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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2기 취임식 개최...15세 소년, 일가족 5명 살해


미국의 주요 뉴스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진행자) 천일교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들어와 있습니까?

기자) 네.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 취임식이 오늘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립니다. 취임사에 어떤 내용이 담겨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행사를 자세히 전해 드립니다. 아울러 미 남서부 뉴멕시코 주에서는 일가족 5명이 총격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고요. 오바마 행정부의 총기 규제안을 놓고 계속되고 있는 미국민들의 찬반 논란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공식 취임 행사가 조금 전 시작됐죠?

기자) 네, 오늘 공식 일정은 미 동부시간으로 오전 9시부터 예배와 함께 시작됐습니다. 이는 지난 193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성 요한교회에서 예배를 본 이후 관례로 정착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 부부는 예배를 마친 뒤 취임식 무대가 마련된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하게 되고요. 잠시 뒤 오전 11시 30분에 취임식의 막이 오르게 됩니다.

진행자) 취임식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기자) 네. 오늘 취임식의 주제는 ‘우리 국민, 우리 미래(Our People, Our Future)’입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의 취임선서가 각각 진행되는데요. 순서는 바이든 부통령이 먼저 하게 됩니다. 바이든 부통령의 선서는 소니아 소토마이어 연방 대법관이 주재하고요, 오바마 대통령의 선서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진행하게 됩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은 어제 이미 백악관에서 취임선서를 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헌법 규정에 따라 1월20일이 새 대통령 취임일로 돼 있기 때문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취임선서 들어보시죠.

오바마 대통령은 로버츠 대법원장에 앞에서 교독 형식으로 “나는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헌법을 보존하고 보호하며 지킬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라는 내용의 취임선서를 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 선서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부인 미셸 여사의 성경에 손을 얹었고, 오늘은 링컨 전 대통령과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성경들이 선서에 이용되죠?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 취임선서 과정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과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사용하던 성경 2권을 포개서 그 위에 왼손을 올려놓게 되는데요. 마침 오늘(21일)은 미국에서 민권운동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킹 목사의 기념일이고요. 그가 ‘나에게는 꿈이 있다’는 명연설을 한 것이 50년 전이고, 링컨 전 대통령이 노예해방 선언문에 서명한 것이 150년 전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역사적으로 재선에 성공한 첫 흑인 미국 대통령이라는 점과도 맥이 닿는 부분입니다.

진행자)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사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도 궁금하군요?

기자) 네. 취임선서가 끝나면 곧바로 예포 21발이 발사되고요. 군악대가 대통령 찬가를 연주합니다. 그 뒤에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앞으로 4년간의 국정운영 방향을 밝히게 될텐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인종과 당파를 뛰어넘어 ‘하나의 미국’을 건설하자는 내용의 대통합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많은 이민자들이 살아가는 미국에서 꿈의 실현은 여전히 가능하다는 점을 호소할 것으로 보이고요. 재정난과 총기 규제 문제도 언급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취임식이 끝나면 백악관까지 행진이 진행되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취임 연설 앞뒤로 축복 기도와 마무리 축도가 이어지고요. 순서가 끝나면 의회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상하원 의원 등이 참석하는 축하 오찬이 열립니다. 그 뒤 오후 2시쯤에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 통과의례인 거리행진이 펼쳐지는데요. 이때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 가족이 행진 대열에 앞장서게 됩니다. 이 거리행렬에는 고적대와 춤꾼 등이 대거 등장하고요. 의사당에서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거리를 따라 백악관까지 행진하게 됩니다.

진행자) 4년 전 첫 흑인 대통령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한 행렬 만큼은 아니어도, 오늘도 많은 인파가 워싱턴 DC를 찾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하루 약 90만 명이 워싱턴DC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취임식장 무대는 의사당 건물 쪽에 마련되고요, 여기서부터 링컨기념관까지, 흔히 내셔널 몰로 알려진 지역 전체가 객석이 되는 겁니다. 오늘 하루 역사적인 대통령 취임식과 거리행렬 등을 관람하기 위한 축하객들의 발걸음은 이른 새벽부터 시작됐습니다. 특히 취임식 객석에는 관람표를 가진 사람들만 입장이 가능한데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 없이 새벽부터 행사장 입구 앞에 길게 줄을 서거나 바닥에 앉아 진을 치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됐습니다.

