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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회의, 남중국해 영유권 핵심 의제...러시아-스웨덴 외교 갈등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가운데)이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4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회의장에 도착했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가운데)이 아세안 외무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4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회의장에 도착했다.

지구촌의 주요 뉴스를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조은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뉴스들이 있습니까?

기자) 말레이시아에서 5일부터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 ASEAN 회의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 체결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러시아와 스웨덴이 외교관 추방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선 동남아시아국가연합 ASEAN 회의부터 살펴보죠. 동남아시아 국가들 외에도 중국, 한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 또 미국까지 참여하죠?

기자) 예. 아세안 회의의 한 부분으로 열리는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 ARF에는 미국과 러시아 등 동남아시아 이외 지역 17개 나라가 대화상대국 등의 자격으로 참여하는데요. ARF는 해당국 외교장관들이 모여 역내 경제와 안보 현안들에 대해 논의하는 주요 행사로 자리잡았습니다.

진행자)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에서는 올해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가 심도 있게 논의될 전망이라고요.

기자) 예.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인공섬 건설, 석유 탐사 등 활동을 통해 영유권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필리핀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주변국가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고요. 미국도 공개적으로 중국의 행보에 우려를 표명해 왔습니다. 이들 나라들이 모두 한 데 모이는 자리여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격돌이 예상됩니다. 특히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어느 정도 수위로 발언할지, 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5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웠었습니다.

진행자) 아세안 회의를 앞두고 각국 대표들이 4일 회담이 열리는 말레이시아에 도착했는데요. 이 문제와 관련해 사전 발언이 있었습니까?

기자) 예.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4일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건설적인 대화를 하길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왕이 외교부장]

왕이 부장은 “아세안 회원국들과 건설적인 대화를 하고 싶다”며 “특정 국가에 대한 비방은 건설적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왕 부장은 전날 싱가포르에서도 기자회견을 통해 “말레이시아 회의는 영토 분쟁을 다룰 적절한 장이 아니다”며 “근거 없는 비난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ARF의 의장성명 초안도 공개됐는데요. 남중국해 문제가 어떻게 언급돼 있습니까?

기자) 예. 일본 `교도통신'이 입수해 보도한 초안에 따르면 의장성명은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남중국해의 몇몇 특정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간척.건설 사업에 대해 우려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참가국들은 모든 당사자들이 건설적으로 임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불안하게 하는 일방적인 행동을 삼갈 것을 촉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회담에서는 의장성명 최종 문안을 놓고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지난해 ARF에서도 참가국들이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의견을 조율하느라 회의 종료 나흘 뒤에야 의장성명이 발표됐었습니다.

진행자) 현재 중국과 아세안은 영유권 분쟁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죠?

기자) 예. ‘남중국해 분쟁당사국 행동수칙’ COC 제정 문제를 협의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아세안은 지난 2002년 영유권 분쟁 악화를 막기 위한 행동선언은 채택했지만, 구속력 있는 이행 방안을 담은 행동수칙은 아직 제정되지 않았습니다. 양측은 지난주 고위급 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아세안 회의 참석에 앞서 인접국인 싱가포르를 방문했죠?

기자) 예. 3일까지 중동에서 이란 핵 협상이 가져다 줄 긍정적 영향에 대해 강조하면서 협상에 대해 우려하는 중동 지역 국가들을 설득한 데 이어 아시아로 이동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 협상의 성과를 강조했습니다. TPP는 미국이 주도하는 최대 규모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데요, 일본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케리 장관이 TPP에 대해 어떤 언급을 했나요?

기자) 케리 장관은 싱가포르경영대학에서 연설을 했는데요. 지난달 28일부터 나흘 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 섬에서 열린 TPP 협상 각료회의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세부사항들을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연설 내용 들어보시죠.

[녹취:케리 장관] "But the Trans-Pacific Partnership is about a lot more than just creating.."

케리 장관은 TPP는 경제적 기회를 만드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며 “모든 참가국들은 국제 노동, 환경 규범을 준수하고, 미성년자 고용이나 위험한 근로환경을 근절하며, 국영 기업들이 민간 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하고, 뇌물과 부패와 싸우며,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케리 장관은 TPP에 참여하는 나라들이 손꼽히는 경제강국들이기 때문에 이런 투명하고 책임감 있는 경제 활동이 다른 나라들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TPP 협상이 현재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나요?

기자) 지난주 열린 각료회의에서 완전한 합의까지는 아니라도 원칙적인 합의라도 도출한다는 목표였지만 합의안 자체를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12개 당사국 대표들은 다자와 양자 협상을 통해 규범과 시장접근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럼 어떤 부분에서 이견이 있는 건가요?

기자) 미국, 일본, 캐나다, 멕시코, 호주 5개국 간에 우유와 치즈 등 낙농품 시장 개방, 자동차 교역, 신약특허 보호 기간 등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TPP 회의는 언제 열릴지 결정됐나요? 앞으로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다음 TPP 각료회의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고요. 최근 각료회의가 구체적인 합의 없이 끝남에 따라 조만간 새로운 돌파구, 추동력이 생기지 않으면 협상 자체가 장기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참가국들의 정치일정도 큰 변수인데요. 캐나다에서 오는 10월 총선이 열리고 미국에서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가 열리면 이 문제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전에 합의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임기 내에 TPP를 타결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 임기 내에 타결될 수 있을지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이고요. 지난주 TPP 각료회의가 합의 없이 끝나면서 반대론자들의 목소리는 더 커진 상황입니다. 민주당의 샌디 레빈 하원의원은 TPP 협정이 타결되지 못한 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반면 야당인 공화당은 TPP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살펴보죠. 아시아 곳곳에서 물난리가 나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요.

