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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필로폰 미국 밀수 시도 일당, 유죄 인정


마약의 한 종류인 메탐페타민(필로폰). 북한에서는 '얼음'이라고 부른다. (자료사진)
마약의 한 종류인 메탐페타민(필로폰). 북한에서는 '얼음'이라고 부른다. (자료사진)

북한산 필로폰을 미국에 밀수하려다 체포된 일당이 미국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이들은 짧게는 10 년에서 길게는 평생을 감옥에서 살게 됐는데요. 조은정 기자가 자세한 내용 전해 드립니다.

북한산 필로폰 100kg을 미국으로 밀수하려다 적발된 일당이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연방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마약의 최종 도착 예정지가 뉴욕이었기 때문에 이 곳에서 재판을 한 것입니다.

일당 5 명 중 영국인 스콧 스태머스와 타이완인 예 티옹 탄 림, 필리핀인 켈리 앨런 레이스 페랄타, 체코인 애드리언 발코비치 등 4 명은 8월 중 각각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이들은 현재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으며 짧게는 10년에서 길게는 종신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나머지 한 명인 영국인 필립 셰클스에 대한 재판은 오는 9월 21일 열릴 예정입니다.

지난 27일 열린 재판에서 프릿 바하라 맨해튼 지방 연방 검사는 “스콧 스태머스는 위험하도록 순도가 높은 북한산 필로폰 100kg을 미국으로 밀수하려 했다”며 미국 마약단속국 DEA와 태국, 라이베리아, 루마니아 등 여러 나라의 협조에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소장에 따르면 홍콩 범죄조직의 일원인 타이완인 탄 림과 필리핀인 페랄타는 2013년에 한 마약밀매자에게 북한산 필로폰 100kg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마약의 최종 행선지는 미국이었고, 이 마약밀매자는 미 마약단속국 DEA의 비밀정보원이었습니다.

탄 림은 이 정보원에게 현재 자신의 조직만 북한에서 필로폰을 조달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과거에는 8 개 조직이 북한산 마약을 유통했지만, 국제 긴장이 높아지자 북한 정부가 북한 내 마약 제조 실험실을 모두 불태우고 자신의 조직이 운영하는 실험실만 남겼다는 것입니다.

탄 림은 자신의 조직이 필리핀에 북한산 필로폰 1t을 미리 보관해 놨다고도 말했습니다.

필로폰 100kg을 본격적으로 미국으로 운송하기 전에 일당은 견본을 보냈고, 분석 결과 이 견본은 98%와 96%의 순도를 보였습니다.

탄 림과 페랄타는 필로폰 100kg을 일단 필리핀에서 태국으로 보내기로 했고, 이후 영국인 스태머스와 셰클스가 창고에서 확인, 분류, 재포장을 맡기로 했습니다. 체코인 발코비치는 무장한 오토바이 요원들을 동원해 마약 운송을 경호하기로 했습니다.

마약이 태국의 한 선착장으로 운송되면 미국까지는 배로 옮긴다는 계획이었습니다.

2013년 9 월 탄 림과 페랄타는 대금을 받기 위해 필리핀에서 태국으로 향했고, 25일 태국 경찰이 일당을 모두 체포해 미국으로 인도했습니다.

프릿 바하라 검사는 이들의 음모가 영화의 한 장면 같지만, 이 계획은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었고, 미국의 길거리에 실제로 북한산 마약이 넘쳐 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데는 아시아의 태국과 필리핀, 아프리카의 가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럽의 루마니아와 덴마크, 카리브해의 바하마 주재 미 마약단속국 지부들이 동원됐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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