진행자)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 매우 혼잡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그래서 경찰의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고 있는데요. 워싱턴DC내 주요 도로, 특히 거리행렬이 이뤄지는 주변도로 등은 현재 철저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차량은 물론 사람들도 함부로 이동하기 어려운데요. 따라서 적잖은 불편이 따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게 되면 손전화기 이용도 폭주하게 되는데요. 사진이나 동영상, 문자메시지 등을 한꺼번에 전송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통신 장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 주요 통신회사들은 원활한 통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자금과 장비 등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대통령 취임 축하 행사는 밤 늦게까지 계속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취임식은 낮에 끝나지만 저녁에는 취임 기념 무도회가 마지막 일정을 수놓게 됩니다. 저녁 7시쯤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워싱턴DC 곳곳에서 축하잔치가 열리게 되는 것인데요. 오바마 대통령 부부도 여러 무도회장에 잠깐씩 들러서 시민들에게 화답할 예정입니다. 또 취임식장은 물론 여러 무도회장에서도 유명 가수와 연기자 등 인기인들이 대거 선을 보이게 됩니다.

진행자) 자, 이렇게 오바마 대통령의 2기 집권이 공식적으로 이뤄지게 되는데요. 산적한 과제들이 적지 않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 동안 수 차례에 걸쳐 오바마 행정부 2기의 주요 현안과 과제에 대해 분석을 해드렸는데요. 역시 국가부채를 둘러싼 재정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하겠고요. 총기 규제 강화와 관련한 논란도 주요 과제 중 하나입니다. 이어 순차적으로 건강보험 개혁법의 마무리 작업이 필요하고요. 이민법 개혁은 이제 중점 시책으로 시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인데요. 지난 해 12월 코네티컷 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뒤에 오바마 대통령이 총기 규제 강화 방안을 발표한 상황인데요. 반발이 적지 않은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코네티컷 사건 한 달 만에 총기 규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헌법에 위배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일반인들로까지 확산되고 있는데요, 주말인 지난19일에 총기 소유 옹호론자들이 전국 각지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 중 플로리다 주 브룩스빌에서는 1천여 명이 모여서 ‘총기 강탈을 멈춰라’, ‘총기가 아니라 규제가 문제’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고요. 지난 달 초등학생을 포함해 26명이 숨졌던 코네티컷 주에서도 주 의회 건물 앞에 1천여 명이 모여 총기 소지의 권리를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총기 소지 옹호론자들의 주장은 뭡니까?

기자) 네. 이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궁극적으로 모든 총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가령, 이번 규제 방안에서는 10발 이상 탄창을 금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금지 범위가 계속 확대돼 급기야 아무 총탄도 가질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건데요. 그러면서, 각종 범죄가 빈번한 험악한 세상에서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총기를 보유하는 것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 남서부 지역에서 또 다시 끔찍한 총기 살해 사건이 일어났죠?

기자) 그렇습니다. 뉴멕시코 주 앨버커크의 한 가정에서 15살 소년이 자신의 부모와 형제 자매 등 일가족 5명을 총기로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가해자와 피해자들의 신원은 나오지 않았는데요. 지역 언론들에 따르면 가해자는 느헤미야 그리에고라는 이름의 소년이고요. 그의 아버지 그레그 그리에고 씨는 지역 소방서 소속 목사로 구치소 등에서 오랫동안 봉사 활동을 해 온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범행 동기가 밝혀졌나요?

기자) 경찰은 아직 범행 동기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만 밝히고 있는데요. 지난 번 코네티컷 주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처럼, 군사용 공격 무기를 이용한 무차별 살해 사건은 대체로 뚜렷한 범행 동기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번 사건도 또 다른 ‘묻지마식 범행’의 전형이 아닌가 우려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현지 경찰은 희생자들 모두가 1발 이상의 총탄을 맞아 숨졌다고 밝히고 있고요. 현장에서 범행에 이용된 것으로 보이는 군용 반자동 소총 등 여러 종류의 총기들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번과 같은 사건들이 자주 벌어지면 총기 규제 옹호론자들에게 힘이 실리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사실 앨버커크 사건 외에도 지난 며칠 사이 총기 전시회 행사 도중 잇단 오발 사고로 5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총기 전시회는 주로 총기 판매업자들이나 옹호론자들이 주관하는데요, 범행과 관계없이 실수로 부상자들이 나왔다는 점에서 오히려 총기의 위험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마침 어제(20일)는 총기 규제 옹호론자들이 미 전역에서 총기 피해 가족 사진전을 여는 등 총기 규제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의 천일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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