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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전자우편 1차 공개…보이스카우트 회장 "성인 동성애자 받아야"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 22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 22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뉴스를 정리해 드리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재임 시절 주고받은 전자우편 가운데 리비아 벵가지 사태와 관련된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소폭 상승했습니다. 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 회장이 성인 동성애자들을 조직에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는 소식, 마지막으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네. 첫 소식입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재임 시절 업무를 볼 때 개인 이메일, 즉 개인 전자우편을 썼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말이 참 많았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클린턴 전 장관은 직무와 관련된 내용이 담긴 전자우편 수만 건을 국무부에 제출했는데요. 이 가운데 리비아 벵가지 사태와 관련된 내용이 담긴 전자우편이 22일 공개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국무부가 22일 12시 30분경 클린턴 전 장관이 제출한 개인 전자우편 가운데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전자우편은 296개로 종이 쪽수로는 약 900쪽에 달하는 데요. 주고받은 일자가 지난 2011년 1월 1일부터 2012년 12월 31일에 걸쳐 있고요. 리비아 사태와 벵가지 미국 영사관 습격 사건, 그리고 리비아에서의 미국 외교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참고로 벵가지 사건은 2012년 9월 11일 무장괴한들이 리비아 벵가지에 있는 미국 영사관을 습격해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를 포함해 미국인 4명이 숨진 사건입니다.

진행자) 이번에 나온 전자우편은 그럼 처음 공개되는 겁니까?

기자) 엄밀하게 말하면 아닌데요. 오늘 일반에 공개된 전자우편은 지난 2월에 벵가지 사건을 조사하는 연방 하원 조사위원회에 제출된 것과 같은 겁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새로운 내용이 들어간 전자우편이 공개된 건 아닙니다.

진행자) 제가 아까 방송에 들어오기 전에 인터넷에 올라온 전자우편의 내용을 잠깐 봤는데요. 몇몇 구절이 빈 난으로 채워져 있던데 이건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네. 이건 비밀로 분류된 내용이라 나오지 않는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클린턴 전 장관이 전에 했던 말 하고는 다른데요? 클린턴 전 장관은 개인 전자우편으로 민감한 정보를 주고받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클린턴 전 장관의 말은 맞습니다. 이게 설명이 좀 필요한데요. 국무부 설명은 클린턴 전 장관이 제출한 전자우편을 연방수사국, FBI가 점검했는데, 벵가지 사건과 관련해서 받은 전자우편 가운데 하나를 비밀로 분류할 필요가 있다고 FBI가 판단했다는 겁니다. 그 내용은 클린턴의 참모였던 제이크 설리번이 클린턴 전 장관에게 전달한 전자우편으로 벵가지 미국 영사관을 공격한 용의자들의 체포와 관련된 내용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전자우편을 주고받을 때는 내용이 비밀로 분류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와서 FBI 판단대로 보안 등급을 바꿨어도 클린턴 전 장관이 법을 어기건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재직 당시에 개인 전자우편으로 비밀을 주고받지 않았다는 클린턴의 말이 맞는 거죠. 한편 이처럼 나중에 보안 등급이 바뀐 전자우편은 이것 하나밖에 없다고 하는군요.

진행자) 그런데 말이죠? 하원 조사위원회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벵가지 사태와 관련해서 클린턴 전 장관의 전자메일을 무척 궁금해했습니다. 왜냐하면, 클린턴 전 장관이 개인 계정으로 주고받은 전자우편에 벵가지 사태의 원인을 밝힐 수 있는 단서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인데요. 이번에 그런 기대를 만족하게 해줄 내용이 나왔는지 궁금하군요?