기자) 예. 인도, 미얀마, 베트남에서 우기를 맞아 폭우가 계속되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우선 인도에서는 지난주 폭우와 산사태로 200여 명이 사망하고 1천 만명이 홍수 피해를 겪었습니다. 지난달 31일 오후 사이클론, 그러니까 태풍과 비슷한 것이죠, 사이클론 ‘코멘’이 인도 동부 지역에 상륙했는데요. 가장 피해가 큰 웨스트벵골 주에서는 83명이 숨지고 600만여 명이 집을 떠나 대피했습니다. 인접한 오디샤 주도 큰 피해를 입었는데요. 오디샤 주 바드락 지구의 수재민 맘타 프라드한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맘타 프라드한]

프라드한 씨는 “천막에서 지내기 시작한 지 3일이 지나서야 쌀과 흑설탕을 받았을 뿐”이라며 “심지어 아이들에게도 마실 물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진행자) 수재민들의 딱한 상황이 잘 전해지는데요. 인도 정부는 어떤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나요?

기자) 웨스트뱅골 주 전역에 총 40 곳의 구호센터가 마련돼서 의약품과 식량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웨스트뱅골 주 정부는 2천5백여 개의 천막을 설치하고, 120여 척의 배를 동원해 구호 활동을 하고 있지만,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인도에서 우기는 언제까지 계속되나요?

기자) 6월에서 9월입니다. 인도에서는 논밭의 절반 이상이 물을 끌어들이는 관개시설이 따로 없기 때문에 여름철 비가 매우 중요한데요. 최근 들어 기후변화 등으로 폭우가 심해지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 상황도 살펴볼까요?

기자) 미얀마에서는 몇 주째 폭우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수 십 년 만에 최악의 홍수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우기가 시작된데다 열대성 저기압 사이클론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비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얀마 정부에 따르면 3일까지 홍수로 46명이 숨지고, 이재민 20만 명이 발생했습니다. 미얀마 적십자회는 아직 접근하지 못하는 피해 지역의 상황을 감안하면 사망자 수가 훨씬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미얀마의 테인 세인 대통령이 홍수 피해 지역을 방문하기도 했죠?

기자) 예. 테인 세인 대통령은 지난 1일 피해가 특히 심각한 사가잉 지역을 방문해서 구조 작업을 보다 신속하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테인 세인 대통령]

테인 세인 대통령은 논이 많이 망가졌다며, 수재민들의 손해를 보전해줄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수재민들의 재정착과 복구 과정을 돕기 위해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얀마 정부는 사가잉 지역, 중부 이라와디강 중류에 있는 마궤 지역, 북부 친주, 서부 라카인 등 4 곳을 홍수로 인한 국가재난지역으로 선포했습니다.

진행자) 베트남 상황도 전해주시죠.

기자) 베트남에서는 지난주 북부 꽝닌성에 40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려 22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습니다. 이 지역에는 지난주 800mm의 비가 퍼부었는데요.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2천8백여 채의 집이 파괴됐습니다. 베트남 중앙홍수통제위원회는 앞으로 이 지역에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며 홍수가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인도네시아에서는 가뭄이 장기화돼서 골칫거리라고요.

기자) 예. 가뭄으로 산불이 나고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가뭄 피해가 가장 심각한 자바 섬은 주요 쌀 생산지이고요, 수마트라 섬은 세계적인 커피 생산지, 술라웨시 섬은 세계적인 카카오 생산지입니다. 따라서 이들 물품의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산불도 늘고 있는데요. 수마트라 섬 리아우 주에서는 지난달 31일 무려 186 곳에서 산불이 일어난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마트라 섬 산불 진화를 위해 항공기를 이용한 진화 작업과 인공강우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만간 인도네시아에 비 소식은 없습니까?

기자) 안타깝게도 없습니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은 3일 엘니뇨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건기가 예년보다 2개월 가량 길어져 오는 11월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엘니뇨 현상은 적도 부근의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서 지구 곳곳에 기상 이변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진행자) 마지막 소식 살펴보죠. 러시아와 스웨덴이 외교관을 맞추방 했다고요.

기자) 예. 스웨덴 외교부는 3일 모스크바주재 자국 대사관의 외교관 한 명이 추방됐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당국이 즉각 떠나도록 통보했다는 건데요. 러시아는 이번 결정이 최근 스웨덴이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한 데 대한 대응 차원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의 배경은 무엇입니까?

기자) 양국 외교관의 추방 원인과 시점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요한 테겔 스웨덴 외교부 대변인은 “러시아 외교관이 외교관계에 관한 빈협약에 위배되는 행동을 해서 최근 추방했다”고만 밝혔습니다.

진행자) 두 나라 관계가 악화되겠군요.

기자) 스웨덴 외교부는 이번 사건이 양국관계에 미칠 영향을 전망하기는 이르다면서도 개선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번 도발에 대한 결과에 스웨덴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러시아가 스웨덴 뿐아니라 다른 북유럽 국가들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고요?

기자) 예. 러시아와 북유럽 국가들 간 군사적 긴장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북유럽 인접 지역에서 러시아의 군사행동이 이어지면서 초래된 결과인데요. 스웨덴은 이에 대비해 인근 북유럽 국가들과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와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군비를 증강하고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죠. 지구촌 오늘,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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