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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북 특사 파견과 북-중 접경지역 분위기


북한 핵실험 열흘째를 맞아 동북아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북 제재 결의안의 수위를 낮추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중국이 어제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특사를 평양에 파견해, 북한과 미국 사이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중재에 다시 나서고 있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베이징의 온기홍 통신원을 통해 알아봅니다.

문: 중국의 특사가 어제 평양에 들어가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군요. 중국 정부도 특사 방북에 대한 공식 발표를 했나요?

답: 네. 미국과 러시아를 특사 자격으로 방문했던 중국 탕자쉬앤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어제(18일) 평양을 방문한 데 이어,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탕자쉬안 특사가 평양을 방문한지 하루가 지난 19일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탕자쉬안 특사의 방북에는 다이빙궈 외교부 상무부부장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의 자격으로) 동행했고, 6자회담 중국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도 함께 갔습니다.

중국 외교부 류젠차오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탕자쉬안 국무위원이 어제 평양에 도착했다"면서 "김정일 위원장은 오늘 오전 탕 국무위원과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문: 탕자쉬안 중국 특사가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서 전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메시지 내용이나 의견 교환 내용이 알려졌습니까?

답: 아직까지 그와 관련한 내용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 류젠차오 대변인은 탕자쉬안 특사가 김정일 위원장에게 후진타오 주석의 구두 메시지를 전하고 한반도 정세에 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류젠차오 대변인은 후진타오 주석의 메시지 내용과 김정일 위원장의 반응, 양국 간에 어떤 합의가 도출됐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류젠차오 대변인은 "이번 방문이 한반도 정세에 중대한 변화가 생긴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쌍방이 한반도 정세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문: 탕자쉬안 중국 특사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난 것이 북핵 사태 해결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요?

답: 네. 일단 김정일 위원장이 탕자쉬안 중국 특사 일행을 예상보다 빨리 면담한 것을 놓고 볼 때, 북핵 사태 해결 전망을 밝게 하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이곳 분석가들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탕자쉬안 중국 특사가 김정일 위원장에게 후진타오 주석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북한의 자제와 함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하고, 이를 김정일 위원장이 수용할 경우, 북핵 사태의 조기 수습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 사이에 극도의 긴장이 조성된 상황이어서 극적이 대타협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부총리급인 탕 국무위원을 특사로 북한에 파견한 가운데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20일부터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어서, 중국을 매개로 북미간 입장교환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 화물검색 등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의 이행 방식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이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나요?

답: 네.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를 둘러싸고 해석을 달리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는데요,

류젠차오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유엔 제재 결의를 그 정신에 따라 모든 당사국이 균형된 방식으로 충실히 이행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필요가 하지만, 특정 국가가 대북한 제재 조치를 의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같은 중국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은 20일 베이징에 도착할 예정인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중국관리들과 만날때 약간의 의견마찰이 있지 않을 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또 중유와 식량 등 대북 원조의 감축이나 중단을 통한 제재 문제와 관련, 류젠차오 대변인은 북한 주민의 생활여건개선을 돕기 위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라면서 이를 대북 제재의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표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화물검색 등 유엔 안보리 결의의 이행 방식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내일(20일) 중국을 방문하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베이징에서 북한을 제외한 5자 외교장관 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확인을 했나요?

답: 류젠차오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을 제외한 5자 외교장관 회담 베이징 개최설의 진위여부에 대해 "그런 소식을 들은 바 없다"면서 "중국은 줄곧 6자회담의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해 ‘5자 외교장관’ 개최설을 일축했습니다.

한편, 류 대변인은 중유와 식량 등 대북한 원조의 감축 또는 중단을 통한 제재 문제와 관련, 북한 인민의 생활여건개선을 돕기 위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라 말하면서, 중국은 이를 대북 제재의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문: 유엔의 대북 제제 결의 이후, 북-중간 교역이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는 중국 단둥 현지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 네. 북한과 중국간 교역물자의 80퍼센트 가량이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단둥에서 대북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단둥에서는 일부 외국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것과 같은 긴장 분위기를 조성되지 않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중국 단둥 세관의 경우, 북한으로 가는 화물에 대한 검색을 이전보다 강화했지만, 저지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올해로 6년째 단둥에서 북한과 정보통신 공동 개발 및 교육사업을 벌이고 있는 하나프로그램센터의 한국측 담당자인 조한민씨는 오늘 “북한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중국 단둥에서는 (북한의 핵실험 이후) 일부 은행에서 대북 송금이 잠정적으로 중단되고 단둥 세관에서 (북한으로 오가는) 화물검색이 강화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단둥 현지 분위기는 핵실험 이전과 비교해 별차이 없이 평온한 모습이고,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압록강철교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북한의 화물차량이 운행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조한민 하나프로그램센터 한국 담당자) “북한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중국 단둥에서는 대북 송금이 잠정적으로 중단되고 단둥 세관에서의 화물검색이 강화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단둥 현지 분위기는 핵실험 이전과 비교해 별차이 없이 평온한 모습이고,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압록강철교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북한의 화물차량이 운행되고 있습니다.)”

문: 아직까지는 별다른 조짐은 없는 것 같군요. 북-중 접경지대에 있는 통상구역은 어떻습니까? 폐쇄된 곳은 없습니까?

답: 네. 북한이 랴오닝성 둥강(동항)과 상허커우(상하구), 지린(길림)성 투먼(도문) 등 3개 통상구를 폐쇄했다고 중국의 일간신문 환구시보가 19일 단둥 현지 르포 기사를 통해 전했습니다.

환구시보 보도에 따르면, 단둥과 함께 몇몇 비공식 소규모 통상구에서는 여전히 북-중 간의 통상이 가능하지만, 북한이 핵실험 후 둥강, 투먼, 상허커우 등 3개 통상구를 폐쇄하는 바람에 현재는 단둥이 유일한 개방 통상구로 남아있다고 전했습니다.

문: 중국인들의 북한관광도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중국 일간지 환구시보의 19일자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단둥 현지 여행사 관계자 등의 말을 인용,) 단둥을 통한 북한 관광길의 경우 이미 지난 8월 중순부터 막혀 내년 4월이나 돼야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또 현재로서는 북한에 가는 방법은 상업시찰단에 참여하는 수 밖에 없고, 이 경우도 목적지는 평양으로 제한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통상 겨울철로 접어드는 매년 10월 이후 관광을 일시 중단해 왔는데요, 올해는 막심한 태풍 피해 때문에 관광객 '접대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8월 이후 중국측 여행사에 관광객 쿼터 추가 할당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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