기자) 그런 내용은 없습니다. 대부분 클린턴 전 장관과 보좌관들이 행정 절차나 언론 보도자료, 연설문 초안이나 그밖에 다른 정보들을 교환하는 내용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도 인터넷에 성명을 냈는데요. 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벵가지 사건을 조사한 책임조사위원회가 2년 6개월 전에 보고서를 냈는데, 보고서가 나오고 사건의 원인과 경과, 그리고 이후 상황과 관련해서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을 바꿀만한 것이 이번 전자우편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자, 그동안 연방 하원 특별조사위원회를 주도하던 공화당 의원들이 클린턴 전 장관과 국무부를 향해 클린턴 전 장관의 전자우편 모두를 공개하라고 압박해 왔는데, 오늘 전자우편 1차분이 나오고 난 뒤에 공화당 측이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네. 공화당 소속으로 조사위원회 의장인 트레이 가우디 하원 의원이 성명을 냈는데요. 가우디 의원은 이번에 공개된 전자우편은 일부로 이걸 가지고 진실을 완전하게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가우디 의원은 또 이번에 공개된 전자우편이 벵가지 사건과 관련된 의문과 논쟁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오히려 확인해 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도 오늘 이와 관련해 자기 생각을 밝혔죠?

기자) 그렇습니다. 힐러리 전 장관, 오늘 뉴헴프셔 주에 가 있는데요. 거기서 잠시 기자들과 얘기했습니다.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이기도 한 클린턴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국무부가 자신이 요청한 대로 전자우편을 공개해서 기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힐러리 전 장관이 모든 전자우편이 하루빨리 공개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는데, 언제쯤이나 모두 공개될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미국 국무부 측은 내년 1월까지는 모든 전자우편을 공개하겠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하지만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장관 시절 업무에 사용한 개인 전자우편이 약 5만5천 쪽에 달해서 국무부가 과연 약속한 시각까지 전체 전자우편을 공개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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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네. 다음은 경제소식인데요. 미국 경제가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경제지표가 오늘 발표됐죠?

기자) 네. 바로 ‘소비자물가지수’, 영어론 ‘CPI’라고 하는데요. 4월 CPI가 3월에 비해 0.1% 상승했다고 미국 노동부가 22일 밝혔습니다. 참고로 지난 3월에는 그 전달과 비교해서 ‘CPI’ 지수가 0.2% 상승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 소식을 좀 더 잘 이해하려면 먼저 소비지물가지수가 뭔지 알아야 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영어로는 ‘Consumer Price Index’라고 하고요 이걸 줄여서 CPI라고 하는데요. 이 ‘소비자물가지수’는 그러니까 도시에 사는 소비자가 물건이나 서비스를 살 때 지급하는 값의 변동치를 측정한 수치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물가하고 관련이 있는 수치군요?

기자) 맞습니다. 그러니까 CPI가 올랐다면 쉽게 그냥 물가가 오르는 추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진행자)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거의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하니까 그렇다면 이 CPI가 미국 경제를 점검하는 데 꽤 중요한 수치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민간 경제분석가들이나 경제정책을 정하는 관리들이 경기가 어떤지 판단할 때 이 CPI 지수를 주의 깊게 살핍니다. 가령 CPI 지수가 올랐다면 경기가 좋아졌다고 보는데요. 왜냐하면, 경기가 좋아지면 대개 물가가 오르니까 그렇습니다.

진행자) 다시 말해서 4월 CPI가 올랐다는 건 미국 경기가 지난달에 좋아졌다는 말이 될 텐데, 그럼 요즘 이자율을 언제 올릴지 고민하고 있는 ‘FRB’ ‘연방준비제도’의 고민을 덜어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기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경기가 좋아지면 보통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올리죠? 왜 그러냐면 경기가 좋아지면 물가가 오르는데, 연방준비제도 같은 조직이 이럴 때 보통 이자율을 올려서 물가를 조절합니다. 왜냐하면, 이자율을 올리면 금융기관으로 들어오는 돈이 늘어나고 반대로 시장에 돌아다니는 돈이 줄어들면서 물가가 떨어지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물가를 떨어뜨리는 것은 과열된 경기를 진정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진행자) 그럼 CPI도 오르고 했으니까 연방준비제도가 곧 이자율을 인상할까요?

