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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박근혜 대통령 열병식 참관 불가피한 선택"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 외곽에서 여군 의장대가 전승절 열병식 연습을 하고 있다.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 외곽에서 여군 의장대가 전승절 열병식 연습을 하고 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초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군 열병식을 참관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들은 또 박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미-한 동맹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의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다음달 2일부터 4일까지 중국을 방문하는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이 행사의 핵심 일정인 열병식, 군사 퍼레이드도 참관하기로 했다고 한국 청와대가 27일 밝혔습니다.

한국 대통령이 중국이 개최하는 열병식을 참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관 여부를 고민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워성턴의 민간단체인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제임스 쇼프 선임 연구원은 박 대통령의 결정이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쇼프 선임연구원] I guess it’s a symbol of respect for China’s accomplishment and influence…

중국의 열병식은 지역 내에서 점증하는 중국의 역할과 영향력, 그 동안의 성과 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행사로, 박 대통령으로서는 그런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그리 탐탁치 않지만, 그렇다고 전승절 행사에 가면서 열병식에는 불참하겠다고 말하기도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미 국방장관실에서 동아시아 담당 선임자문관을 지낸 쇼프 연구원은 또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관이 미-한 동맹에 아무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쇼프 선임연구원] South Korea still highly values alliance with United States…

한국은 여전히 미국과의 동맹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관으로 인해 미-한 동맹이 영향을 받는 일은 전혀 없을 것이라는 겁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맨스필드재단의 프랭크 자누지 대표는 한국으로서는 한-중 관계가 중요하며, 중국의 전승절 행사가 중요한 행사라고 말했습니다.

자누지 대표는 이어 열병식을 참관하기로 한 박 대통령이 중국 군의 군사 행진에 한국 군을 보내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나름대로 균형을 유지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자누지 대표] Her decision to travel to Beijing, also her decision not to send Korean military forces ……

박 대통령의 결정은 중국과의 유대를 강화하면서도 열병식에서 너무 군사적인 요소들이 강조되는 것을 피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겁니다.

자누지 대표는 미국 정부도 박 대통령의 결정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도 한국이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겁니다.

이어 세계의 이목은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관 여부 보다는 중국의 행동에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자누지 대표] All eyes will be on that event to see whether or not Chinese government has a very forward looking….

중국이 이번 행사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접근법을 제시할지 아니면 반일 감정 같은 것을 자극할지 주목된다는 겁니다.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은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관 여부 자체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닉시 연구원] What is important about her trip to Beijing seems to me is what’s she says….

박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성명과 연설 등을 통해 어떤 입장을 표명하느냐가 열병식 참석 여부 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닉시 연구원은 특히 박 대통령은 1945년에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고 태평양전쟁을 끝내는데 미국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베이징에서 그 같은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한다면 미국이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을 비판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닉시 연구원은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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