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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북핵 추가 실험 여부 놓고 세계가 논란


미국 내 화제가 되는 현안과 관심사를 살펴 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오늘은 윤국한 기자가 함께 합니다.

문: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실시한 이후 주변국들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이에 대처하기 위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9일 나온 북한의 핵실험 발표 이후 계속 진행되고 있는 핵심 쟁점들이 어떤 것인지 먼저 살펴볼까요?

답: 가장 큰 관심사는 아무래도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실시할 것인지 여부입니다. 북한이 그들의 발표대로 실제로 핵실험을 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의 혈맹인 중국이 핵실험에 대한 응징이 있어야 한다고 밝힌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대북한 제재결의안에 어느 수준까지 동의할 것인지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부쉬 행정부의 대북한 정책 실패를 둘러싼 공화당과 민주당 간의 정치공방이 벌어지고 있고, 남한에서는 대북한 포용정책의 지속 여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상태입니다.

문: 추가 핵실험은 남한의 김승규 국가정보원장의 발표로 그 가능성이 처음 제기된 것으로 압니다. 현재 이와 관련해 특별한 움직임이 있습니까?

답: 김승규 국가정보원장은 북한의 핵실험이 이뤄진 당일 국회 보고를 통해 함경북도 풍계리에서 30~40명에 이르는 인원과 차량의 움직임이 포착됐다며 추가 핵실험이 이뤄질 가능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움직임이 계속 관측되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11일 외무성 대변인의 성명과 정권 2인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위원장의 회견을 통해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외무성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이 주도해 이뤄지고 있는 유엔 안보리 제제 결의안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면서 “미국이 계속 압력을 가중시키면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해 연이은 물리적 대응조치를 취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남 위원장도 일본 교도통신과의 회견에서 핵실험을 계속할 것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미국의 정책동향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국제사회나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제로 추가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답 미국과 일본, 남한 등은 현재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도록 강력한 경고를 발령하는 한편 추가 실험이 현실화할 경우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나라들은 현재 모든 가용 장비와 기술을 동원해 추가 핵실험을 탐지하는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일본의 일부 언론이 11일 북한 추가 핵실험을 했다고 오보를 낸 것은 이처럼 신경이 곤두선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에 대해 제각각 다른 견해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 중 안보 분야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인, 스트래트포 닷컴은 분석기사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 준비 움직임은 쇼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마치 추가 핵실험을 할 것인양 제스처를 취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대처를 지연시키고 아울러 단호하고 신속하면서 단합된 대응을 어렵게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똑같은 형태의 폭발을 두 차례 실행해 빈약한 자원을 낭비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이 것 역시 어디까지나 분석일 뿐 북한의 행동을 합리적으로 예측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문: 그런데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을 했는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의 핵실험 발표와 관련해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리히터 지진계로 4.2 강도의 폭발이 함경북도 김책시에서 북쪽으로 6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일어났고 폭발 위력은 TNT 1천t보다 약한 규모였다는 사실입니다.

논란은 바로 이 폭발 위력과 관련해 벌어지고 있습니다. 통상 핵실험의 폭발 위력은 1천t을 크게 웃도는데 이번의 경우 지진파 자료 분석결과 위력이 수백t에 불과했고 심지어 2백t이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폭탄의 위력이 1만2천t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의 북한 핵실험은 당시와 비교해 최대 60배나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량의 재래식 폭발물로 핵실험을 위장했을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력한 것은 북한이 실제로 핵실험을 했지만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견해와, 북한이 소형이면서 진전된 핵장치 제작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워싱턴 소재 과학국제안보연구소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씨는 북한이 미사일 탄두에 장착할 수 있도록 핵무기를 최소화했을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션 맥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북한이 발표대로 실제로 핵실험을 했다는 가정 아래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동해 상공의 대기 중 분진을 채취해 조사한 결과 11일 현재까지는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문: 북한의 핵실험으로 공화당과 민주당은 대북한 정책을 둘러싼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요, 중간선거를 불과 4주 앞둔 시점에 미국 국내정치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1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임 클린턴 행정부 당시인 1990년대에 이뤄진 북-미 기본합의는 잘못된 것이었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양쪽은 당시 북한이 핵무기 개발 계획을 동결하기로 하고 대신 미국은 북한에 핵 발전을 위한 경수로 2기와 중유를 제공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 합의는 이후 지켜지지 않았고, 북한은 플루토늄 외에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에 나선 것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앞서 2008년 대선의 민주당 후보로 꼽히고 있는 힐라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부쉬 행정부의 대북한 정책은 실패했다면서 이에 대해 철저히 재검토할 고위 관리를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클린턴 행정부 당시 대북 조정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도 워싱턴포스트 신문 기고문에서 지난 6년 간 부쉬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강력한 경고만 남발하고 실제로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이상한 정책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민주당은 부쉬 대통령이 핵 문제와 관련해 임박한 위협으로 드러난 북한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핵을 보유하지 않은 이라크를 공격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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