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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령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자료사진)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자료사진)

미국 주요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드리는 미국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박영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미국뉴스 헤드라인 시간에 미국령 푸에르토리코가 파산 위기에 몰려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미국뉴스 따라잡기 오늘 이 시간에는 ‘미국령’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죠.

기자) 네, 먼저 미국의 행정지역구성부터 말씀드리는 게 이해를 하시는데 좀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잘 아시다시피 미국은 50개 주와 1개의 특별행정구로 이루어진 연방국가죠? 이 50개 주는 처음부터 한꺼번에 다 연방에 가입한 게 아니라 미국 독립 초기 13개 주를 시작으로 1개 주, 1개 주가 차례로 연방에 가입했기 때문에 주를 소개할 때 미국의 몇 번째 주라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가장 먼저 연방에 가입한 주가 동부에 있는 델라웨어 주고요. 가장 마지막으로 미국 연방에 가입한 주가 태평양에 있는 하와이 주입니다. 델라웨어 주가 미국의 첫 번째 주가 된 게 1787년이고 하와이가 미국의 주로 편입된 게 1959년이니까 170여 년에 걸쳐 미국의 지도가 새로 그려져 온 셈입니다.

진행자) 미국의 국기인 성조기도 연방에 가입한 주가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별이 하나씩 늘었죠?

기자) 네, 그러다 보니까 성조기에 별이 모두 몇 개나 그려져 있는지 헷갈려 하는 미국민도 간혹 있긴 한데요,1912년 애리조나 주를 끝으로 줄곧 48개로 있다가 1959년 알래스카에 이어 하와이까지 주로 승격되면서 현재 성조기에 그려져 있는 별도 총 50개로 늘었습니다.

진행자) 자, 그렇다면 ‘미국령’은 뭔가요?

기자) 네, 미국의 영토긴 하지만 미국의 주는 아닌 곳들을 말합니다. '준주'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현재 미국은 모두 16개의 미국령을 가지고 있습니다.그 가운데 5곳은 사람이 사는 땅이고요. 미국의 법으로 보호를 받긴 하지만 거의 독립적인 일종의 자치령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나머지 11곳은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입니다.

진행자) 사람이 살고 있는 미국령으로는 어느 곳들이 있을까요?

기자) 네, 뉴스에서 많이 들으셨을 푸에르토리코와 괌이 있고요. 사이판 섬으로 유명한 북마리아나 제도와 미국령 사모아제도, 그리고 미국령 버진아일랜드가 있습니다. 이 곳들은 모두 카리브해나 인도양, 태평양에 있는 섬들입니다.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처럼 앞에 '미국령'이라는 말이 붙은 건, 이 섬들이 하나의 섬이 아니라 크고 작은 여러 섬들로 이루어진 곳들이 많은데, 어떤 건 영국에 속해 있고, 어떤 건 미국에 속해 있는 그런 식이기 때문입니다. 섬이라는 지정학적 특성상 역사적으로 이 곳들은 영국이나 프랑스, 스페인,일본, 미국 등의 지배를 받아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이 5개 미국령에 사는 주민들은 미국 시민들입니까?

기자) 미국은 국민의 자격을 규정하는데 있어서 속지주의 원칙을 택하고 있죠. 다시 말해 미국 땅에서 태어난 사람은 미국 시민이라는 원칙인데요, 이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미국 땅,미국령에서 태어난 이들 주민들 역시 미국 시민입니다. 단 현행 법에 따라 미국령 사모아와 스웨인스 섬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비시민권자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사모아 주민들도 미국의 보호아래 있고요, 입국 사증을 따로 발급받지 않고 미국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같은 미국령인데도 괌이나 푸에르토리코와는 달리 사모아 사람들이 미국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미국 의회가 4개 자치령에 대해서는 시민권을 부여하는 관련법안을 개별적으로 통과시켜왔는데요, 사모아제도에 대해서는 그런 추진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미국령 주민 가운데 약 4백만명이 시민권자들이고요, 5만 5천명이 비시민권자로 추산됩니다.

진행자) 그러면 미국 50개 주에 사는 사람들과 미국령에서 사는 사람들간에 가장 두드러진 차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네, 우선 이들 5개 미국령에 사는 주민들은 지역 선거를 치르기 위한 주민투표권은 있는데요. 하지만 무엇보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투표권은 없습니다. 물론 그래도 현재 이들의 대통령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죠. 또 이들 미국령에서는 연방상원 선거도 치루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주민들의 현안을 대변할 연방상원의원이 배출될 수 없는거죠.

진행자) 그래서 미국의 연방 상원은 50개 주에서 뽑힌 2명의 대표들로만 이루어져서 100명의 상원의원들로 구성돼 있죠?

기자) 맞습니다. 대신 연방 하원에는 대표를 보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들 미국령 대표들에게는 표결권이 없습니다. 분과별 위원회 투표권만 갖죠.

진행자) 그럼 미국령에 사는 주민들도 세금을 내나요?

기자) 이곳 주민들은 연방 소득세 등 대부분 연방세를 내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살고 있는 지방정부에만 세금을 내는 거죠. 그 대신 미국 법에 따라 사회복지혜택은 다른 50개주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또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올림픽이나 미인선발대회 같은 비정치적인 국제회의에는 연방과 별개로 자체 대표를 내보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간혹 하나의 국가로 잘못 아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 미국령에 대한 안보는 연방정부가 책임을 지고요. 외국의 침입이 있으면 정부가 자동으로 개입하게 돼 있습니다.

//Sting//

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령’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비교적 현대 들어 알래스카와 하와이가 주로 승격된 선례도 있는데요, 이런 주들처럼 미국의 주가 되고 싶어하는 다른 미국령은 없습니까?

기자) 현재 파산위기에 몰리고 있는 푸에르토리코만 봐도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푸에르토리코는 지난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몇 차례 이에 관한 주민투표를 실시해왔습니다. 그러니까 지금처럼 미국의 자치령으로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냐, 아예 독립을 할 것이냐, 아니면 완전한 미국의 주가 돼서 완전한 미국인의 권리를 누릴 것이냐에 관한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투표였는데요, 번번히 그냥 미국의 자치령으로 남는 걸로 결론이 났고요. 지난 2012년 실시한 주민투표에서 처음으로 60퍼센트 넘는 사람들이 미국의 주 편입에 찬성한 적이 있긴 합니다.

진행자) 미국령에 사는 주민들이 미국의 주로 편입되길 원한다고 해서 편입되는 것도 아니지만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시민으로 인정받고 보호받는다는 건 굉장한 특권일 것 같은데 약간 의외군요.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관련 법안이 발의돼서 의회와 백악관을 통과해야 하니까 막상 주로 편입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긴 한데요. 이들 주민들이 지금처럼 자치령 지위를 유지하겠다고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사정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미국령들은 섬 원주민들이 많이 있는데요. 자신들의 문화, 역사적 특성을 훼손하고 싶지 않다는 거고요. 또 미국의 주로 편입되면 미국민에게 부과되는 것과 똑 같은 세금과 병역의 의무 등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도 이들을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미국령 알아봤습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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