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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스모그 현상으로 호흡기 질환자 급증...쿠바, 여행 자유화 전면 시행


세계 각국의 주요 움직임을 알아보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먼저 이 시간 주요 뉴스입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스모그 현상에 따른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호흡기 질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쿠바 정부가 오늘부터 국민들의 해외여행을 전면 자유화 했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일본의 아베 총리는 다음 달 열리는 오바마 대통령과의 미-일 정상회담에서 자위대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베이징에서 극심한 스모그 현상이 계속되고 있군요?

기자) 네. 베이징은 이미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최근 나흘째 스모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스모그는 자동차의 배기가스나 공장 연기 같은 오염물질이 넓은 지역에서 안개와 같은 뿌연 상태를 이룬 건데요,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고 식물에 피해를 입히기도 합니다. 그런데 베이징에서는 지난 주말에 스모그의 측정기준인 초미세먼지 농도가 한때 세계보건기구 기준치의 40배까지 치솟았다고 하는데요. 베이징에서도 이렇게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은 시 전체가 마치 공항의 흡연구역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심각한 상태라는 현지 미국인의 말을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스모그로 인한 피해도 발생하고 있나요?

기자) 스모그는 호흡 곤란이나 폐렴 같은 호흡기 질환이나 안과 질환 외에도, 장기간 노출 시 백혈병이나 암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에 따르면 베이징대학병원의 경우 스모그가 시작된 지난 11일 이후, 심장 발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가 두 배에 이릅니다. 또 베이징 아동병원의 경우 호흡기 질환 환자가 급증해서, 외래 환자의 30%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시민들의 걱정이 많겠군요?

기자) 네, 시민들은 최대한 외출과 야외활동을 삼가하고 있는데요. 스모그가 계속되면서 약국이나 상점에서는 마스크가 동난 상태고요. 베이징 시내 바이성백화점의 경우 지난 며칠간 고가의 공기청정기를 찾는 고객이 세 배로 늘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당국은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나요?

기자) 베이징시 당국은 ‘주황색 경보’를 발령하며 긴급대책에 나섰는데요. 주황색 경보는 최고 단계인 ‘홍색 경보’ 바로 아래 단계로, 베이징에서 주황색 경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에 따라 시 당국은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 관용차량 운행을 대폭 줄이고, 공장 가동과 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건설 공사장의 작업도 제한하고 있습니다. 또 주민들에게는 최대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한편 베이징 주변 도시인 허난성 카이펑과 신샹 등에는 최고 단계인 홍색 경보가 발령됐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중국 당국이 대기오염 대처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었는데요, 이번에는 좀 다른가요?

기자)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신문에 따르면, 베이징 시 당국이 시시각각 대기오염 수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면서 긴급대책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중국에서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또 이번 사태가 워낙 심각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시 당국의 이런 변화를 환영하면서, 동시에 서방국가들처럼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심각한 스모그가 벌써 나흘째라고 했는데,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기자) 현재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중부 지방은 바람이 적고 대기 상태가 안정적이어서 스모그가 더욱 심각한데요. 기상예보에 따르면 수요일, 그러니까 오는 16일까지는 스모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쿠바 정부가 앞서 발표한 여행 자유화 조치가 오늘 (1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지요?

기자) 네. 이제 쿠바 국민들도 여권과 방문국의 비자만 있으면 해외에 출국할 수 있게 됐고, 해외 체류기간도 11개월에서 2년으로 늘었습니다. 과거에는 해외로부터의 초청 서한과 정부의 출국허가가 있어야만 출국이 가능했고요, 허가 비용도 수 백 달러로 쿠바 국민의 소득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따라서 따라서 일단 제도적으로는 해외여행 규제가 크게 완화된 것입니다.

진행자) 상당한 변화군요?

기자) 50여년만의 해외여행 자유환데요. 쿠바는 지난 1959년 피델 카스트로가 사회주의 혁명으로 집권한 이후, 주민들의 집단 이탈을 막기 위해 해외여행을 규제했습니다. 이후 지난 해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해외여행 규제 폐지 계획을 발표했고, 오늘(14일)부터 시행하는 겁니다.

진행자) 쿠바 국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상당히 들떠 있습니다. 여전히 여권을 받아야 하고, 비싼 항공권을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해외 여행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일단 해외에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데 대해 환영과 기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는 쿠바 혁명 이후 뗏목을 타고 건너온 쿠바 난민들이 많이 정착해 있는데요. 미국 내 친지를 방문하기 위한 여행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미국은 현재 쿠바 출신의 경우, 비자가 없어도 미국에 체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데요. 이번 조치로 정식 비자를 받는 방문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쿠바 정부의 여행 자유화 조치에 대해 여전히 조심스러운 시각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으로 정부의 여권 발급 정책을 지켜봐야 할텐데요. 누구나 쉽게 여권을 받을 수 있을지, 아니면 당국이 여권 발급 절차를 이용해 통제를 계속할 지 아직 알 수 없다는 겁니다. 또 쿠바 정부는 군인이나 유명 운동선수들에 대해서는 여행 규제를 유지하기로 했는데요. 군인들은 군사비밀을 알고 있기 때문이고요. 운동선수들은 쿠바에서보다 훨씬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해외로 망명하는 사례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계속해서 북한 관련 소식인데요,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를 촉구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나비 필레이 대표가 오늘(14일) 이례적으로 북한 관련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필레이 대표는 성명에서, 북한에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지 1년이 넘었지만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은 여전히 처참한 수준이라면서, 국제사회가 북한의 범죄를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들을 지적하고 있습니까?

기자) 필레이 대표는 북한에 여전히 20만여 명의 주민이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고, 고문과 강제노동,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은 경범죄에 대해서도 사형 선고를 내리고 있고,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을 납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특히 북한의 핵 개발과 로켓 발사 등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더라도, 이런 문제가 비참한 인권 상황을 가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추진할 계획을 분명히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베 총리는 어제(13일) 일본 `NHK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다음 달로 예정된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집단적 자위권이 어떤 건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유엔이 규정하고 있는 권리인데요. 동맹국이 공격을 받고 이 것이 자국의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경우, 자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서 대응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일본 헌법은 지금까지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가졌지만 행사할 수 없다는 해석이었는데요. 아베 총리는 이를 바꿔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이 문제를 왜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논의한다는 건가요?

기자) 미국은 그 동안 일본과의 안보협력에서 일본의 역할 증대를 희망해 왔는데요. 이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도 관련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 논의를 시작으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려는 움직임입니다.

진행자) 이런 움직임에 대해 일본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일본 영토 밖에서의 무력 행사를 인정하는 것과 연결된다면서, 이는 그동안 정부의 기본방침과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정부의 헌법 해석을 바꾸려면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며, 갑자기 바꿔서는 안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소식 더 살펴보겠습니다. 프랑스가 말리 내전에 개입한 지 나흘짼데, 상황이 어떻게 돼 가고 있습니까?

기자) 장-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은 프랑스의 군사작전으로 말리 내전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군의 공습으로 이슬람 반군이 말리 동부 지역에서 퇴각했다는 건데요. 하지만 서부에서는 잘 무장된 반군 때문에 프랑스 군이 고전하고 있다고 시인했습니다. 또 반군이 역습을 가해 정부 통제지역이었던 도시 한 곳을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프랑스는 지난 11일부터 말리에서 이슬람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 공습을 가하며 내전에 개입했고요. 미국도 무인기를 파견하는 등 매우 제한적인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오늘’, 김근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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