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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 열병식, 김정은 '애민 지도자상' 구축 활용"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이 보도했다. 오른쪽은 류윈산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이 보도했다. 오른쪽은 류윈산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한국 정부는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애민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대외적으로는 중국과의 우호 관계를 과시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 연설에서 ‘노동당 인민제일주의’에 방점을 두고 ‘인민사랑’을 강조하는 데 연설의 대부분을 할애했다고 분석했습니다.

25분에 걸친 연설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인민’이란 단어를 97차례나 사용했습니다.

연설은 ‘인민에 대한 깊은 감사’로 시작해 ‘인민들에게 깊이 허리 숙여 뜨거운 감사 인사를 드린다’ ‘인민들에게 멸사복무하자’는 표현으로 마무리됐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VOA’에 선대에 비해 취약한 권력 기반을 민심잡기를 통해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정통성 강화 차원으로 봐야 한다며 김정은 제1위원장이 연설에서 강조한 ‘청년 중시’ 정책 역시 자신의 지지기반 확충을 위한 행보로 분석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와 함께 당 창건 70주년 군 열병식임에도 ‘핵’ 언급이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기존의 ‘경제-핵 병진노선’ 대신 ‘경제-국방 병진노선’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가 하면 ‘핵’이란 직접적인 표현 없이 핵 무력을 시사하는 표현만 등장했습니다.

또 다른 한국 정부 당국자는 중국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이 방북한 만큼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하는 중국을 자극하는 모습을 피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아울러 김정은 제1위원장이 연설에서 대외적으로 자극적인 언급을 자제하는 등 대외 이미지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였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에 대해서는 낮은 수준의 원론적인 비난에 그쳤고 대내용 방송과 달리 대외용 방송에서 한국 정부에 대한 도발적인 언급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입니다.

[녹취: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 “북한은 이번 열병식 행사를 통해서 내부 결속을 도모하고 대외 이미지를 고려해서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데 노력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8.25합의의 성실한 이행을 통해서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의 길로 나오기를 기대를 합니다. ”
한국 통일부는 특히 김정은 제1위원장이 열병식에 참석한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과 친밀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대외적으로 북-중 우호관계와 국가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과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이번 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북-중 관계의 복원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북한은 류윈산 상무위원의 방북을 계기로 중국이 반대해온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추가 도발을 감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이번 열병식 행사에 동원된 북한 주민은 13만명, 병력은 2만 명으로 추산됐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그러나 이번 열병식에 동원된 무기와 장비 규모는 지난 2012년 김일성 주석 생일 100주년 열병식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열병식에서 공개한 무기는 30여종 2백 90여대로, 한국 군 당국은 이 가운데 탄두 형태를 변형한 신형 탄도 미사일 KN-08과 실물로는 처음 등장한 300㎜ 방사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300mm방사포의 경우 중국제를 모방 생산한 것으로, 현재 개발 완료 단계에 있으며 최대 사거리는 140㎞ 내외로 평가했습니다.

한국 국방부 나승용 공보 담당관입니다.

[녹취: 나승용 국방부 공보 담당관] “일단 300㎜ 방사포에 대해서 공개가 됐고, 처음으로. 그동안 축적되어 왔던 여러 가지 정보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결과, 140㎞ 내외 정도의 사거리를 갖는 것으로 그렇게 일단 판단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승용 공보 담당관은 이와 함께 열병식에 등장한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가 탑재됐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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