기자) 아닙니다. 많은 경제전문가는 ‘CPI’가 3월에 이어 4월에도 올랐지만, 이걸 가지고 미국 경기가 충분하게 회복했다고 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연방준비제도가 이자율을 올려서 경기를 누그러뜨려야 할 만큼 경제가 좋아진 게 아니란 말인데요. 이런 가운데 지난달 말에 경제정책을 논의하기 위해서 모인 ‘연방준비제도’ 고위 임원들이 당장 6월에 이자율을 올릴 것 같지는 않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이런저런 사정을 생각하면 연방준비제도가 6월이 아니라 9월에 이자율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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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 네. 지금 여러분께서는 ‘미국 뉴스 헤드라인’ 듣고 계십니다. ‘보이스카우트’라면 청소년의 인격 양성과 사회봉사를 목표로 하는 국제적 교육 훈련 단체인데요. 그런데 어제 미국 보이스카우트의 지도자가 눈길을 끄는 말을 했습니다. 이 소식, 마지막으로 들어볼까요?

기자) 네. 로버트 게이츠 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 회장이 21일 연맹 연례 총회에서 연설했는데요. 게이츠 회장은 이 연설에서 동성애자가 보이스카우트 지도자가 되는 것을 금지하는 정책을 바꾸자고 제안했습니다. 참고로 게이츠 회장은 부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지낸 사람입니다.

진행자) 보이스카우트는 벌써 동성애자와 관련된 규제를 없애지 않았던가요?

기자) 네. 보이스카우트에 가입하는 아이들에 대한 규제만 2년 전에 풀었고요. 성인 지도자나 직원에 대한 규제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동성애자를 보이스카우트 회원에 받아들인다고 해서 당시에도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해서 말들이 많았는데요. 게이츠 회장이 성인에게까지 이 조치를 확대하려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일단 세상이 변했으니까 여기에 맞춰야 한다는 겁니다. 게이츠 회장은 자신들이 기대하는 모습이 아닐지라도 세상과 맞닥뜨려야 한다면서, 미국 사회가 각 분야에서 동성애자를 점점 받아들이는 경향에 맞춰서 연맹 규정을 고쳐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게이츠 회장은 또 지금 규정을 바꾸지 않으면 연맹이 수많은 소송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이 동성애자 수용과 관련해서 벌써 소송에 얽혀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밝혔다가 회원 자격을 잃거나 연맹에서 일자리를 얻지 못한 몇몇 사람이 대형 법률회사를 고용해서 연맹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진행자) 제가 알기로는 보이스카우트를 후원하는 조직이 대개 보수적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아무리 세상이 점점 바뀐다고 게이츠 회장 말대로 될 수 있을까요?

기자) 사실 미국 보이스카우트 조직의 약 70%가 모르몬이나 로마 가톨릭 같은 종교와 연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게이츠 회장이 이번에 보수파들을 달래려는 방안도 함께 밝혔는데요. 보이스카우트 지부를 운영하는 조직이 동성애자를 성인 지도자나 직원으로 받아들일지를 스스로 결정한다는 방안입니다. 만일 전국 차원에서 규제를 없애도 지역 조직이 이걸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인데요. 그러니까 이번에 나온 방안은 하나의 타협안으로 동성애자 규제를 없애는 걸 원하는 측과 이걸 반대하는 진영을 모두 만족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걸스카우트도 성 소수자와 관련해서 최근에 눈길을 끄는 발표를 했죠?

기자) 보이스카우트와 비슷한 조직으로 여자들이 활동하는 단체가 바로 걸스카우트인데요. 트랜스젠더도 걸스카우트에 가입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트랜스젠더라면 성전환자를 뜻하죠?

기자) 맞습니다. 수술 같은 방법을 써서 성을 바꾸는, 그러니까 남자는 여자로, 그리고 여자로 남자로 자기 성별을 바꾸는 사람들을 트랜스젠더라고 하는데요. 미국 걸스카우트 연맹은 남자에서 여자로 성별을 바꾼 사람들을 회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뉴스 헤드라인’ 김정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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