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법에 의거해 미국에 처음 도착한 탈북자 6명가운데 적어도 절반 이상이 북한이나 중국에서 미국의 소리 등 외부 라디오 방송을 청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방송의 힘을 강조하면서 외부 정보와 폐쇄된 북한 인민에게 진실의 목소리를 전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탈북자들을 만난 김영권 기자와 자세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엠씨: 탈북자들이 23일 로스엔젤리스에서 첫 기자회견을 갖을 예정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5일 미국에 도착한 탈북자들은 뉴욕, 뉴저지주를 거쳐 이곳 워싱턴에서 일주일가량 머문뒤 지난주말부터 로스엔젤리스에서 미주 한인 교회 연합 (KCC)의 후원아래 바쁜 일정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과연 어디에 정착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고 계시는데요.
정착 과정은 탈북자의 자립 능력과 환경에 따라 미국 국무부와 미국내 민간 난민 자원 봉사 단체 (VolAgs), 그리고 탈북자들이 함께 협의를 해 결정하지만 미국은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정착지를 선택하고 옮겨다닐 수 있는 권리는 탈북자 본인들에게 있습니다.
탈북자들의 중국 탈출에서부터 현재까지 모든 과정을 돕고 있는 기독교 선교단체 두리하나 선교회 대표 천기원 목사는 최근 저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뉴욕의 지인들이 주택 제공등 탈북자들을 섬기는데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고 탈북자들도 거의 결심을 굳힌만큼 첫 정착지는 뉴욕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엠씨: 탈북자들을 만나서 외부 방송에 관해 대화를 나눴는데 방송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탈북자들은 외부방송을 들은 느낌에대해 이구동성으로 “진실함이 뭍어있다!” “ 억양이 매우 부드러워 듣기 재미있다” “현실의 고통속에 좌절해있는 자신들에게 용기를 줬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과 나눈 대화들을 직접 들어보시죠. 우선 컴퓨터에 능하고 단순한 영어까지 구사하는 20세의 다니엘씨에게 북한에서 외부 방송을 들어본 경험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다니엘: “ KBS, 극동 방송 2개 들어봤습니다. 아무리 단속이 심해도 파수군 10명이 도적하나 못잡는다는 말 있지 않습니까? 중국과 접경지역이 많은 만큼 그런 반도체들(라디오 등 매체) 이 다 들어오죠. 청진이고 함경남도고 다 들어가 있습니다. 말을 안해서 그렇죠. 그런것을 밤에 몰래 듣죠. 사람이 못듣게 하고 못 보게 하면 더 궁금해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밤이면 몰래 주파수 맞춰 듣죠.
기자: 그럼 북한에서 직접 들어봤습니까?
데니엘 : 예
기자: 느낌이 어떤가요?
데니엘: “한국 사람들이 말하는 것이 액센트가 재미있지 않습니까? 말들을때 기분이 영 좋습니다. 그리고 북한에서는 북한이 혁명적인 어투를 넣고 좀 딱딱한 느낌이 있는데..한국사람들은 방송이 좀 부드럽고 틀이란게 없고, 격식같은게 없고 자연스럽게 말하고,,,진실한것 같습니다. 숨김 없이 그대로 나라안의 부끄러운 모습까지도 뉴스로 나가는 것을 보고 진실이란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자: 그런 뉴스를 들으면 진실이란 느낌이 드나?
데니엘: 북한은 대형사고나 살인사건, 강도범들이 나타나는 것은 뉴스에 나오지 않고 좋은 면만 나옵니다. 그러나 한국 등 외부 방송의 뉴스를 들으면 어디에서 폭설로 인해 교통이 마비됐다던가 교통사고, 살인 사건, 마약 밀매 등 나라안의 부끄러운 모습까지도 전세계로 공개되는 것을 보면서 아! 매스컴이 진실된 면이 있다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오미: “북한 (매체) 에서는 잘한 것만 내보냅니다. (예를 들어) 국제 운동 경기에서 진 소식은 전혀 뉴스에 나오지 않습니다. 오직 1등하고 금메달을 따야 (뉴스에) 나옵니다. 이긴것만 나오지 진것은 볼 수 없습니다. 그저 사회주의가 제일이고 우리나라가 제일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죠.”
