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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고위급 접촉 타결...북한, 지뢰 도발 유감 표명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에 북측 수석 대표로 참석했던 황병서 북한 군 총정치국장이 25일 조선중앙TV를 통해 접촉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에 북측 수석 대표로 참석했던 황병서 북한 군 총정치국장이 25일 조선중앙TV를 통해 접촉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풀기 위한 남북한 고위급 접촉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장시간 협상 끝에 극적으로 타결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합의가 남북관계에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기대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2일 저녁부터 판문점에서 진행된 남북한 고위급 접촉이 25일 새벽 1시 타결됐습니다.

북한의 비무장지대 (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빚어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접촉은 무려 43시간 동안의 피 말리는 마라톤 협상 끝에 극적 합의에 성공했습니다.

이번 접촉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협상이 타결된 뒤 25일 새벽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설명회를 갖고 공동보도문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공동보도문에 따르면 이번 접촉에서 최대 관건이었던 북한의 도발에 대한 사과 문제와 관련해 북한은 사과 대신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입니다.

[녹취: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북측은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였다.”

한국 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대북 확성기 방송을 25일 낮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은 준전시 상태를 해제하기로 했습니다

김 실장은 기자설명회에서 지뢰 도발 등 일련의 사건에 대해 북한이 주체가 되는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의 목표는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이었는데 북한의 도발이 재발하지 않도록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을 붙임으로써 여러 가지 함축성 있는 목표 달성이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으로 인한 비정상적 사태가 발생하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해 사실상 재발 방지 효과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남북한은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 뿐만 아니라 관계 개선과 교류 활성화를 위한 합의도 끌어냈습니다.

남북한 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회담을 서울 또는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 개최하기로 하고 앞으로 여러 분야의 대화와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또 올해 추석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도 계속하기로 했고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다음달 초 갖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남북한이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를 활성화한다는 내용도 공동보도문에 포함시켰습니다.

한국의 박근혜 정부 들어 남북 간 최고위급 접촉이었던 이번 협상에는 한국 측에선 김 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한 측에선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참가했습니다.

한편 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이번 합의에 대해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나가면서 다른 한편으로 대화의 문을 열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박 대통령은 정부와 군을 믿고 큰 동요 없이 차분하게 일상생활에 임해준 국민의 단합되고 성숙한 대응이 이번 접촉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이번에 북한이 자신들의 도발 행위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게 앞으로 신뢰로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민경욱 대변인입니다.

[녹취: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이번에 남북이 합의한 구체적인 사업들이 후속 회담 등을 통해 원활하게 추진 돼서 남북 간의 긴장이 해소되고 한반도 평화와 발전을 위한 전기가 마련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박 대통령은 또 분단으로 인한 이산가족의 고통부터 치유하고 남과 북이 서로 교류하고 민간 활동이 활발해져서 서로 상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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