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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인권상황 열악한 나라” – 미국 국무부 인권보고서


미국 국무부는 8일 북한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인권상황이 열악한 나라라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8일 발표한 2005년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은 인권침해가 가장 심각하며 좀처럼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나라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무부의 2005년도 국제 인권보고서가운데 북한관련 부분을 자세히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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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의 인권보고서는 전세계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을 목표로 매년 발표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25쪽 분량의 북한 관련 항목에서 "북한의 인권기록은 여전히 극도로 열악하며 계속해서 수많은 심각한 인권 학대사례가 저질러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지난 수 년 간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미뤄볼 때 북한에는 주민들이 정부를 교체할 권리가 없고 법 절차를 무시한 처형과 실종 사례가 빈번하며 자의적 구금이 행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교도소의 상황은 수감자들의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가혹하며, 고문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여성 수감자들의 경우 강제 낙태가 실시되고 아기를 낳으면 강제 살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에는 독립적인 사법기구가 존재하지 않고 따라서 공정한 재판은 기대할 수 없으며 표현과 언론, 집회 및 결사의 자유는 거부되고 있고 정부가 모든 정보를 통제하며 종교와 이동의 자유 또한 찾아볼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밖에 북한을 탈출했다 송환된 사람들에게는 가혹한 처벌이 따른다는 보고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가장 두드러진 인권침해로는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처벌을 꼽을 수 있습니다. 국무부 보고서는 정권 반대자들에 대한 처벌은 자의적인데다 불법 처형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지난 수년 간 나온 탈북자들의 보고를 보면 북한은 정치범과 정권 반대자들, 일부 송환된 탈북자들, 간첩 혐의를 받는 군인들과 김정일에 대한 반대 음모자들을 처형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4년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새 형법을 마련해 모반과 기밀누설 등 4대 중대 반역범을 사형에 처하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처형은 실제로는 더 광범위해게 이뤄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밖에서 활동하는 종교 및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중국 국경을 넘어 외국인들과 접촉한 북한인들은 감옥에 갈 뿐 아니라 때로는 처형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강제송환된 탈북자들의 경우 과거에 비해 처벌의 가혹성이 덜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탈북자들은 지난 2004년 임신한 여성 수감자들이 강제낙태를 당하고 아기들은 수용소에서 태어나자 마자 숨지게 한 사례를 전했으며 수감자들은 계속 구타와 질병, 기아 등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또 북한에서는 정부에 의한 실종 사례가 많다면서 탈북자들의 말을 빌어 지난 몇 년 간 정치범으로 의심이 가는 사람들이 자주 보안요원들에 의해 집에서 끌려가서는 재판 없이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됐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정부는 아무런 제약없이 마구잡이로 주민들을 구금하고 수감한 뒤 이를 가족들에게도 알리지 않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일반인들의 경우 외국인들과 자유롭게 어울릴 수 없으며, 국제사면위원회는 최근 외국인들과 교류했던 주민 상당수가 실종된 사실을 보고했다고 국무부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이밖에 북한 형법은 고문이나 비인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지만 많은 소식통들은 실제로는 이런 일이 계속 자행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고문은 일상적이고 혹독하며 가혹한 구타와 전기충격, 오랜기간 방치 외에 공개적인 장소에서 발가벗겨 세우는 등의 수치감 주기, 그리고 일어서거나 누울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독방에 수주 동안 가둬두는 행위 등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북한에는 약 15만에서 20만명이 정치적 이유 등으로 인해 수감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비정부기구와 탈북자 및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북한에는 몇 가지 형태의 수용소가 있으며 특히 정치범 수용소는 별도로 존재한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북한 정권은 줄곧 이같은 수용소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국무부 보고서는 북한은 최근 몇 년 간 수용소의 수를 20개에서 10개 정도로 줄였다는 보도가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이는 수용소를 통합한것일 뿐 수감자 수는 줄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정치범 수용소의 상황은 특히 혹독해서 많은 수감자들이 살아남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들에게는 극소량의 음식만이 제공되고 의료보호는 거의 없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 정부는 인권 감시요원들이 감옥이나 구금시설을 검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어떤 형태의 인권침해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측 대표는 지난 2001년 유엔 인권위원회 보고에서 북한의 인권침해에 대한 보고를 반박하면서 자신들에 대한 문제제기는 적대적인 세력들이 주권을 침해할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밖에 북한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를 심하게 제약하고 있으며 정부와 관계를 맺고 당국의 공인을 받은 단체의 감독을 받는 경우에 한해 종교행사가 허용됩니다. 따라서 북한에는 진정한 종교의 자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국무부는 밝혔습니다. 대신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우상숭배가 북한의 정신적 버팀목으로 사실상의 종교가 돼 있다고 국무부는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결사의 자유 역시 헌법상으로는 보장돼 있지만 실제로는 근로자의 단결권 등 어느 것도 한번도 존중된 적이 없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콘도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은 이번 보고서 발표와 관련해 "인권과 민주주의 원칙을 수호하고 추구하는 것은 미국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가치에 따른 것이며 지속적인 세계평화의 기초"라면서 유엔 인권선언의 약속을 실행하고 전세계에 민주주의를 전파하는 일은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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