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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특집] 5. 북한인권 - 김정은 체제서 더 악화


A man takes a nap on a bench at a park in Tokyo, Japan.
A man takes a nap on a bench at a park in Tokyo, Japan.
2012년은 한반도가 국내외적으로 큰 변화를 겪은 한 해였습니다. 저희 VOA는 한 해를 마감하면서 북한 김정은 정권 1년을 돌이켜 보는 특집방송을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북한 인권 상황을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녹취: 다루스만 보고관] “ Good afternoon ladies and gentlemen…

지난달 2일 뉴욕의 유엔본부. 유엔총회 정기 보고를 앞둔 마르주끼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날 다루스만 보고관은 침통한 표정이었습니다.

[녹취: 다루스만 보고관] “There was no sign of improvement in the human rights…

다루스만 보고관은 김정은 정권이 들어섰지만 인권 상황은 전혀 개선조짐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주민들의 기본적 권리는 여전히 유린되고 있고 2천 5백만 명의 인구 가운데 무려 1천 6백만 명이 만성적인 식량난과 영양실조로 계속 고통받고 있다는 겁니다.

유엔 회원국들은 누구의 간섭도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인도네시아 검찰총장 출신 보고관의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유엔총회는 올 해 사상 처음으로 표결없이 합의로 8년 연속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앞서 유엔인권이사회도 지난 3월 역시 처음으로 표결없이 북한의 개탄스런 인권상황을 우려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전통적인 동맹국들조차 김정은 정권의 입장을 두둔할 명분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인 부르킹스연구소의 로버타 코헨 객원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 코헨 연구원] “There are a lot of stats now that are voting for resolution…”

김정은 정권은 내부의 인권 개선은 고사하고 유엔 회원국의 의무 사항조차 이행하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은 유엔인권이사회의 보편적 정례검토(UPR)에서 최종 채택된 117개 권고안 가운데 단 한 건의 이행안도 제출하지 않은 유일한 유엔 회원국입니다.

탈북자와 정치범수용소, 성분 문제가 올해 국제적으로 크게 부각된 것도 큰 특징입니다.

[녹취: 중국 대사관 앞 시위소리]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라 인정하라 인정하라…”

지난 2월 중국 정부가 탈북자 30여명을 강제북송한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 등 전 세계 수십 개 도시의 중국 외교공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시위가 열렸습니다. 특히 서울에서는 국회의원과 탈북자가 단식 농성을 벌이고 유명 연예인, 정치인, 남녀노소가 시위에 동참했으며, 외신들은 이 소식을 앞다퉈 보도했습니다.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도 탈북 난민들의 상황을 우려하는 특별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최대 20만 명이 수감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문제는 새 보고서와 책, 영화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크게 부각됐습니다.

[녹취: 14호 관리소 탈출 홍보 영상] “Escape from camp 14 tells amazing story of man who…”

북한 14호 개천관리소에서 태어나 자란 뒤 탈북한 신동혁 씨에 관한 책이 세계 20개 언어로 출간돼 큰 관심을 끌었고, 미국에서는 한 때 가장 많이 팔리는 책 대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신동혁 씨는 미국와 유럽을 순회하며 가진 강연에서 세계 최악의 인권 사각지대에 갇힌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동료들을 구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녹취:신동혁] “유엔에서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고 예를 들어 유엔 차원에서 정치범수용소 문제에 대한 조사위원회를 설치해서 북한을 압박하고, 또 식량을 지원해 주지만 그 대가로 정치범수용소에 대한 여러 진실을 밝힐 것을 강요한다든지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미국이나 유럽의 나라들이 압박을 한다면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 생각해 봅니다”

유엔총회가 올해 채택한 북한인권결의안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정치범수용소 내 인권유린에 대한 우려를 처음으로 결의안에서 언급했고 제3국 내 탈북 난민 보호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국제사회의 큰 우려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 있는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주민들에 대한 김정은 정권의 통제가 훨씬 강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총장] “We have had evidence that human rights situation…”

북-중 국경지역의 경비 강화로 탈북 길이 막히고 손전화기와 밀수 등에 대한 단속이 강화됐으며, 주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최근 교시에서 “바늘 떨어지는 소리라도 장악하라” 고 지시했으며 전국 분주조장 회의에 보낸 축하문에서는 불순 적대분자를 모조리 색출해 짓뭉개버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는 이런 상황에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국제적인 압박과 북한과의 교류를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특사] “We continue to criticize and call attention to the problem…”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과도한 국방비 지출을 줄이고 민생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녹취:다루스만 보고관] “I urge the government to rethink its approach to the military first policy…”

북한 주민들은 빈부 격차와 부정부패, 평양과 지방 주민들의 생활 수준 차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올 한해 권력 장악에 집중했던 김정은 제1위원장이 새해에는 민생과 인권 개선에 주력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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