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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원, 이민개혁 시행 중지명령 유예 불허...미 국세청 해킹


지난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이민개혁 시행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서 이민개혁 시행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현숙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 항소법원이 이민개혁 행정명령 시행 중지 결정에 대한 법무부의 긴급 유예 요청을 기각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고요. 미 국세청이 해킹을 당해서 납세자 10만여 명의 세금 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이어서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명을 선정한 가운데, 힐라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미국의 정재계 인사들이 많이 포함됐다는 소식 차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첫 소식 보죠. 미 항소법원이 이민개혁 행정명령 시행을 요구하는 법무부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네요?

기자) 네, 미국 연방순회 항소법원이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 시행 중지 결정에 대한 법무부의 유예 신청을 거부했습니다. 뉴올리언스 제5 연방순회 항소법원은 26일 2-1의 판결로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명령 시행 중지를 요청한 26개 주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내렸는데, 여전히 법적 공방이 오가고 있네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사안 중에 하나가 ‘포괄적 이민개혁법안’이죠? 그런데 이민개혁안이 의회에서 진전을 보이지 않자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5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에 대한 추방을 유예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발동했습니다. 행정명령은 미국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행정집행 명령권한으로 의회의 승인 없이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개혁 행정명령,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기자) 불법 체류 청소년과 부모들을 구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이민개혁 행정명령은 지난 2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었는데요. 불법으로 미국에 입국했다 하더라도 어린아이일 때 미국에 온 청소년들은 추방이 면제되고 또 지난 5월 19일부터는 시민권자나 영주권을 가진 자녀의 부모도 범죄 사실 없이 5년 이상 미국에서 살았으면 추방이 유예될 수 있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일부 주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행정명령이 시행에 들어가지 못했던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텍사스 주를 비롯한 26개 주가 대통령 권한 남용이라며 이민개혁 행정명령의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2월 텍사스 주 브라운스빌 연방지방법원의 앤드루 헤이넌 판사는 행정명령 이행의 일시 중지를 요청하는 주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러자 오바마 행정부는 이민법 시행은 연방정부의 영역으로 주들이 연방정부의 영역을 침해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법무부를 통해 항소했고요. 하지만 이번에 연방순회 항소법원이 1심 법원의 손을 들어주면서 법무부의 요청을 기각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소송을 제기한 26개 주 외에 다른 주에서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그게 안 된다고 합니다. 이번 판결문에서 법원은 불법 이민자들의 체류와 행정명령 중지 유예 요청을 둘 다 허락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요. 행정명령 중단 유예를 기각하는 판결이 본안을 이행할 수 있는 근거는 될 수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행정명령이 발동되기만을 기다린 5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들에게는 무척 안타까운 소식이 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 정책이 큰 타격을 받은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 판결은 오바마 대통령의 행정 명령 자체가 합법적이냐는 본안을 판단한 것이 아니고 행정명령을 중지하는 데 대한 판결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판결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오바마 행정부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이 소송이 해결되려면 상당히 시간이 걸릴텐데요.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2017년 1월에 끝나는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안에 이민법이 마무리되기는 힘들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주요 정책 가운데 이민법 외에도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는 사안들이 적지 않죠?

기자) 네, 우선 동성결혼법이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동성결혼을 인정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동성결혼도 이성 간의 결혼과 똑같이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미국 내 동성결혼 부부에게는 복지혜택을 부여할 수 없도록 제한한 결혼보호법(Defense of Marriage Act)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폐지를 주장했죠. 그러자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주들의 반발에 부딪혔는데요. 미 대법원은 6월에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주들이 헌법이 보장한 미국인의 권리를 침해하는지에 대한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이 강조하는 환경문제도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고요?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기후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온실가스 방출을 제한하고 있는데 이런 정책이 헌법에 어긋나는지 여부도 현재 대법원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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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뉴스 헤드라인 두 번째 소식 보겠습니다. 미 국세청이 해킹을 당해 납세자 10만여 명 정보가 유출됐다고요?

