중국은 아마 이를 만들기 위해서 어떤 전략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을 쓸 것으로 봅니다. 저의 의견은 앞으로 지금 상황에서 과거처럼 한발을 드러누웠다가 빼고 하는 식의 이중적 태도를 보여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중국이 시종일관 반대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제재가 아닌 이상 이제 중국은 국제사회의 책무에 충실해야 된다고 봅니다.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 핵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를 좀더 냉정하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살펴 봐야 합니다. 탈냉전시대에도 북한 중국의 전통적 우호관계 유지는 필요합니다. 또한 북한과 중국의 동맹이 서로 호혜적임은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에게 보편적 선린우호관계의 확대가 특수한 예외적 혈맹관계보다 실리적이라는 점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중국은 전통적인 틀 속에 갖쳐 있는 북중관계를 정상적이고 보편적인 관계로 대체해 나가는데 도움을 얻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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