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16 (화요일)

한반도 / 사회·재난·인권

"유엔, 북한 인권 조사 가능성 높아져"

지난해 9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시리아 조사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나비 필레이 유엔인권최고대표(오른쪽)와 브라질 출신의 파울로 피네이루 위원장.
지난해 9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시리아 조사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나비 필레이 유엔인권최고대표(오른쪽)와 브라질 출신의 파울로 피네이루 위원장.
김영권
유엔에서 인권을 담당하는 최고 수장이 북한의 인권 범죄에 대해 국제조사를 촉구하면서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3월에 열릴 유엔인권이사회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북한 인권단체들이 나비 필레이 유엔인권최고대표의 성명에 상당히 고무된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많은 단체들이 성명을 크게 반겼습니다. 인권단체 연대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의장은 ‘VOA’에 필레이 대표의 성명에 상당히 고무됐다고 말했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녹취: 숄티 의장] “She makes a very very critical point and that is human rights…”

북한의 매우 끔찍한 인권 문제들이 핵과 미사일에 가려지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를 필레이 대표가 정면으로 지적했다는 겁니다. 숄티 대표는 유엔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북한의 인권문제를 ‘범죄’라고 단정하며 국제사회의 행동을 촉구한 것은 대단히 주목할 만한 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영국에서는 이를 환영하는 성명도 발표됐군요

기자) 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기독교연대는 15일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 단체는 필레이 대표가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국제 조사를 촉구한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세계기독교연대는 지난 2007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유엔 조사위원회 구성의 필요성을 제기했었습니다. 또 필레이 대표의 성명 발표와 동시에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에게 유엔조사위원회 구성 지지를 당부하는 청원서를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의 앤드류 존스턴 국장은 성명에서 북한에 관한 국제조사는 한참 전에 이뤄졌어야 했다며 영국 뿐아니라 유럽연합과 미국, 한국. 일본이 조사위원회 구성에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유엔의 인권 수장이 북한이란 한 나라의 인권 문제에 대해 장문의 성명을 발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데요. 어떤 의미가 있는 겁니까?

기자) 유엔인권최고대표가 북한에 대해 이런 강력한 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워싱턴에 있는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북한에 대한 유엔 조사위원회 구성에 큰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The high commissioner had never made a strong and…”

유엔의 인권최고대표가 직접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에 회원국들이 무게감을 느낄 수 밖에 없고 훨씬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란 겁니다. 스칼라튜 총장은 또 오바마 2기 행정부에서 국무장관 등 주요 실무진들이 바뀌고 한국과 중국, 일본의 지도자도 바뀌는 시기에 성명이 발표됐기 때문에 이들 정부에 대한 인권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필레이 대표가 이 시점에 성명을 발표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전문가들과 단체들은 탈북자와 적극적인 압박 활동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필레이 대표는 지난 12월 북한 14호와 18호 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자인 신동혁 씨와 김혜숙 씨를 면담한 뒤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한국의 북한인권시민연합, 북한의 반인도범죄철폐를 위한 국제연대(ICNK) 등 여러 단체들이 유엔을 상대로 매우 적극적인 로비 활동을 펼친 것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 단체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각 정부 외교장관들에게 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며 정부들을 압박했습니다.

진행자) 유엔 조사위원회 (commission of inquiry)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간단히 소개해 주시죠

기자) 유엔 조사위원회는 반인도적 범죄 혐의들에 관한 국제 조사로 유엔이 결의를 통해 설립할 수 있습니다. 유엔안보리와 유엔인권이사회, 그리고 유엔총회가 각각 위원회를 구성할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의 쥴리 리베로 제네바 국장을 말을 잠시 들어보시죠.

[리베로 국장 ] “Commission of Inquiry is like international investigation usually led by group of experts…

독립적인 국제 전문가들이 위원회를 구성해 인권 유린에 관한 증언과 정보를 수집하고 누가 인권 범죄의 책임자인지 규명하는 종합적인 조사활동을 한다는 겁니다. 국제사회는 이 조사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를 토대로 책임을 묻고 인권 범죄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죠. 국제사회는 또 조사결과를 토대로 이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조사위원회가 구성될 가능성과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휴먼 라이츠 워치의 리베로 제네바 국장은 많은 정부들이 제22차 유엔인권이사회(2/25-3/22)에서 조사위원회 구성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베로 국장] “many governments are now considering the possibility of establishing the commission of inquiry…”

작년에 유엔인권이사회와 유엔총회가 모두 표결없이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고 유엔의 인권 수장이 행동을 촉구했기 때문에 긍정적인 기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올해는 특히 북한에 관한 조사위원회 구성에 반대하던 중국과 러시아가 모두 이사국에서 제외돼 어느 때보다 기회가 많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영향력이 큰 중국과 러시아가 어떻게 인권이사회 이사국에서 제외된 겁니까?

기자) 임기가 3년인 유엔인권이사국은 두 차례 이상 연속으로 이사국이 될 수 없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6년 연속 이사국을 유지했기 때문에 올해 빠지게 된 것이죠.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일본이나 미국이 결단을 내리면 유엔인권이사회가 표결을 통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 정부는 아직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2월 25일부터 열리는 22차 유엔인권이사회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겠군요. 김영권 기자와 함께 나비 필레이 유엔인권최고대표의 발언을 계기로 북한에 관한 조사위원회 구성 전망에 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