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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출신 공무원, 간첩 혐의 구속


지난 13일 국내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넘긴 혐의로(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탈북자 출신 서울시 복지정책과 소속 공무원이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는 21일 오후 서울 신청사 복지정책과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지난 13일 국내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 넘긴 혐의로(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탈북자 출신 서울시 복지정책과 소속 공무원이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는 21일 오후 서울 신청사 복지정책과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탈북자 출신 현직 서울시 공무원이 간첩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탈북자 출신 공무원이 간첩 혐의로 붙잡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탈북자 명단과 동향 등을 북한에 넘긴 혐의로 서울시에 근무하는 현직 공무원인 33살 유 모 씨를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 씨는 지난 2004년 탈북해 한국에 입국한 뒤, 2011년 탈북자 대상 서울시 공무원 특별 전형에 계약직으로 합격해, 서울에 거주하는 탈북자 만여 명의 지원 업무를 맡아 왔습니다.

유 씨는 정기적으로 탈북자 가정을 방문해 면담하는 등 탈북자들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유 씨가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의 지령에 따라 자신이 관리하는 탈북자 명단과 관련 정보를 북한에 넘긴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 씨가 간첩활동을 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서울시 공무원시험에 지원했는지 여부와 북한에 넘긴 정보의 내용과 유출 경로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자 출신 공무원이 간첩 혐의로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함경북도 청진의대를 졸업한 유 씨는 가족을 남긴 채 혼자 탈북했습니다. 유씨는 야간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주말에는 남북한 청년모임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시에 취직한 뒤에는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에 응하며 이름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유씨는 지난 2011년 10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오가며 북한 사회의 폐쇄성을 깨닫게 돼 탈북을 결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유모씨] “대학을 졸업해 일을 시작했는데 북한에 대해 조금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대학을 다니던 중 2003년 중국에 한번 갔었는데 밖에서 바라본 북한은 너무 많이 달랐습니다. 남한 방송에서 여러 정보를 접하게 되면서 북한을 알게 됐고, 북한으로 돌아가 제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

유 씨가 탈북자 명단 등을 북한에 넘긴 것으로 확인될 경우, 탈북자 안전 관리 등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됩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탈북자들이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의 기자설명회 내용입니다.

[녹취: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 “이번 일이 대부분의 탈북민들이 어렵게 우리 사회에서 정착지원을 하는데 있어서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드리고, 정부가 탈북민들의 정착지원을 위해서 가일층 노력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 제도적으로 미비한 점이 있으면 신속하게 보완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국가정보원은 1차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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