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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군 시설 핵사찰 허용"...중국 시진핑, 일본에 우호 메시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 (자료사진)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 (자료사진)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최원기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란이 군사시설에 대한 핵사찰을 수용했습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이 일본에 대해 우호적인 신호를 보냈습니다. 미국의 국방장관이 이라크 정부군에 대해 ‘전투의지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그럼 오늘은 이란 핵협상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이란이 핵협상의 주요 쟁점인 이란 내 군사 시설 사찰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P 통신과 이란 국영 방송 등에 따르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이날 국회에서 “이란은 군사 시설에 대한 (IAEA의) 통제된 접근을 허용하는 안에 동의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 당국이 군사 시설 사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상당히 흥미로운 뉴스네요. 지금까지는 군사 시설에 대한 사찰에는 부정적이지 않았나요?

기자)말씀하신대로 그 동안 이란은 군사 시설에 대한 사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예를 들어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 20일 군사 시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대상에 포함돼서는 안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란의 핵협상 당국자가 ‘군사 시설에 대한 통제된 핵사찰’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그런데 이란 당국자의 발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통제된 사찰’ 이란 표현이 나오는데, 이것은 일반적인 사찰과는 어떻게 다른 것인가요?

기자)좋은 지적인데요. 외신을 보면 이란 당국자는 국제원자력기구의 ‘MANAGED ACCESS’ 번역하면 ‘통제된 접근’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요. 이는 국제원자력기구 사찰관이 군사 시설에 접근해 핵시설 환경 표본을 채취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국제원자력기구 사찰관이 현장에 접근해 공기, 토양, 물 같은 환경 표본을 채취하는 것을 말합니다.

진행자)그런 다음 표본을 분석해 핵 개발이 어느 정도 진전됐는지를 파악하는 것이군요?

기자)그렇습니다. 요즘은 워낙 분석 기술이 발전해 굳이 플루토늄, 우라늄 같은 방사능 표본을 채취 하지 않고 그 대신 공기나,토양 같은 표본을 채취해 분석하더라도 핵개발의 수준과 규모를 분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미국은 군사 시설에 대해서도 사찰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죠?

기자)그렇습니다. 지난달 이란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잠정합의가 이뤄졌는데요. 당시 미 국무부는 협상 결과를 설명하는 ‘팩트시트’를 발표했는데요. 이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나탄즈와 포르도의 우라늄 농축 시설 등을 포함해 이란이 최근 가동한 모든 핵시설을 현대적 감시 기술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은 군 시설을 포함한 모든 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군사 시설에 대한 사찰 문제가 어떻게 될지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군요, 그런데 핵 협상은 언제 또 열립니까?

기자)이란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 6개국은 그 동안 협상 의제를 위한 예비회담을 해왔는데요. 2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핵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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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이번에는 중국으로 가보죠. 일본과 중국 관계가 아직 냉랭한 상황인데,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일본에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냈다고요?

기자)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일교류대회’에 참석해서 강연을 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일본에서 온 일본 관광 교류 방중단 3천명 앞에서 연설을 했는데요. 시 주석은 “중-일 교류는 2천 년을 이어왔다”며 “이웃은 선택할 수 있어도 이웃국가는 결코 선택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한마디로 중국과 일본과의 역사적 맥락을 강조하며 우호친선 메시지를 보낸 것인데, 시진핑 주석이 일본에 우호적인 메시지만 보낸 것은 아니겠죠?

기자)네, 시진핑 주석은 이날 일본에 대해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역사인식 문제에 대해서는 따끔한 충고를 잊지 않았는데요. 시 주석은 “올해는 중국인민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이라며 “일본이 군국주의 침략의 죄행을 감추고 역사의 진상을 왜곡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역사 왜곡은 안 된다는 얘기인데, 중국 언론이 이를 크게 보도했다고요?

기자)인민일보를 비롯한 중국의 신문과 방송은 이번 행사와 시진핑 주석의 발언 내용을 1면에 크게 보도했습니다. 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4일 시진핑 주석의 발언에 대해 ‘중-일 양국과 국제사회에 대해 중국 정부가 중-일 우호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냈다’는 내용의 논평을 내보냈습니다.

진행자)일본은 시진핑 주석의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기자)3천명에 이르는 일본의 대규모 방중단은 니카이 도시히로 일본 자민당 총무회장이 이끌고 왔는데요. 니카이 총무회장은 환영식 석상에서 시진핑 주석에서 아베 총리의 친서를 전달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주석 발언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며 그 실현을 위해 우리도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일본의 언론은 시진핑 주석이 역사인식 문제를 거론한 것은 오는 8월 발표될 아베 신조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를 겨냥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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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중동의 이라크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ISIL이 이라크 중서부의 전략 요충지인 라마디를 장악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 미 국방장관이 이라크 정부군을 비판했군요?

