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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장관 방중과 탕자쉬안 위원 방북 … 북핵문제 대화국면 맞나?


북한의 핵실험과 뒤이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한 제재결의안 채택 직후 중국 정부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탕자쉬안 국무위원은 20일 자신의 방문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베이징을 방문한 콘도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나온 탕자쉬안 국무위원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의 위기해소 노력이 성과를 거둔 것이라며 조심스런 낙관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좀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라이스 장관은 서울 방문을 마치고 베이징에 도착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리자오싱 외교부장 및 평양에 특사로 다녀온 탕자쉬안 국무위원 등 고위급 지도자들과 잇따라 회담했습니다.

중국 정부 지도자들은 이 자리에서 6자회담 재개를 통한 북한 핵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고, 라이스 장관은 이에 공감하면서도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행위를 막기 위한 안보리 결의안의 강력한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리자오싱 외교부장과의 회담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불법적이고 위험한 물질을 이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안보리의 제재결의를 전면적으로 이행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또 북한은 아무런 조건없이 6자회담에 즉각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후진타오 주석과 부쉬 대통령 모두 북한 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면서 자신은 리자오싱 외교부장과 6자회담을 통한 협상의 길을 열어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라이스 장관과의 면담에서 나온 탕자쉬안 국무위원의 발언입니다. 탕자쉬안 국무위원은 자신의 평양 방문이 “다행스럽게도,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리자오싱 외교부장은 탕자쉬안 특사의 방북으로 “북한과 중국과의 상호이해가 증진됐다”고 밝혔습니다.

탕자쉬안 위원과 리자오싱 부장의 이같은 발언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조심스런 낙관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남한의 연합뉴스는 익명의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일 위원장이 탕자쉬안 특사에게 추가 핵실험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남한의 일부 언론은 특히 김 위원장이 탕 특사에게 지난 9일의 핵실험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이같은 보도내용은 아직 공식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도가 사실이라면 추가 핵실험 가능성은 낮아진 반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새로운 대화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원자바오 총리는 라이스 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가 기로에 놓여 있다면서 “외교와 대화 이외의 다른 선택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원 총리는 북한이 어느 길을 택하든 동북아시아 및 세계의 평화, 안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면서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한편 중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의 대북한 제재결의안 이행과 관련해 라이스 장관에게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라이스 장관과 리자오싱 외교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에 대해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안보리 제재의 전면적인 이행에 초점을 맞춘 반면 리자오싱 부장은 협상을 통한 북 핵 문제 해결을 강조했습니다. 리 부장은 그러나 ‘중국은 늘 그랬던 것처럼 유엔의 회원국이자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와 관련해 중국은 북한이 추가로 핵실험을 하고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수 주 안에 대북한 석유공급을 단계적으로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중국 지도부와 석유공급 감축방안을 논의했다는 중국 정부 관리와 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베이징 방문 중 후진타오 주석과 탕자쉬안 국무위원 등으로 부터 김정일 위원장의 의중에 대해 좀더 정확히 파악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며칠 사이에 나오는 라이스 장관의 발언은 중국측으로 부터 간접적으로 전달받은 김 위원장의 제의에 대한 미국측의 답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라이스 장관은 21일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방문국인 러시아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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