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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아시안게임 중 북한 인공기 게양·소지 제한적 허용


지난달 26일 인천아시안게임 선수촌에 북한 인공기가 달려있다.
지난달 26일 인천아시안게임 선수촌에 북한 인공기가 달려있다.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한국 정부가 북한의 인공기 게양을 공식 행사에서만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회 기간 동안 한국 국민은 인공기 소지가 금지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11일 유관기관 회의를 열고,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북한 인공기 게양과 소지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습니다.

방침에 따르면 경기장과 시상식장, 선수촌 등 대회 운영이나 경기 진행에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 인공기를 게양하거나 소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국민이 인공기를 소지하거나 응원에 사용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됩니다.

한국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북한의 인공기를 다른 참가국 국기와 함께 경기장 주변도로에 게양한 데 대해 보수단체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마련됐습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임병철 대변인] “인공기 게양 문제는 국제 규범은 물론 남북관계 특수성과 국민정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부 는 인공기 게양으로 인한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남남갈등을 불식하고 대회의 의미를 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관련 조치를 검토하였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임 대변인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당시에도 인공기 게양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임병철 대변인] “과거 2002년이나 2003년 상황과 비교해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당시에도 경기장, 선수촌 등 공식행사가 열리는 장소에서만 제한적으로 인공기가 게양되었고, 우리 국민이 인공기를 소지하거나 그것을 가지고 응원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날 저녁 대회 참가를 위해 한국에 입국한 북한의 남녀 축구대표팀이 방한 이틀 째 첫 현지 적응훈련을 가졌습니다.

김광민 감독 등이 인솔한 북한 여자대표팀은 15분 간 운동장을 돌며 가볍게 몸을 푼 뒤 비공개 훈련을 이어갔습니다.

이들은 감독의 지시사항을 들으며 큰 소리로 웃거나 남측 취재진을 흉내내며 즐거워하는 등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훈련을 받았습니다.

북한의 여자 축구는 국제축구연맹, FIFA 랭킹 11위로,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나 훈련 과정에서 북한 선수단이 ‘북한’이라고 적힌 응원 현수막을 수정하거나 제거해줄 것을 남측에 요구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앞서 남녀 축구와 조정 선수, 임원과 기자단 등으로 구성된 북한 선발대는 평양의 순안공항을 출발해 서해직항로를 이용해 11일 저녁 7시쯤 한국의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축구와 양궁 등 14개 종목에 150 명을 출전시키는 북한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의 10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습니다.

북한의 첫 경기는 오는 15일 오후 5시 중국과의 남자 축구 조별 리그 1차전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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