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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상업적 곡물 수입 비중 급증...원조 감소, 경제 개선 반영


지난해 1월 북한 접경도시 신의주에서 주민들에게 중국을 통해 수입한 밀가루를 배급하고 있다. 압록강 건너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모습. (자료사진)
지난해 1월 북한 접경도시 신의주에서 주민들에게 중국을 통해 수입한 밀가루를 배급하고 있다. 압록강 건너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모습. (자료사진)

북한의 상업적 곡물 수입 비중이 지난 몇 년 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제사회의 식량 원조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북한의 경제 상황이 나아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외교협회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유력 경제지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식량 부족분을 국제사회의 원조에 의존해 해결하기 보다는 상업적 수입으로 메우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가 최근 발표한 ‘국가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34만t의 곡물 부족분 가운데 24만8천t을 상업적 수입으로 충당했고, 외부 지원은 6만5천t에 그쳤습니다. 전체 외부 공급분의 80%를 상업적 수입이 차지한 겁니다.

지난 2013년에도 상업적 수입은 75%를 차지해 전년도인 2012년에 국제사회의 원조분을 밑돌았던 것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한국의 북한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대북 제재와 함께 국제사회의 지원 감소가 이런 추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상업적 수입은 꾸준하게 연간 20~30만t 사이로 이어지고 있는데, 원조가 줄다 보니까 상업적 수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올라간 거죠. 그러니까 원조는 절대 양도 줄고, 비중도 많이 줄고, 그렇게 된 거죠.”

권태진 원장은 북한의 상업적 식량 수입액이 연간 1억 달러 정도라며, 이 정도는 북한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라고 말했습니다.

권 원장은 최근 북한의 자체 곡물 생산량이 늘고 있고 지난해 작황도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며 이런 사정이 북한의 식량 수입품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수산물 수입이 꽤 비중이 있고, 그 다음에 식용유, 동식물성 유지류죠. 이런 것들이 비중이 꽤 높아요. 많이 늘어나고 있고. 그 다음에 축산 사료가 많이 늘어났어요. 그걸 통해서 단백질 내지는 지방질을 공급하겠다.”

권 원장은 북한이 지난 몇 년 간 작황이 좋아지면서 곡물 수입을 전체적으로 줄이기는 했지만 쌀 수입은 오히려 늘어났다며, 곡물 수입에서도 식품의 질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도 북한의 식량 사정 개선이 북한 당국의 농업생산성 증대 노력과 일치한다며 북한경제가 최소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대북 제재가 북한의 핵 포기를 유도하기 위한 경제적 압박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현 상황에서는 핵 개발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북한의 이른바 `병진노선'을 저지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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