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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정원 "북한 최룡해, 지방농장으로 추방"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오른쪽)이 지난 2013년 7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한국전 정전 6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에게 말하고 있다.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오른쪽)이 지난 2013년 7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한국전 정전 6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에게 말하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 정보당국은 얼마 전부터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지방농장으로 추방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당 비서는 비무장지대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시킨 공로로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백두산발전소 토사 붕괴 사고의 책임을 지고 이달 초 지방의 한 협동농장으로 추방돼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정보원은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 등이 전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최룡해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청년 중시 정책을 놓고 의견차를 보였고 이 또한 징계의 원인이 됐다고 보고했습니다.

지난달 완공된 백두산발전소는 완공 이전에 토사가 무너져 누수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룡해는 이달 초 치러진 리을설 인민군 원수의 장례식에서 국가장의위원 명단에서 빠져 신변이상설이 강하게 제기됐습니다.

국가정보원은 그러나 최룡해가 지난 2013년 숙청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는 죄질이 다른 만큼 복권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최룡해는 지난 1994년 비리 혐의로 강등된 데 이어 2004년에도 비리 혐의로 협동농장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은 뒤 복귀한 적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의 김진무 박사도 최룡해의 경우 권력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최룡해와 같은 빨치산 2세로 장의위원 명단에서 함께 이름이 빠진 오일정 당 중앙위원회 군사부장의 행방을 확인해야 김 제1위원장이 최룡해를 추방한 정치적 의도를 좀 더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중요한 것은 공교롭게도 장의 명단에 가장 유력한 빨치산 2세 두 명이 동시에 빠졌다, 거기다가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리재일까지 포함해서 김정은의 최측근 중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세 사람이 동시에 빠졌다, 그래서 지금 북한 권력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좀 더 정밀하게 정보를 수집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또 지난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 지뢰 도발 사건을 주도했던 군 지휘부는 승진 또는 유임됐지만 한국 군의 포격 대응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간부들은 좌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지뢰 도발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대장 계급을 유지하고 있고 지뢰 매설에 직접 개입한 임광일 제2전투훈련국장은 작전국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특히 지뢰 도발 이후 열린 남북 고위급 협상에 북한 측 대표로 나왔던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당 비서는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은 것으로 전했습니다. 8.25 합의에 따라 한국 측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피 흘리지 않고 중단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의 위상에 대한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수석 박사의 평가입니다.

[녹취: 이수석 박사 /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황병서는) 장성택, 최룡해가 제거된 상태에서 김정은 정권의 제2인자로서 당분간은 그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한국 군의 응징 포격 사실을 지연 보고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김상룡 2군단장은 후방인 함북 9단장으로 좌천됐고 김춘삼 작전국장과 박정천 화력지휘국장은 해임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8월 20일 한국 측의 대북 심리전 방송을 이유로 비무장지대 지역과 경기도 연천군 중면 지역에 두 차례에 걸쳐 포격 도발을 감행했고 한국 군은 이에 대해 수 십 발의 자주포를 응사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이와 함께 북한이 현재 해외 50여개 국에 5만8천여 명의 근로자를 파견해 한 해 2억3천만 달러에서 2억5천만 달러 정도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자금을 더 확보하기 위해 건설과 의료, 정보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3천여 명을 추가 파견하려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특히 북한이 해외에 파견한 1천250여 명의 의료인력 가운데 의료환경이 열악한 아프리카 지역에만 1천180여 명을 파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의료인력은 현지 당국과 결탁하거나 현지인들의 무지를 이용해 불법 낙태시술로 한 달에 수 천 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중금속이 함유된 북한산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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