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은 지금] 중남미계 이민자의 고향송금 올 한해 450억 달러로 추산


미국이 드디어 인구 3억명 시대를 맞았습니다. ‘이민의 나라’라는 명성 답게 세계 각 국으로부터의 꾸준한 이민자 유입은 인구 증가의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멕시코 등 중남미 아메리카 출신들은 신규 이민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최근 이들이 본국에 보내는 돈의 액수를 조사한 흥미로운 통계를 알아보겠습니다.

문: 이번에 발표된 자료는 이민자 중에도 중남미계 출신들에 대해 조사했다죠?

답: 네, 그렇습니다. 이번 조사는 미국 마이애미의 설문조사 단체인 IDB란 곳에서 실시한 것인데요,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자신의 고향으로 보내는 돈의 액수에 대한 통계를 냈습니다. IDB는 이를 위해 합법 이민자는 물론이고 불법 이민자 등 중남미 출신 2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문: 흥미로운 주제인데요, 결과는 어떻습니까?

답: 중남미 이민자들이 본국으로 송금하는 액수는 최근 수 년간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IDB에 따르면 올해 미국 전역에서 이들이 본국으로 보내는 액수는 총 4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불과 2년 전에 비해서 51%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문: 중남미계 이민자들 중에는 국경을 넘어 불법으로 미국에 들어온 사람들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고, 특히 이민자로서 미국에 정착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450억 달러라면 상당한 액수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특히 전체 송금액의 40%는 불법이민자들이 고향으로 보내는 돈입니다. 이들은 미국에서 오래 산 사람들보다는 당연히 적은 돈을 벌지만, IDB에 따르면 대부분 첫 임금을 받을 때부터 본국에 돈을 보낸다고 합니다.

물론 이들이 상대적으로 저임금을 받는다고 해도 본국에서 보다는 훨씬 많은 수입을 올리는 것이 사실인데요, 중남미계 이민자들은 평균적으로 미국의 첫 직장에서 자신이 본국에서 벌던 수입의 6배 이상을 번다고 합니다. 이민자 한 사람이 매달 고향에 보내는 돈도 평균 300달러로 적지 않은 액수입니다.

문: 본국으로 보내진 돈은 보통 남겨진 가족이나 친지를 부양하는데 쓰이겠죠?

답: 그렇습니다. 특히 중남미계 이민자들 중 상당수는 본국보다 일거리가 많고 또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미국을 ‘기회의 땅’으로 활용하고 있고, 이렇게 번 돈을 남겨진 가족에게 보냅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정착한 후 가족을 초청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죠.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 지역에서는 미국에 간 가족이 돈을 보내오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도 하구요.

중남미계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송금업을 하는 업체의 TV광고를 보면 이들의 이런 정서를 잘 확인할 수 있는데요, “고향의 어머니에게 돈을 보내지 않으면 당신은 불효자”라는 것이 광고 캠페인의 주제라고 합니다.

문: 이번 조사에서 또 눈에 띄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입니까?

답: 중남미계 이민자들의 분포가 미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IDB 통계에 따르면 10여년 전만해도 송금 장소가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 등 전통적으로 중남미계가 많은 5-6개 주에 집중됐지만, 지금은 미국 51개 주 구석구석에서 송금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지난해 미국 인구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중남미계 이민자들은 미국 전체 인구의 6.6%, 이민자 인구의 절 반 정도를 차지합니다.

문: 중남미계 이민자들의 분포는 주로 어떤 흐름을 따라 확산되고 있나요?

답: 이들이 일자리를 찾아서 미국에 온만큼 도시 개발, 산업 프로젝트 등 취업 기회가 느는 곳에는 어디나 중남미계 이민자들의 증가세가 뚜렷합니다. 또 과거에는 이들 이민자들이 일단 캘리포니아 등 중남미계가 많은 지역으로 와서 정착한 후 다른 도시로 떠나는 경향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아예 본국에서 일리노이나 펜실베이니아 등 중남미계에게 다소 낯선 지역으로 곧장 유입되는 이민자들의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여름 허리케인으로 큰 수해를 입은 뉴올리언스도 중남미계 이민자들이 집중되는 지역입니다. 도시 곳곳에서 정부나 민간 차원의 대형 복구 사업이 진행되며 건설 인력이 크게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조사에서도 뉴올리언스가 속한 루이지애나 주에서는 모두 2억달러의 돈이 보내져서, 2004년에 비해 2.4배나 증거한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루이지애나 지역 복구사업에 투입된 인력의 절반이 중남미계 이민자이고 또 이들의 절반 이상은 불법으로 미국에 와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