기자) 네, 해킹이란 다른 사람이나 기관의 컴퓨터에 무단으로 침입해 정보를 빼가고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걸 말하는데요. 미 국세청, IRS의 웹사이트의 한 시스템이 올해 2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해킹을 당해 납세자 10만4천 명의 정보가 유출됐습니다. 존 코스키넨 국세청장은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유출된 정보에는 납세자의 최근 몇 년간의 세금 환급 내용과 국세청에 낸 각종 세금 정보도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해커들이 공격대상으로 삼았던 시스템이 뭔가요?

기자) 해커들은 국세청 웹사이트의 “Get Transcript”라고 하는 증명서 발급 시스템을 해킹했는데 이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해선 납세자의 사회보장번호와 생년월일, 주소와 세금 보고 상황 등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해커들은 훔친 정보를 활용해 납세자 개인만 답할 수 있는 인증 절차를 통과할 수 있었던 거죠. 코스키넨 국세청장은 현재 이 증명서 발급 시스템을 일시 폐쇄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해킹으로 개인 정보를 빼간 것도 문제지만 허위 세금 환급이 이뤄졌다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해커들은 납세자들의 정보를 이용해 허위 세금 환급도 받아냈는데요. 국세청은 4월 중순 마감이었던 세금 환급 기간 동안 약 1만 5천 건의 허위 세금 환급이 이뤄졌고 그 규모가 5천만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대규모 해킹 사실이 어떻게 확인된 건가요?

기자) 국세청은 증명서 발급 시스템에 비정상적인 접속이 많은 것을 보고 수상히 여기고 조사한 결과 해킹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해커들은 수상한 전자메일 주소로 증명서 발급 시스템에 약 20만 번 접근 시도를 했는데 절반 정도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해커들이 누군지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아직 신원이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코스키넨 청장은 하지만 해커들의 정교한 수법으로 볼 때 이번 해킹은 조직적인 범죄집단의 소행으로 국세청뿐 아니라 다른 금융산업도 다루는 집단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세청은 현재 증명서 발급 시스템을 일시 폐쇄한 상태로 해킹을 당한 납세자들에게 통보한 후 본인 확인 단계를 추가하는 등 보안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금융 기관과 기업에 대한 해킹이 최근 들어 자주 발생하네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해킹을 당해 8천300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었죠. 러시아나 중국 해커 등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가운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고요. 또 올해 초 미국의 대형 건강보험업체인 ‘앤섬’에서 8천만 명이 넘는 고객의 정보가 유출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작년 11월에는 영화제작사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살해를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 개봉을 앞두고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사이버 공격을 당해 내부 자료가 대규모로 유출되는 피해를 봤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사이버 범죄 피해가 커지면서 미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 의회에서 사이버 안보 법안에 대한 논의가 오랫동안 진행됐었는데요. 지난 4월 하원에서 사이버 안보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이 법안은 미국 기업들이 사이버보안을 위협하는 정보를 기업간 또는 정부와 더욱 원활하게 공유해 사이버 테러 공격에서 미국 기업들을 보호한다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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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뉴스 헤드라인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2015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명의 여성'을 선정했는데요. 미국 여성들도 이름을 많이 올렸다고요?

기자)네, 우선 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위에 올랐습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포브스가 100대 여성을 선정하기 시작한 12년 간 순위에서 한번 또 빠진 적이 없는데요. 상원의원으로서, 국무장관으로서, 영향력 있는 행보를 보인 클린턴 전 장관, 올해 1위인 메르켈 총리와 근소한 차이로 2위에 올랐습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의 부인인 멜린다 게이츠와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 의장,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 사장이 그 뒤를 이었고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도 10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진행자) 올해 선정된 100명의 여성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여성이 있던데요. 미국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이름을 올렸죠?

기자) 네, '100대 여성' 가운데 가장 어린 여성이자, 올해 처음으로 순위에 오른 미국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25살의 앳된 아가씨입니다. 64위에 이름을 올린 스위트프는 하지만 지난 2014년 발표한 음반이 3백 50만 장 이상 팔린 영향력있는 가수이자 2억 달러의 자산가로 알려졌죠. 포브스지는 지난 2004년부터 매년 1백 명의 영향력 있는 여성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대통령으로부터 기업인, 전문경영인, 연예인, 사회운동가, 자선가 등 다양한 분야의 여성을 경제력과 언론 노출, 활동 범위와 영향력 등을 고려해 선정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한국인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이 11위에 올랐고요. 이부진 호텔 신라 사장이 100위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현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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