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은 지금] 마이어스 대법관 지명자 지명 철회 둘러싼 쟁점들


부쉬 대통령에 의해 연방 대법관에 지명됐던 해리엇 마이어스 백악관 법률보좌관의 지명 철회는 공화당과 보수파 내부의 분열을 드러내 보이면서 부시 대통령을 정치적 곤경에 빠뜨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새 후보 인선과 관련해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신중을 기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미국 내 화제가 되고 있는 현안을 살펴 보는 `미국은 지금', 마이어스 대법관 지명자의 지명 철회를 둘러싼 쟁점들을 살펴봅니다.

**************************

문: 우선 새 후보 지명이 언제쯤 이뤄질 것인지요.

답: 백악관 당국은 특별한 언급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언론들은 부쉬 대통령이 아르헨티니와 브라질 등 남미 순방길에 나서는 다음주 목요일, 그러니까 11월 3일 안에는 새로운 지명자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언론들은 새 지명자 인선 작업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기왕에 검토 선상에 올랐던 인물들을 놓고 다시 검증작업을 벌이는 것이어서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런 일반적 전망과는 다른 주장을 펴는 사람들도 없지 않습니다. 상원 법사위원인 뉴욕주 출신 민주당 소속 찰스 슈머 의원의 말을 들어봅니다.

슈머 의원은 부쉬 대통령은 시간을 갖고 서서히, 그리고 신중하고 주의깊게 지명자를 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부쉬 대통령이 이번에도 마이어스 보좌관 처럼 여성을 대법관 후보로 지명할 가능성이 많은지요.

답: 부쉬 대통령은 퇴임하는 샌드라 데이 오코너 대법관이 여성인 만큼 후임에 여성을 지명하라는 압력을 많이 받았고, 그 결과 마이어스 보좌관을 지명한 것입니다. 당시 부인인 로라 부쉬 여사가 가장 강력하게 여성을 추천했습니다. 따라서 여성이 지명될 가능성은 여전히 매우 큽니다.

하지만 부쉬 대통령에게 보다 중요한 관심사는 보수파의 지지를 받는 후보를 지명하는 일이라는 게 대부분 관측통들의 분석입니다.

보수파들은 마이어스 지명자에 대한 부쉬 대통령의 거듭된 신임 표명에도 불구하고 그가 확실한 보수성향이 아니라며 거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더 나은 정의를 위한 미국인들'이란 이름의 보수단체는 이례적으로 마이어스 지명자 철회를 촉구하는 텔레비전 광고까지 내 백악관을 곤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광고는 가장 훌륭한 지도자들도 실수를 저지른다면서 보수파들은 부쉬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연방 대법관 지명자인 해리엇 마이어스는 지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문: 부쉬 대통령이 마이어스 지명자의 성향을 잘 알고 있다면서 적극 설득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보수파들이 그에 대한 반대를 굽히지 않은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보수파들이 부쉬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결속했던 이유 가운데 중요한 하나는 연방 대법원 개선을 통해 낙태와 소수인종보호법 등 미국사회 최대 현안에 대해 새로운 결정을 이끌어내려 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에게 중도성향인 샌드라 데이 오코너 대법관의 퇴임은 절호의 기회였고, 그래서 이 자리를 확실한 보수파 인사로 채워 가령 낙태를 합법화한 대법원의 이른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으려 했습니다.

그러니 비록 부쉬 대통령의 측근이라 해도 법률적 성향이 분명치 않은데다 한때 민주당을 지지하기도 했던 마이어스 보좌관은 전혀 성에 차지 않는 선택이었던 것입니다.

보수파들은 부쉬 대통령이 마이어스 보좌관을 대법관에 지명하자 "우리가 얼마나 이 날을 기다렸는데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느냐"며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조지워싱턴대학의 언론학 교수인 칼 스턴씨의 말을 들어봅니다.

스턴 교수는 보수파 지도자들은 공화당이 지난 40년 동안 2명을 뺀 모든 연방 대법관을 지명했음에도 낙태와 소수인종보호법, 정교분리 등에 대한 연방 대법원의 판결들을뒤집지 못한 것에 놀라면서 도대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의아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그럼 현재 후임으로 어떤 사람들이 거론되고 있습니까.

답: 부쉬 대통령이 여성 혹은 소수계 인사를 지명할 경우를 상정해서 여러 사람의 이름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여성을 지명할 경우 연방 항소법원 판사들인 프리실라 오웬씨와 에디스 존스, 다이앤느 사이키스, 앨리스 배첼더씨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기왕에 보수파 인사들이 집중 거명했던 사람들입니다.

또 소수계 인사를 지명할 경우에는 부쉬 행정부 1기에서 법무부 부장관을 지낸 뒤 지금은 펩시콜라사 법률고문으로 있는 흑인 래리 톰슨씨와 히스패니아인 알베르토 곤잘레스 현 법무장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곤잘레스 장관이 지명될 경우 히스패니아로는 첫 연방 대법관이 됩니다.

현재 대다수 보수파들의 요구는 성별이나 인종에 상관없이 확실한 보수성향 인물을 지명하라는 것이어서 부쉬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