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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숙청으로 북한 대외관계 더욱 악화될 것"


북한은 지난해 12월 특별군사재판을 열고 장성택을 사형에 처했다. 사진은 노동신문에 실린 장성택 판결 장면.
북한은 지난해 12월 특별군사재판을 열고 장성택을 사형에 처했다. 사진은 노동신문에 실린 장성택 판결 장면.
북한의 대외관계가 장성택 숙청 사건을 계기로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밝혔습니다. 이들은 또 북한이 내부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기습적으로 한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성은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서부 스탠포드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신기욱 소장과 데이비드 스트로브 부소장은 12일 아태 지역 전문 학술지인 '이스트 아시아 포럼' 웹사이트에 최근 북한 상황을 분석하는 기고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기고문에서, 장성택의 처형으로 북한의 대외관계에 부정적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성명을 통해 장성택에 대한 특별군사재판 판결문과 그의 처형 사실을 공개한 것은 전세계에 북한 정권의 잔인함과 시대착오적인 속성을 드러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회의적인 시각이 앞으로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기고문의 공동 저자인 스트로브 부소장은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장성택의 혐의와 처형을 통해 북한 내부 상황이 정치적으로 깊이 분열됐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제가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트로브 부소장]"They released..."

북한이 자신들의 목적대로 국제사회로부터 핵 보유국 인정을 받으려면 대북 제재가 자국 사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내부적으로 단결됐다는 점을 보여줘야 했는데, 장성택 숙청 사건으로 그 반대 상황을 증명했다는 겁니다.

스트로브 부소장은 결과적으로 김정은 정권의 핵 개발과 경제발전 병진 노선도 더욱 성공하기 어려워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기고문은 북한이 장성택의 죄목으로 경제 위기 초래와 부정부패, 2009년 단행된 화폐개혁의 실패 등을 지목한 점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장성택에게 '지하자원을 헐값으로 외국에 팔았다'는 죄목을 적용했다며, 김정은 정권은 이런 혐의를 공개한 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알지 못했던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장성택의 혐의에 중국과 연계된 무역 거래를 포함시킨 것에 중국 지도부가 화가 많이 났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녹취: 스트로브 부소장]“Undoubtedly though, Chinese leadership…”

스트로브 부소장은 따라서 경제 지원과 교류에서 중국에 집중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북한의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고문은 이어 장성택 사건을 계기로 중국은 북한과의 경제관계에서 더욱 조심스러워지는 한편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데는 더욱 유연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대로 북한의 입장에선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한국과의 경제교류를 확대하려 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스트로브 부소장은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의 목표가 북한 정권을 약화, 또는 붕괴시키려는 게 아니란 점을 북한에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트로브 부소장] "We need to always make it clear that..."

국제사회의 목표는 한반도의 안정과 북한이 핵 포기에 대한 옳은 결정을 하게 함으로써 국제사회에 합류시키는 것이라는 겁니다.

한편 기고문은 북한이 내부적 지지를 모으기 위해 한국을 기습 공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미국과 한국이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스트로브 부소장은 이에 대해 장성택 사건으로 북한이 내부적으로 완전히 단결되지 않았고, 지도부내 갈등이 있는 것이 드러났다며 북한이 내부 결속을 꾀하기 위해 과거처럼 한국에 대한 군사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성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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