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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일장관 "북한, 한국 정부에 유감 표명한 첫 사례"


홍용표 한국 통일부 장관이 25일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2015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남북관계 등에 관한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홍용표 한국 통일부 장관이 25일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2015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남북관계 등에 관한 현안 보고를 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와 관련해, 북한이 주체를 명시해 직접적으로 한국 정부에 유감을 표명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의 도발을 막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와 관련해 북한의 도발과 보상, 추가 도발이라는 악순환을 끊는 매우 중요한 디딤돌을 마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에 직접 나섰던 홍용표 한국 통일부 장관은 25일 오후 충남 천안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홍 장관은 또 이번 공동보도문에 명시된 남북 간 합의와 관련해 북한이 한국 정부에 대해 북한을 주어로 사과와 유감 표명을 확실하게 한 첫 번째 사례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동안 북한이 자신들이 저지른 도발에 대해 직접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적이 거의 없는 데다 ‘한국의 자작극’이라고 강력 부인했던 지뢰 도발 사건을 시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겁니다.

북한은 협상 초반 지뢰 도발 사건 자체를 부인하다 한국 측이 사진을 비롯한 각종 증거 자료를 제시하며 이대로 넘어 갈 수는 없다고 강하게 압박하자 합의문 형태로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이례적으로 유감 표명을 한 것은 일차적으로는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관철시키는 한편 남북관계를 이대로 끌고 가봤자 북한에게 별로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북한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대외환경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홍용표 장관은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서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북한의 책임 있는 사과가 없으면 한국 국민들이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순탄치 않았던 협상 과정을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와 함께 이번 합의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점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공동보도문 3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에 대해 ‘비정상적인 상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단서를 달아 실질적인 재발 방지를 보장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처럼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한다’는 표현만 들어갈 경우 재발 방지를 강제할 수단이 없지만 이번에는 재발하면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더 강한 구속력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은 협상 과정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는 거론했지만 그동안 주장해왔던 미국과 한국의 을지프리덤가디언 (UFG) 훈련 중단이나 5.24제재 조치 해제 등은 명시적으로 요구하지 않았다고 한국 통일부는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북 핵 문제나 개성공단 문제도 논의되지 않았으며 이산가족 상봉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므로 별도로 합의문에 명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번 협상에서 북한은 전반적으로 진지한 자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은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군사적으로 대치된 판문점 남측 지역에 왔다는 것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남측이 잘 이해해야 하지 않느냐며 매우 큰 결심을 하고 문제를 풀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번 회담 결과를 토대로 후속 조치에 착수했으며 향후 당국 간 회담을 정례화하고 체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향후 남북관계 전망에 대해 이제 시작이자 출발이라고 생각한다며 회담 수석대표의 급은 추후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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