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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한의 협상의지가 북핵문제의 열쇠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지한 자세와 협상 의지가 북 핵 문제를 푸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미 행정부 당국자들은 28일 6자회담이 재개되면 당연히 한반도 비핵화 문제부터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에 대한 미국의 시각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26일 워싱턴의 보수성향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에서의 강연에서 북한 핵실험 이후 미국의 대북한 기본정책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결의 이행과 동북아시아 국가들과의 전략적 관계 강화, 북한의 핵 확산 방지 수단 강화, 세계 비확산 체제의 역동성 유지, 그리고 6자회담 재개 등 5개 정책을 포괄적으로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같은 대북정책 기조에 맞춰 북한 핵계획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폐기와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핵사찰 재개 등이 이뤄질 경우 경제지원과 관계개선, 평화협정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28일 이같은 미국의 입장이 확고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최근 중국 시사잡지 <환구인물>과의 회견에서 6자회담이 재개되면 당연히 한반도 비핵화 문제부터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자세가 진심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보기 원하며 협상장에서 북한으로부터 비핵화 약속을 조속히 얻어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6자회담 재개 시기에 대한 세간의 과도한 관심을 경계하며 “중요한 것은 세심한 준비이며 그런 후에 협상에 들어가야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역시 28일 서울의 명지대학교에서 가진 강연회에서 “6자회담이 재개되면 북한은 핵 폐기와 관련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미국은 말 뿐 아니라 행동을 필요로 한다며 북한이 핵무기 폐기에 진지하게 임한다면 미국도 진지하게 한국전쟁의 종전 선언을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어 북한의 비핵화라는 전제조건 아래 평화협정을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미국과 일본이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에 3개항을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28일 일본 정부가 북한에 10월 핵실험에 대한 사과와 재실험의 무기한 중단, 북한 내 모든 핵시설에 대한 신고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속한 핵사찰, 그리고 6자회담 공동성명을 일정기간 안에 이행하도록 요구하기로 했다면서 미국도 이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요미우리 신문>은 특히 일본 정부가 북한의 공동성명 이행 여부를 검증하기 위한 이른바 ‘핵포기 로드맵’제의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앞서 일본의 <NHK 방송>은 지난 18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별도로 만난 미국과 한국, 중국 등 3개국 정상이 핵사찰 수용 등 북한의 핵개발을 포기시키기 위한 5개항에 합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한편 한국의 한 언론은 최근 미국의 힐 차관보가 지난 20일과 21일 베이징에서 가진 중국 당국자와의 회동에서 6자회담이 재개될 경우 구체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몇 가지 방안들을 제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언론은 미국이 5개 실무그룹의 운용 방안을 제시했다며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대한 금융제재와 비핵화, 북미 관계 정상화, 대북에너지 지원, 그리고 동북아시아 평화 문제 등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적지 않은 북한 전문가들은 6자회담 재개와 관계 없이 협상 진전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북한은 6자회담을 군축회담장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고 미국은 북한의 선 핵포기라는 기존 입장을 확고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매듭이 쉽게 풀릴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의 힐 차관보 역시 중국 시사잡지 <환구인물>과의 회견에서 협상에 큰 장애물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북한, 중국과의 3자 회동에서 미국은 북한을 핵국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솔직히 밝혔으나 북한은 핵국가로 먼저 인정받은 후 핵무기 통제 협상을 하고 싶어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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