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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주요 6개국 핵협상 막바지 중대 고비...사우디 예멘 공습 닷새째


3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이란 핵 협상에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독일, 유럽연합 대표들이 참석했다.
3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이란 핵 협상에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독일, 유럽연합 대표들이 참석했다.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김연호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이란과 주요 6개국 외무장관이 이란 핵협상 타결 시한을 앞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프랑스 알프스 산악지대에 추락한 독일 여객기의 희생자 시신 수습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당국은 현재까지 희생자 78명의 유전자를 확인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도아래 예멘 반군에 대한 공습이 닷새째 이어졌습니다.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에 참여하겠다는 나라가 40여개로 늘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이란 핵 협상 소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이란과 주요 6개국 외무장관 회담이 주말부터 시작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스위스 로잔에서 29일부터 시작됐습니다. 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를 의장으로 이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그리고 독일 외무장관들이 참석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 협상 연장시한을 올해 6월 말까지로 합의하면서, 3월 말까지 정치적 합의를 끝내고 나머지 석달 동안 기술적인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따라서 1차 협상시한이 31일로 끝납니다.

진행자) 협상시한이 하루밖에 안 남았는데, 진전이 있습니까?

기자) 아직 뚜렷한 진전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회담 당사국들 모두 협상이 매우 어려운 상태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31일 협상시한을 넘기면서 다음달 새벽까지 양측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그동안 미국과 이란이 양자 회담에서 사전 논의를 하고 전체 외무장관 회의에서 협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합의 가능성은 꽤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회담 참가국들은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기자들에게 각자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데요, 이란의 압바스 아락치 외무차관은 그동안 여러 문제에서 해법을 찾았고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두세 가지 쟁점이 남아 있어서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이번 회무회담을 종반전이라고 표현하면서 막바지에 일부 진전과 일부 퇴보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조시 어니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도 미국 ABC 방송에 출연해서 낙관론을 펼쳤는데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달 말까지 합의안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1년 이상 협상을 계속해온 만큼 이란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조건에 진지하게 따를지 말지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보내줘야 할 때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협상 쟁점으로 남아 있는 문제는 뭡니까?

기자) 우선 이란의 핵 개발 능력을 얼마나 제한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이란은 현재 가동 가능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를 1만 기 정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걸 얼마나, 어떻게 제한할지를 놓고 치열한 협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은 이란이 핵폭탄을 만들 수 없게 만든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이 점에서는 어떠한 타협도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진행자) 주요 6개국은 이란의 핵 개발 능력을 제한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까?

기자) 이란이 핵무기 1개에 필요한 핵 물질을 제조하는데 최소한 1년은 걸리도록 한다는 게 주요 6개국의 구상입니다. 그리고 이런 제한을 최소한 10년동안 부과하면서 철저한 핵사찰을 실시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란은 10년이란 기간은 너무 길다면서 어떻게든 기간을 줄이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원심분리기 수를 6천기 정도로 줄이는 데는 이란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이 농축한 우라늄을 어디에 두느냐도 쟁점인데요, 아락치 외무차관은 외국으로 농축우라늄을 보낼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란이 이렇게 반대한다면 우라늄을 해외로 보내는 대신에 농도를 낮춰서 핵무기 제조에 사용하기 어렵게 만드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란에 대한 제재를 어떻게 풀 것인지도 쟁점이지 않습니까?

기자) 물론입니다. 이란은 핵개발 능력을 제한하는 조치를 받아들이는 대신에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즉각 해제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외무회담에서도 이점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미국은 이란의 핵 합의 이행에 따라 단계적으로 해제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미국이 일부 제재는 즉각 해제하는 타협안을 놓고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국무부는 이 보도 내용을 전면적으로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부정확한 내용이라고 지적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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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다음은 프랑스 알프스 산악지대에 추락한 독일 여객기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사고 수습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진전이 있습니까?

기자) 희생자 150명 가운데 78명의 유전자가 확인됐습니다. 프랑스 법의학팀이 사고 현장에서 수습한 시신 일부에서 유전자를 채취해 조사한 결과입니다. 사고기의 부기장, 안드레아스 루비츠가 여객기를 고의로 추락시킨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루비츠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프랑스 당국은 이를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사고현장이 산악지대라서 수색대가 접근하기 상당히 어렵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사고 다음날인 25일부터 수색대가 시신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여객기가 해발 1500m가 넘는 산의 급경사 지대에 추락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비행기 잔해도 수거해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수색대원들이 현장까지 걸어 가거나 헬리콥터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당국은 사고 수습에 속도를 내기 위해 사고 현장에 접근할 수 있는 도로를 새로 내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여객기가 충돌하기 직전의 상황이 밝혀졌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독일 신문 ‘빌트’가 사고 여객기의 조종실 음성녹음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한 내용인데요, 사고직전 기장과 부기장의 실랑이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기장이 이륙하기 전에 화장실을 다녀오지 못했다는 얘기를 부기장에게 했고, 부기장은 자신이 조종을 맡을 테니 언제든 화장실에 가라고 했습니다. 여객기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을 이륙한 지 20분이 지나서 부기장이 기장에게 화장실에 다녀오라고 종용하자, 기장이 별다른 의심없이 자리를 비웠는데, 곧바로 여객기가 급강하했습니다. 놀란 기장이 제발 조종실 문을 열라고 밖에서 고함을 치고 문을 두드렸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급기야 기장이 도끼로 문을 부수려 했고 승객들은 공포에 떨면서 비명을 질렀습니다.

