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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10명 중 2명만 배급 받아...가구 소득 70~90% 장마당서 벌어"


지난 2011년 북한 라선 시의 장마당. (자료사진)
지난 2011년 북한 라선 시의 장마당. (자료사진)

북한 주민 10명 중 2명만 배급을 받는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서울대학교의 김병연 교수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주민들이 소득의 70-90%를 장마당에서 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병연 교수와의 인터뷰를 보내드립니다.

기자) 김병연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김병연) 네, 안녕하세요.

기자) 김 교수님은 최근 ‘남한이 북한보다 북한을 더 잘 안다’는 취지의 글을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김병연) 네, 어떤 나라를 잘 알기 위해서는 통계가 제일 중요하지 않습니까? 통계를 만들 수 있는 역량 이라던지 혹은 그런 테크닉은 한국이 훨씬 더 앞서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가장 중요한 경제 통계가 국내 소득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예를 들면 국내총생산(GDP) 같은 것이죠. 북한은 지금 아시는 대로 자기 스스로의 GDP를 발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추정컨대 GDP를 만들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보여지거든요. 북한 같은 경우는 공식 경제와 시장 경제가 서로 공전되어있기 때문에 이런 경제를 대상으로 국내소득을 추정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반면에 한국은 한국은행에서 북한 GDP를 추정하고 있거든요. 물론 개선할 여지는 있습니다만 비교적 일관성 있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통계를 잘 아는 한국이 통계가 없는 또 모르는 북한보다 북한을 더 잘 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기자) 또 교수님은 북한에서 배급량이 전체 소비의 24%에 불과하다고 말했는데, 그렇게 보시는 근거와 그 의미를 좀 설명해 주십시오?

김병연) 북한의 배급량에 대한 정보는 우리가 탈북자로부터 조사 할 수 있고요. 또 유엔관련 조사원들이 북한에 들어가서 조사할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 오신 분들은 3만명 이지 않습니까? 상당한 규모이기 때문에 탈북자를 잘 조사하면 북한에서의 배급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탈북자를 조사해서 북한에서 배급을 받은 경험이라든지, 배급량을 조사했고요. 그 데이터를 이제 북한의 인구를 갖고 가중치를 두어서 가능하면 북한 전체의 배급 량과 비슷하도록 맞추어 왔습니다. 그래서 한 24%, 즉 평양 같은 경우는 평양 시민의 약 40% 가량이 배급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요. 함경도 같은 경우는 좀 적습니다만, 이것을 북한의 인구 구성을 가지고서 다시 가중치를 두고 보면 한 24%정도 나왔습니다. 유엔 등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북한 주민들은 한 400g 이나 500g씩 배급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는데, 실제론 24% 밖에는 배급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상당히 많은 수의 북한 주민들이 배급 받지 못한다 이렇게 보여지고요. 그러면 북한에서 가용한 식량 중에 상당 부분이 실제로는 배급으로 가지 못하고 시장으로 빠진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다시 말하면, 상당한 규모의 배급용 식량이 횡령되어서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지 않나 이렇게 보여집니다.

기자) 북한이 2009년 실시한 화폐개혁 실패도 ‘남한이 북한을 더 잘 아는 경우’로 볼 수 있을까요?

김병연) 네, 저도 그 화폐개혁을 보면서 상당히 의아스러웠거든요. 먼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의 수요 공급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화폐개혁이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알고 있는데, 그것을 잘 몰랐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이 경제 원리를 잘 모르지 않는가, 이렇게 보여집니다. 예를 들면, 북한이 시장을 줄이기 위해서 화폐개혁을 해서 구권과 신권을 100대 1로 교환하고 또 구권 중에 일정 부분이상은 모을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 시장에 들어가는 수요는 줄겠죠. 그러면 시장은 줄지만 문제는 주민들이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이 줄어드는 동시에 공식 경제가 증가해야 합니다. 따라서 공식경제에서 공급이 증가해야 하는데, 공식 경제의 공급증가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었던 것이죠. 그러면 시장이 줄고 공식경제가 늘지 않으면 사람들이 생활을 못하는 거죠. 따라서 시장 경제를 줄이기만 하고 공식경제를 키우지 못한 그러한 화폐 개혁 같은 경우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보여졌고, 그리고 실제로 그 화폐개혁 이후에 물가를 보시면 화폐개혁 이전과 이후에 크게 한번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와서 지금은 그때 보다 물가가 더 높거든요. 그 말은 화폐개혁이 시장을 줄이거나 물가를 잡거나 그런 측면에서 실패했다고 보여집니다.

기자) 장마당이 북한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장마당 경제가 북한 전체 경제 활동의 50% 정도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을까요?

김병연) 북한 전체 경제 활동이라는 그 정의가 좀 구별이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그게 만약 북한 가구 소득이 몇 %냐 이렇게 되면 일반적으로 북한의 가구소득의 약 70%내지는 90%정도라 이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일반 가구가 버는 소득에서 70-90%가 장마당에서 버는 것이죠. 만약에 북한 전체의 경제라는 것이 북한의 국민 소득을 의미하는 거라면 이건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지금 북한의 시장활동이 북한 GDP의 50%라고 말하는 것은 좀 과다 추측이 아닌가 그렇게 보여지고요. 이것은 북한의 전체 부가가치 중에서 절반가량이 시장활동에서 이루어진다 라고 말한 것인데, 그렇게 보기에는 북한의 시장활동이라는 것이 부가가치가 높지 않다라고 보여지고요 이것은 과대평가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현재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것이 북한 경제에는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김병연) 북한에 지금 여러 가지 외화 소스(원천)가 있는데, 그 외화 소스 중에 하나가 러시아에 파견된 근로자들로부터 모은 수입입니다. 근데 이제 북한은 중국이나 중동 러시아 등에 근로자를 파견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1인당 가장 수입이 많은 쪽이 러시아 파견 근로자입니다. 근로자들이 일을 해서 돈을 벌어서 일종의 ‘충성 자금’으로 북한 정권에 바치게 됩니다. 근데 러시아 경제가 나빠지고 루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러시아 루블화로 받은 돈의 달러 가치가 떨어진 것이죠. 그 말은 실제로 북한 정권에 들어가는 달러 즉 외화수입이 준다고 볼 수 있겠죠. 따라서 이건 북한 정권에 좋은 일이 아니고 외화수입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요인입니다.

기자) 끝으로 북한 당국이 경제 통계를 개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습니까?

김병연) 북한 스스로 이것을 개선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사회주의를 하다가 자본주의로 체제를 이행한 국가들을 보더라도 국제기구들이 들어가서 많이 도와줬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스스로 이것을 개선하기는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국제적인 도움이 필요하고 남한이라든지 국제기구들의 도움을 받아서 개선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 당국은 이 통계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남한이나 국제 사회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기자) 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병연)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서울 대학교 경제학부의 김병연 교수를 연결해 북한 경제 현황과 통계의 문제점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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