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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뉴욕 지하철 테러 소문’ 둘러싼 美테러대처 능력과 당국간 협조체계 부족 논란


지난 주 뉴욕시를 혼란에 빠뜨렸던 지하철 폭탄 테러 위협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미국의 테러 대처 능력과 연방 정부와 시 당국간 협조 체계 부족을 둘러싸고 다시 한번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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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먼저, 테러 첩보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 졌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뉴욕시 당국은 지난 7일 익명의 소식통으로부터 이라크 내 알카에다 요원들이 뉴욕 지하철에서 유모차나 배낭, 서류 가방 등에 숨긴 폭탄을 폭발 시키려는 테러 공격을 계획하고 있으며, 공격자들 가운데 일부는 아마도 뉴욕에 잠입했을 수도 있다는 믿을 만한 제보를 입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뉴욕시는 테러 경계 경보를 발령하고 지하철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함과 동시에 열차 이용객들의 가방과 소지품들을 일일이 조사하는 등,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했습니다.

미국 정보 당국은 또한 이라크 전역에서 테러 용의자를 찾기 위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고 결국 정보원이 지목한 용의자 3명을 체포했습니다. 하지만 용의자들은 위조 여권이나 여행 문서를 갖고 있지 않았으며 뉴욕에 있는 사람들과 전화 통화나 접촉을 취한 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용의자들은 또한 거짓말 탐지기 조사도 통과했다고 알려졌습니다.

문: 뉴욕시 당국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근거로 테러 경계 경보를 발령했다는 얘긴데요.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 날 수 있었을까요?

답: 테러 계획을 전해준 정보원은 그 동안 미 정보 당국에 여러 차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 인물이기 때문에 이번 정보도 신뢰할 만한 것이라고 믿었던 겁니다.

국토 안보부는 확인되지 않은 이 테러 정보를 뉴욕시 당국에 통고했고 그 과정에서 언론을 통해서 일반에까지 알려지면서 시 당국은 어쩔 수 없이 불확실한 정보를 근거로 공개적으로 테러 경계령을 내렸습니다. 이 정보원이 일부러 테러 음모를 꾸며내서 말한 것인지 아니면 선의로 제공한 정보가 허위로 드러난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문: 뉴욕시 당국이 테러 위협에 과잉 대응한 것이 아닌가 하는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비판에 대해서 시 당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레이 켈리 뉴욕 경찰청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연방 정부와 지방 정보 기관 사이의 의사소통이 개선되어야 한다면서 이번 과잉 대응을 단순히 뉴욕시 당국에 돌려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이번 허위 테러 위협 사건으로 누구 보다도 곤경에 처한 사람은 단연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입니다. 구체적이고 믿을 만한 테러 공격 계획 첩보를 확보했다면서 기자회견 등 언론을 통해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까지 제시하면서 공개적인 테러 대비에 나섰던 블룸버그 시장은 과잉 대응 논란과 더불어서 11월에 실시되는 뉴욕 시장 선거를 위해서 이번 테러 위협을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일각의 의혹마저 사고 있습니다.

그러나 블룸버그 시장은 테러 위협이 허위로 판명된 직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테러 위협이 현실화 될 때 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면서 앞으로 같은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똑 같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룸버그 시장은 경계령을 발동한데 대해서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자신의 결정을 계속 옹호했습니다.

문: 미국의 주요 언론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답: 이번 테러 위협을 둘러싼 사태 발전은 블룸버그 시장 개인이나 뉴욕 시 당국의 차원을 넘어서 연방 정부와 시 당국 간의 협조 체계에 균열이 있음을 나타내는 사례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부 언론은 2001년 9-11 테러 공격 이래로 외부의 위협으로 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서 창설된 국토 안보부가 뉴욕 지하철 테러 위협이 공개된 직후에 뉴욕시 당국의 대응 방식을 얕잡아 보고 비난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습니다. 실제로 뉴욕시가 각 열차에 경찰관을 배치하고 탑승객들에 대한 수색을 진행하는 동안에 국토 안보부 관리들은 이 테러 위협 정보의 신뢰성이 의심된다고 말했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뉴욕 타임스 신문은 사설에서 연일 시가 행진이나, 사건 사고, 영화 촬영, 교통 체증에 익숙한 뉴욕 시민들은 이번 테러 위협으로 인한 경계 강화 조치에 인내심을 갖고 협조했다면서, 하지만 테러 위협 때문에 시민들이 겪은 불편함 보다 훨씬 더 큰 문제점은 정부 당국이 9-11 테러 공격 이후에 다짐했던 대도시들에 대한 완벽한 테러 대응 약속이 결코 지켜지지 않았다는데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로스 앤젤레스 타임스 신문은 또한 국토 안보부가 확실하지 않은 테러 정보를 뉴욕시 당국에 알려 줌으로써 이번 사태의 발단을 제공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어쨋든 헤프닝으로 끝난 이번 뉴욕 지하철 테러 위협으로 인해서 미국 정부의 테러 대응 태세가 과연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여부가 다시 한번 언론과 정계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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