엠씨: 긍정적인 소식뿐 아니라 사고나 재해 또 범죄, 비리 등 부끄러운 소식을 가감없이 그대로 내보내는 모습을 통해 방송이 진실임을 느꼈다! 선전에 익숙한 북한 주민들도 결국 진실과 왜곡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력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대북 지원 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북한의 많은 주민들은 더이상 정부의 방송를 그대로 믿지 않는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남한의 대북 지원 단체인 <좋은 벗들> 5월호 소식지는 최근 이같은 소식을 다루면서 북한 공식 매체들은 ‘김정일 국방 위원장의 영도 아래 많은 발전소와 공장, 기업소가 개편 확장되고 식료 가공 공장이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도하지만 주민들은 보도만 들으면 살 것 같은데 왜 눈에는 보이지 않는가라며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말은 무성한데 실질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은 없고 생활도 그대로이기 때문에 정부 매체의 선전이나 보도를 신뢰하는 주민들이 많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엠씨: 방송 내용도 그렇지만 앞서 탈북자 다니엘씨가 말했듯이 방송 어투에도 북한 사람들이 상당히 호감을 느끼는것 같습니다.
기자: 네 북한의 방송은 주로 정부의 성과를 선전하거나 강요하는 내용이 많기 때문에 매우 딱딱하고 일정한 틀을 벗어나지 않는데 비해서 남한 등 외부 방송은 부드럽고 듣기 편하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공통된 생각이었습니다. 15세의 어린나이로 강제 결혼, 그리고 북송과 재탈출을 여러번 반복하며 큰 고통을 받았던 20세의 찬미양은 북한과 외부 방송의 차이점을 직접 연기를 해가며 재미있게 설명했습니다.
“북한에서는 방송 보도할때 악센트가 어떻게 나오냐면..제가 직접 보여드릴께요. (연기를 하며)< 우리당과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 제 8호 군부대를 시찰하시었습니다! > 이렇게 악센트를 높이는데 남한은 이야기 하는것은 남자가 처녀를 녹이듯이 말을 부드럽게 합니다. 예를 들어 <없어요?> 하고 물으면 <“없어요 괜찮아요~~’> 이렇게 하는데 북한은 괜찮다! 일없다!! 이렇게 악센트가 나옵니다.
기자: 개인적으로 어떤것이 마음이 드십니까?
찬미: (부드러운 것이 좋아요) 보통 북한 사람들은 먹지 못해 눈과 머리에 신경만 껄떡 차서 살랑살랑 지나갈수 있는 말도 <그런것은 우리집에 없소! 가오! 가소!!> 이렇게 하는데 한국에서는 (부드럽게) < 아버님 가세요. 돌아오셨어오? 안녕하셨어오?> 이렇게 말합니다. 굉장히 재미있어요.”
엠씨: 표현을 참 재미있게 하는군요
기자: 그렇죠. 탈북자들은 이렇게 미국에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미국에 처음 도착한 탈북자들뿐 아니라 9천여명이 육박한 남한의 탈북자들 역시 외부 방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최근들어 미국 정계에서도 북한을 실질직인 변화 모색을 위해서는 외부 라디오 방송의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이곳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자유 주간에서는 국무부의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 인권 특사,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 칼 거슈먼 미국 민주주의 진흥 재단(NED) 회장 등 수 많은 인사들이 외부 정부의 중요성을 강조했었습니다.
레프코위츠: “북한의 인권 개선책 가운데 하나로 특별히 대북 방송의 확대가 필요합니다.”
로이스: “과거 폴란드등 동구 공산 유럽에 대한 방송이 민주화에 기여했듯이 우리는 이제 대북 방송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거슈먼: “가장 중요한 우선 수위는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정보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북한 정권은 주민들에 대한 정보 통제로 체제를 유지하고 있기때문입니다.”
기자: 또한 최근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열린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은 북한에 대한 외부 방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국경 없는 기자회의 빈센트 브로셀과 아시아 태평양 담당자 등 외국 언론인들과 평양 출신의 탈북자이자 피아니스트인 김철웅씨의 말을 잠시 들어보시죠.
브로셀: “국제사회는 대북 라디오 방송을 촉질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김철웅: “북한 사람들에게 가장 적합한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은 라디오를 통한 즉 단파 방송을 통한 교류가 최고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최근 미국 국무부의 제이 레프코위츠 대북 인권 특사는 미국의 대북한 방송의 질과 양을 올해 안에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민간 단체의 대북 방송도 탈북자들이 직접 운영하는 자유 북한 방송과 남한의 북한 민주화 운동가들이 운영하는 열린 북한 방송과 자유 조선 방송등 3곳으로 증가한 상태입니다.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주요 개선책가운데 하나로 방송을 지적하고 있는만큼 앞으로 북한에 대한 외부 정보 전달 활동은 앞으로 이모저모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