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23 (화요일)

한반도 / 정치·외교·안보

"북한 '은하3호', 50년대 스커드 기술 수준"

지난달 23일 북한 장거리 로켓 '은하3호' 잔해를 조사하는 한국군 관계자들. 한국 국방부 제공.
지난달 23일 북한 장거리 로켓 '은하3호' 잔해를 조사하는 한국군 관계자들. 한국 국방부 제공.
유미정
북한이 발사한 은하-3호 로켓의 기술은 1950년대 소련이 개발한 스커드 미사일 수준이라고 미국의 저명한 우주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미국의 과학자 단체인 ‘참여과학자 연대(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의 로켓 전문가인 데이빗 라이트 박사를 유미정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라이트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은하 3호 잔해가 인양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새로 발견된 사실이 있습니까?

라이트 박사) “ We had assumed for sometime that we understand…”

우리는 이미 북한이 로켓을 어떻게 만들고, 어떤 부품 등을 사용했으리라고 짐작했었는데요. 다만 로켓의 재질은 확실치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인양된 로켓 잔해를 보니 우리가 이미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라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그것은 북한이  아주 초보적인 로켓 기술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겁니다.

기자) 초보적 로켓 기술이라면 어떤 것을 말씀하는 것입니까?

라이트 박사) ”There has been assumption based on a number of things…”

저희는 오랫동안 북한의 로켓 엔진이 구 소련의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 엔진을 확대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스커드 미사일은 소련이 지난 50년대 만든 미사일입니다. 우리는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에 사용되는 산화제, 연료 등을 사용했을 것이라 추측했는데, 바로 잔해에서 그 점이 확인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 북한의 로켓은 선진 로켓 시스템이 아니라 구 소련이 아주 오래 전에 개발한 초기 로켓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자) 북한이 사용한 추진체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죠?

라이트 박사) “This is a liquid fuel rocket and the way the engines work…”

예, 북한처럼 액체 추진체를 사용하는 로켓에는 산화제 탱크와 연료 탱크가 있는데요, 두 가지 액체가 파이프를 통해 엔진의 연소실(Combustion Chamber)로 들어가도록 돼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연소가 되려면 산소가 있어야하는데, 우주에는 산소가 없기 때문에 산화제가 따로 필요한 겁니다. 이번에 인양된 잔해 중 산화제 탱크 내부에 화학물질이 흐른 흔적을 보면, 북한은 적연질산(RFNA: Red Fuming Nitric Acid)을 산화제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스커드 미사일에서 사용되던 것으로, 액체 추진체를 사용하는 로켓에 종종 산화제로 사용돼 온 것입니다. 연료 역시 스커드 미사일에 사용되는 케로신 즉 등유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자) 그러니까 현대적인 로켓 시스템에서는 좀 더 강력한 산화제와 연료가 사용된다는 말씀인가요?

라이트 박사) “It’s possible RFNA could be used with more advanced…”

산화제 적연질산이 고성능 연료와 함께 사용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발전된 로켓의 경우는 보통 다른 종류의 산화제와 연료가 추진체로 사용됩니다. 또 중요한 것은 산화제와 연료 탱크 크기의 비율을 보면 추진체에 대해서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산화제와 연료가 특정 비율로 섞여야 하기 때문인데요, 그 비율은 일정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산화제와 연료를 쓰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은하 3호의 1단 동체에서 산화제 탱크와 연료 탱크의 접합부분이 보이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비율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비율을 봤을 때 북한이 사용한 연료는 구식 연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자) 일각에서는 적연질산을 산화제로 썼다는 이유로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개발하려했다고 보는데, 이 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이트 박사) “That was largely based on the fact that Oxidizer…”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 나로호의 경우를 보면 훨씬 더 추진력이 강한  액체 산화제를 썼습니다. 이 경우 액체 산소를 저장할 수 있는 탱크가 있어야 하는 등 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됩니다. 이처럼 선진 시스템을 사용하면 추진력을 더 높일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구식 시스템을 사용했다고 해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기자) 연료를 보고 대륙간 탄도미사일인지 위성발사 로켓인지를 분별할 수는 없습니까?

라이트 박사) ”No, I mean either one could use this for the 1st stage…”

불에 잘 타는 등유는 로켓의 용도에 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우주발사체 모두 1단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연료가 사용됐다고 해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려 했다고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개발하려 했다면 더 강력한 능력을 갖는 시스템을 개발했겠지요. 좀 더 강력한 연료-산화제를 사용해 사정거리를 늘리려 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기술 수준은 선진 시스템으로 도약하지 못했습니다.

기자) 북한 로켓 동체의 재질도 스커드 미사일과 같은 것인가요?

라이트) ”It’s aluminum alloy and again one of the reasons…”

아닙니다. 1단 로켓의 동체는 알루미늄 마그네슘 합금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정거리 3백 km의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 동체는 강철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스커드 미사일은 군사용이기 때문에 튼튼한 재질이 필요한 거죠. 강철이 아주 무겁기는 해도 단거리 미사일은 로켓의 중량이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무거워도 사정거리 만큼 날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거나, 사정거리를 더 늘리기 원하면 로켓 동체의 무게가 아주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도 은하3호가 강철로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죠. 그런데 알루미늄 마그네슘 합금을 쓴 것으로 확인된 것입니다. 비행기 동체에 사용되는 재질인데요, 강하면서도 가볍습니다. 흔히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이 재질을 확보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을 것으로 봅니다.

기자) 한국 군당국이 은하 3호의 엔진 잔해를 인양한 것으로 아는데요, 엔진에 대해 알려진 것이 있습니까?

라이트 박사) “The more interesting question is whether or not they…”

북한의 로켓 엔진이 자체 제작된 것인지, 아니면 소련에서 구입한 것인지는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북한은 소련에서 엔진을 통째로 입수했거나, 아니면 엔진을 만들 수 있는 장비를 구입했을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까요?

라이트 박사) “If they want to put a larger satellite into orbit….”

북한의 로켓 기술은 100kg 중량의 작은 인공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려놓는 수준입니다. 만일 북한이 더 큰 위성을 쏘아 올리려고 한다면 지금보다 더 강력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북한이 진정으로 우주 발사 능력에 관심이 있다면 또 다시 로켓을 발사하고, 시스템의 안정성, 꾸준한 성공 여부 등을 보여주려고 할 것입니다. 저는 북한이 과연 그런 능력이 있는 지 확신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한국을 앞서 우주발사국이 됐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저는 북한이 한동안 시험을 중단할 거라고 봅니다. 현 수준에서 또 시험을 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성과가 망가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죠.

북한의 은하 3호 로켓에 대한 전문가의 분석을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