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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일부 한국 언론보도 표현 문제 삼아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한때 지연


북한이 금강산에서 열리고 있는 제 13차 남북 이산 가족 상봉 행사에 관한 한국 언론들의 보도 표현을 문제 삼으면서 행사 이틀째인 21일 일정이 한때 차질을 빚었습니다.

제 13차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 이틀째인 21일 ,북한이 일부 한국언론의 보도 표현을 문제 삼아 행사를 지연시킴에 따라,오전에 이루어질 예정이었던 개별 행사가 오후로 지연되는 등 행사 일정이 한때 진통을 겪었습니다.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인 20일, 이산가족 전체 상봉이 있은 후 한국 MBC방송사가 지난 1969년 나포된 신성호의 선원 올해 76세의 최문석씨와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부인 서순애씨와의 상봉 장면을 위성 뉴스 시스템으로 송출하려 하자, 보도 내용에 나포라는 표현이 사용됐다며 송출을 차단했습니다.

북한은 또, KBS, SBS등 한국 언론들의 보도내용에 납북자나 나포등의 단어가 사용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의 한 방송사는 [납북] 이라는 단어 대신 [북으로 사라진] 이라고 바꾸어 송출을 시도했으나 북한은 이마저 막은 것으로 한국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이뤄진 이산 가족 행사에서도 납북 어선 동진호 어부들에 관한 한국 방송사의 보도 내용중 납북자라는 표현을 문제 삼아 송출을 중단시킨 바 있습니다.

북한은 상봉 행사를 진행하는데는 동의하지만 SBS와 MBC의 취재는 계속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같은 북한측의 조치에 대해 한국 공동취재단은 특정사에 대한 취제 제한은 공동 취재단 전체에 대한 취재 제한이라며 집단으로 취재를 거부하는 사상 초유의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이산 가족들은 21일 오전 해금강 호텔에서 개별 상봉및 점심식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이후 남북한 당국자들간의 협의를 거쳐 상봉 행사는 오후 들어 정상화됐으며 공동 중식과 삼일포 참관, 개별 상봉등이 예정대로 진행됐다고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의 일부 언론들은 북한의 이번 태도와 관련해 한국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국민일보는 사설을 통해, 한국이 국제적으로 북한의 방패막이 노릇과 경제적 원조자 역할을 해왔음에도 북한의 한국 무시하기 처사가 갈수록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특히 북핵 6자 회담과 관련,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을 한반도 문제 해결의 동등한 동반자로 여기지 않는 듯한 북한의 행태를 지적하면서 정부 당국의 올바른 대북한 태도를 촉구했습니다.

또다른 한국의 언론들도, 북한의 이번 처사는 취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면서 엄연한 사실인 납북자 문제를 가지고 시비를 거는 것은 한국언론들을 길들이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 언론은 또한, 이산가족들의 사무친 한을 고려할 때 일정은 일정대로 진행하고, 문제제기는 따로 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흘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이번 제 13차 이산 가족 상봉행사는 내일 22일로 모두 마무리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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