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22 (월요일)

한반도 / 경제

지난해 북한인 중국 방문 18만명, 사상 최대

지난달 8일 두만강 인근 중국 마을의 중국 병사들.
지난달 8일 두만강 인근 중국 마을의 중국 병사들.
이연철
지난 2012년 한 해 동안 중국을 방문한 북한 사람이 18만 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중국에서 일하기 위한 사람이었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중국의 관광정책 담당부처인 ‘국가여유국’은 17일 발표한 통계자료를 통해, 지난 2012년 1월부터 12월까지 중국을  방문한 북한 사람이 모두 18만 명(180,600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전년도(152,300명) 보다 18%, 즉 2만8천3백명 더 늘어난 새로운 기록입니다.

이 통계는 정식 절차를 밟아 중국을 방문한 북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탈북 등 비공식 통로로 중국에 들어간 사람들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 가운데, 남성이 14만 명(141,200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여성은 4만명(39,400)에 불과했습니다.    

연령별로는 45살에서 64살 사이가 8만2천 명(81,700)으로 가장 많았고, 25살에서 44살 사이가 7만6천 명(76,300)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방문 목적별로는 사업이나 회의 참석이 5만5천명 (55,200), 관광이 4천5백 명(4,500), 친지 방문이 2백명, 이밖에 기타 목적이 4만1천 명(41,100명)이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약 절반인 8만명(79,600명)은 공장이나 식당 등에서 일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이처럼 많은 수의 북한 근로자들이 중국에 파견되는 것은 두 나라 모두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중국으로서는 북한 노동력을 수입함으로써 심각한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중국 기업들로서는 중국 근로자들에 비해 임금이 절반 정도 밖에 안되는 북한 근로자들이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중국 기업들은 한 번 중국에 오면 쉽게 이직을 할 수 없는 북한 근로자들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중국 기업들은 북한 근로자들을 고용하는 것이 북한에 직접 투자하는 것 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자문관은 말했습니다.

[녹취: 뱁슨 전 세계은행 자문관] “If Chinese companies can hire North Korean labor at cheap wage…”

북한 근로자들을 낮은 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다면, 북한에 직접 투자하는 것 보다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북한 입장에서는 부족한 외화 수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근로자 파견에 나서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근로자들이 중국 랴오닝성과 지린성 등 북중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유입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의 노동환경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 타임스’ 신문은  합법적으로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이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엄격한 감시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은 한 달에 중국 돈으로 약 2천 위안, 미화로는 3백 달러 정도지만, 대부분의 돈은 북한 당국에 돌아가고 근로자의 몫은 수 백 위안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또한, 북한 근로자들은 주말도 없이 하루 10시간 내지 11시간 일하고 있지만 시간외 수당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 근로자들은 지도원의 철저한 통제 속에 일하고 있으며, 외출도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밖에 북한 근로자들은 일단 중국에 오면 일자리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3년에서 5년 동안은 떠날 수가 없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 해 발표한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해외에 파견된 많은 북한 근로자들이 철저한 감시 속에 이동과 소통의 제한을 받으며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이 ‘충성의 자금’같은 명목으로 해외 근로자들의 임금을 대부분 갈취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해 미 국무부의 루이스 시드바카 인신매매 퇴치담당 대사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근로자들에 대한 노동착취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녹취: 시드바카 대사] “We are very concerned about….”

시드바카 대사는 북한의 인력 송출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상당수 근로자들이 강제노동과 감시 속에 이동과 통신마저 제한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중국 간 경제협력이 계속 확대됨에 따라 중국에 파견되는 북한 근로자들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