진행자) 공포의 마지막 몇 분이 생생하게 녹음됐군요. 사고를 고의로 낸 의혹을 받고 있는 부기장에 대해서는 더 알려진 사실이 있습니까?

기자) 평소 심리 상태에 문제가 있었고 시력에도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독일의 ‘빌트 암 존탁’ 신문은 부기장이 망막분리로 시력을 잃지 않을까 걱정했다는 증거를 수사관들이 발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독일 검찰은 부기장 루비츠의 자택을 수색한 결과 루비츠에게 질환이 있었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려 했음을 보여주는 서류를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 역시 루비츠 부기장이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진행자) 부기장의 범행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항공사로서도 타격이 크겠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만약 이번 사고가 부기장의 고의 추락으로 결론 난다면 항공사 역시 법적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울증을 겪고 있는 부기장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점과 조종실에 두 명 이상 두는 규정을 도입하지 않았단 점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추락 여객기의 항공사인 저먼윙스와 모회사 루프트한자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섣부른 결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독일 조종사 협회는 비행기록 장치가 아직 회수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종실 녹음기록만 가지고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건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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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에는 예멘 사태 알아보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도아래 예멘 반군에 대한 공습이 시작됐는데, 오늘도 공습이 이어졌습니까?

기자) 네. 닷새째 공습이 계속됐습니다.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에 대해서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9개 나라 연합군의 공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30일에는 후티의 대공 방어 능력을 무력화하는데 화력이 집중됐는데요, 에멘의 수도 사나 인근에 있는 스커드 미사일 기지와 공군기지, 지대공 화기가 주요 공습 대상이었습니다. 후티 지휘관들도 공습 사실을 인정하고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수단 전투기 한 대를 격추해서 조종사를 생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종사와 전투기 잔해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진행자) 후티도 앉아서 당하고만 있지는 않다는 점을 증명하려고 애쓰고 있군요. 후티의 반격도 나타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남부 아덴 인근에서 반격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사우디의 관영 알아라비야 방송에 따르면 후티와 연계된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 추종자들이 아덴에서 북쪽으로 30㎞정도 떨어진 곳까지 진격하면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예멘의 제2도시인 아덴은 과거 남예멘의 수도로 후티 반대세력의 근거지입니다. 알자지라 방송은 아덴 국제공항을 놓고 후티와 반후티 세력간의 격렬한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아덴에서만 사망자가 100명에 육박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상전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도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사우디 군이 예멘 국경 인근으로 탱크를 이동키면서 지상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로서는 언제든 사우디 지상군이 예멘으로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이란의 사주를 받고 있는 후티가 예멘을 장악하는 건 사우디로서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지상군 동원이라는 초강수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예멘을 사이에 두고 사우디와 이란이 지정학적인 대결을 벌이고 있다는 겁니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내각회의에서 예멘의 모든 정파가 참여하는 대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는데요, 이 대화의 전제로 사실상 후티의 퇴각을 요구했기 때문에 성사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진행자) 예멘 사태로 민간인들의 피해도 늘고 있죠?

기자) 네. 예멘 보건부는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공습으로 모두 35명이 사망하고 88명이 다쳤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UNOCHA)에 따르면 아랍권 동맹군이 30일 예멘 북서부 난민촌을 폭격해 20여명이 숨졌습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중국 정부는 홍해에 인접한 서부 호데이다 항구에 군함을 보내 5백 명이 넘는 자국민을 대피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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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에는 중국으로 가보겠습니다.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에 참여하겠다는 나라들이 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호주에 이어 러시아, 네덜란드, 타이완, 덴마크까지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도 AIIB 창립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현재까지 창립회원국이 되겠다는 나라는 40여개국에 달합니다. 당초 중국 정부는 35개 나라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주요 7개국, G7 가운데 미국과 일본, 캐나다를 제외한 4개국이 참여를 결정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한국도 참여의사를 밝혔죠?

기자) 네, 한국 정부는 지난 26일 AIIB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런 사실을 중국에 서한으로 통보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6월 중에 설립 협정문 협상이 완료되면 협정문에 서명하고 국회 비준 절차를 거쳐 창립 회원국으로 최종 확정된다는 게 한국 정부의 설명입니다.

진행자) 가입시한이 얼마나 남았습니까?

기자) 중국이 31일로 가입시한을 정했기 때문에 하루 남은 상태입니다. 가입시한이 다가오면서 참여 의사를 밝힌 나라들이 늘고 있는데요, 중국과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같은 선진국들의 참여도 가입국 확대에 한몫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은 도로, 교량, 통신 등 아시아 지역의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위해 중국이 주도하는 개발은행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떤 반응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은 기본적으로 AIIB가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과 같은 기존의 국제개발은행과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운영 원칙과 방법이 세계적인 수준에 부합해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재무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했죠? 아주 민감한 시기에 이뤄진 방문이라 언론의 관심이 뜨겁던대요.

기자) 그렇습니다. AIIB에 가입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고, 가입시한도 임박한 상황에서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했는데요, 일단 공개석상에서는 AIIB 문제를 거론하지는 않았습니다. 중국의 시장개방에 대해서만 얘기했는데요,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AIIB 문제를 중국 측과 논의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김연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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