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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중 실종된 미 전투기 조종사, 50년 만에 유해로 고향땅에


6-25 전쟁 중에 중국에서 실종됐던 미 공군 조종사의 유해가 50여 년 만에 고국의 품에 안겼습니다.

트로이 고든 고프 미 공군 대위의 유해가 발견되기까지의 과정과 지난 달 31일 텍사스주 달라스 포트워스 국립공원에서 거행된 장례식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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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고든 코프 미 공군 대위는 6-25 전쟁 중에 자신이 몰던 전투기가 격추된 이래 작전 중 실종된 미군으로 기록됐습니다. 그로부터 53년의 세월이 흐른 지난달 31일 오후, 코프 대위는 가족과 친지 등 200여명의 추도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텍사스주 달라스 포트워스 국립공원에 안장됐습니다.

장례식에 참석한 조 바튼 텍사스주 의회 하원의원은 코프 대위가 사망하기는 했지만 결코 잊혀지지는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장례식이 열리는 동안 20여 발의 조포가 발사됐고, 상공에서는 코프 대위가 소속되어 있던 공군 중대의 전투기 편대가 추도비행을 했습니다.

아칸소주 노폭 출신인 코프 대위는 1952년 9월 16일 한국 의 김포에서 당시 공군 최고의 전투기였던 F-86 세이버 (Sabre)를 몰고 출격해 압록강 상공에서 소련의 미그 15 전투기와 공중전을 벌이다 격추됐습니다. 당시 28세였던 코프 대위는 고향에 아내와 세 살 미만의 세 아들을 남겨 둔 채 작전 중 실종자로 기록됐습니다. 코프 대위와 함께 4형제 모두가 공군에 복무하고 있던 가족들이 받은 충격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35년이 지나도록 코프씨의 행방에 관해서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한 가족들은 1988년에 추도식을 갖고 코프씨의 죽음을 기정사실로 받아 들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에 한 미국인 사업가가 압록강 변의 중국 도시, 단둥에 있는 군사 박물관을 방문했을때 그곳에 전시되어 있는 코프씨의 군 인식표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미군 당국은 코프 대위의 행방에 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미국방부의 분석가들은 1999년에 러시아의 포돌스크 군 기록 보관소에서 자료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코프 대위의 전투기가 격추됐음을 기술한 문서들을 발견됐습니다.

이 문서들에는 당시 북한군을 지원하기 위해서 미그 15기를 조종하던 소련군 조종사들의 상황 진술과 이들이 그린 그림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소련과 중국 관리들이 당시 추락 현장을 수색한데 관한 자세한 보고서도 함께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코프 대위의 행방을 찾기 위한 미 국방부의 조사 과정에서 소련군이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을 지원하기 위해서 수행한 역할과 관련, 수 십 년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 밝혀지는 중대한 성과가 있었습니다. 구 소련군은 육이오 참전사실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가운데 북한군을 지원했음이 밝혀진 것입니다.

미 국방부는 이 같은 자료를 근거로 중국 정부에 특별 조사반 파견 허가를 받아 냈고, 드디어 2004년 5월에 압록강 변에 있는 중국 도시, 단둥에서 코프 대위가 몰던 항공기 잔해와 유해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유전자 감식을 통해서 유해가 코프 대위의 것으로 밝혀진 지면서 유해 송환과 장례식 절차가 조율 됐습니다.

한편, 이날 장례식에는 동료 참전 용사들과 재향 군인 그리고 코프씨의 유해가 발견된 중국, 단둥시에 거주하는 한인들도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코프 대위는 중국에서 실종된 미군과 전쟁 포로들 가운데 유해가 발견된 최초의 사례로 알려졌습니다.

미군 당국은 북한과 같은 적대국 내부나 동남 아시아 밀림 지대 등에서 작전 중 실종된 미군과 미군 전쟁 포로들의 유해 발굴과 송환을 위해 꾸준히 집요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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