기자) 미국의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ISIL에 맞서 싸우는 이라크 정부 군의 전투 의지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카터 장관은 24일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ISIL이 라마디를 장악한 것을 언급하면서, 당시 이라크 군은 수적으로 우세했음에도 싸울 의지가 없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중요한 것은 ISIL과 싸워 이기려는 이라크인들의 의지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미국의 국방장관이 우방국 정부군에 대해 ‘전투의지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 그만큼 실망스러웠던 모양이죠?

기자)최근 수니파 무장세력에 의해 장악된 곳은 이라크 중서부의 ‘라마디’라는 도시인데요. 이 곳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125 킬로미터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또 라마디는 시리아의 ISIL 거점인 락까와 이라크 중심부를 연결하는 전략 요충지입니다. 따라서 이라크 정부로서는 라미디는 꼭 지켜야 하는 곳인데요. 당초 이 곳은 이라크의 특수부대와 현지 경찰 등이 방어를 담당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ISIL이 진격해오자, 특수부대와 경찰은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라마디는 지난 17일 ISIL에 의해 함락되고 말았습니다.

진행자)특수부대는 대개 일반 부대보다 더 잘 싸운다는 것이 상식인데, 이라크 특수부대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지요?

기자)이라크 특수부대가 왜 라마디를 포기하고 철수했는지는 다소 불분명한데요. 워싱턴 포스트 신문에 따르면 이 도시에는 ‘황금 사단’이라는 이라크 특수부대가 있었는데요, ISIL이 진격해오자, 차량 200여대를 타고 빠져 나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급하게 철수하면서 무기와 탄약을 놓고 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이라크 정부는 라마디 철수에 대해 뭐라고 설명하고 있습니까?

기자)이라크 국회의 하킴 알 자밀리 국방안보 위원장은 라마디가 함락된 것은 미국이 공군 지원을 충분히 안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라마디 함락은 일시적인, 전술적인 후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워싱턴에서는 미군 지상군을 이라크에 파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존 맥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미국이 특수부대를 추가로 파견해 이라크 정부군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앞서 공화당 소속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지난 19일 1만 명의 미군 지상군 병력을 이라크에 파병하자고 공개적으로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특수부대의 제한적인 지상 작전을 제외하면, 미군의 역할은 공습 지원에 국한될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진행자)이라크 정부로서는 라마디를 다시 탈환해서 체면을 세워야 하는 상황인데, 어떻습니까?
기자) 이라크의 하이데르 알아바디 총리는 수일 내 ISIL로부터 라마디 시를 재탈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알아바디 총리는 25일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라마디에서 신속히 퇴각한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ISIL이 이번 전투에서 이겼다고 해서 그들이 승리하고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ISIL이 수도 바그다드에서 불과 120킬로미터까지 진격해 옴에 따라 경계태세를 강화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이라크 정부군이 라마디를 탈환하기 위한 공격에 나섰다는 소식은 없나요?

기자)이라크 정부군과 친정부 시아파 민병대는 지난 23일부터 라마디 탈환 작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라크 정부군은 이 과정에서 몇몇 마을을 되찾았고, 계속 라마디를 향해 진격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아직 라마디를 되찾았다는 소식은 없습니다. 앞으로 며칠이 라마디 탈환의 고비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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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이번에는 동남아로 가보겠습니다. 필리핀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데, 필리핀 대통령이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AP통신이 25일 보도한 내용인데요.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이날 필리핀 항공기가 중국과의 영유권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남중국해 상공에서 정상 항로를 따라 비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키노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아직 해당 지역에 방공식별구역(ADIZ)이 선포된 바 없다”며 국제법에 따른 비행 항로로 계속 비행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발생한 필리핀 항공기에 대한 경고 사건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봐야겠죠?

기자)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필리핀 전투기가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군도, 중국명 남사군도 인근을 초계 비행했는데요. 당시 중국 군함이 이에 대해 경고 신호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필리핀은 중국의 인공섬 건설 등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는데, 그 밖에도 어떤 얘기를 했습니까?

기자)아키노 대통령은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대한 권리를 계속해서 행사할 것”이라며 모든 역량을 다해 우리 권리를 지키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작은 나라를 괴롭히면 중국의 이미지가 나빠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아키노 대통령은 “양국이 서로 돕고 있다”며 자세한 언급은 피했습니다.

진행자)아키노 대통령이 구체적인 언급은 안했지만, 필리핀이 혼자서 중국에 대항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 미국과 손잡고 중국에 대항하겠다는 전략이죠?

기자)그런 분석이 많습니다. 필리핀은 지난달에 미군 6천명이 참가한 가운데 미국-필리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는데요. 필리핀은 미국을 끌어들여 중국의 압박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진행자)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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